같은 듯 다른 우리 아이 ‘외이도염 VS 중이염’
같은 듯 다른 우리 아이 ‘외이도염 VS 중이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7.04 11: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이들은 말로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워 귀를 자꾸 만지거나 보채는 등의 증상으로 아프다는 신호를 보낸다. 평소와 달리 아이가 귀를 자꾸 잡아당기거나 가려워한다면 빨리 이비인후과를 찾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이 소아과만큼이나 자주 찾는 이비인후과. 유소아기에는 외이도염이나 중이염 같은 이비인후과질환이 흔히 발생해서다. 무엇보다 이 두 질환을 혼동하는 부모들이 많지만 외이도염과 중이염은 엄연히 다르다. 유소아 부모들을 위해 외이도염과 중이염의 차이를 자세히 짚어봤다. 

■외이도 VS 중이…염증 발생부위 각각 달라 

귀는 외이, 중이, 내이로 구성돼 있다. 그중 외이도는 귓구멍에서 고막에 이르는 약 2~3cm 정도 길이의 관을 말한다. 외이도염은 바로 외이도 피부의 온·습도가 높아져 세균이 번식, 해당 부위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물놀이 후 흔히 발생해 여름철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중이염은 중이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바이러스나 세균감염, 이관기능 이상, 알레르기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아이들은 성인보다 이관이 더 넓고 짧아 감기에 걸리면 이관을 통해 세균이 귀로 쉽게 전파된다.

■귀 가려움·통증…만성중이염은 난청증상

일단 외이도염과 중이염이 발생하면 모두 귀에 심한 가려움과 통증이 발생한다. 고려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박의현 교수는 “다만 아이들은 말로 정확히 표현하기보다 귀를 자주 만지거나 평소보다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며 “평소와 달리 귀에 손을 자주 대고 보챈다면 빨리 이비인후과를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이염은 ▲급성중이염 ▲삼출성중이염 ▲만성중이염으로 나뉘며 각기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급성중이염은 먹먹한 느낌과 함께 통증을 유발해 귀를 계속 만지거나 보채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 삼출성중이염은 별다른 통증이 없어 알아채기 어렵지만 3개월 이상 지속돼 만성중이염으로 발전하면 난청증상이 나타난다.

박의현 교수는 “특히 아이들은 난청으로 인해 언어장애나 인지발달장애가 올 수 있기 때문에 불러도 대답이 없거나 TV소리를 키우는 등의 증상을 보이면 빨리 진찰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외이도염은 항생제 치료…만성중이염은 수술 필요할 수도

치료방법도 다르다. 외이도염은 통증을 조절하고 외이도를 청결히 하는 것이 첫 번째다. 항생제가 함유된 물약을 귀 안에 넣거나 스테로이드가 섞인 이용액을 사용해 염증을 가라앉힌다.

다음 단계로는 분비물과 피부괴사물 등을 조심스럽게 제거하고 산성용액으로 세척해 외이도의 산도를 되찾아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정상적인 외이도는 pH6.0 정도의 산성보호막이 있어 균 증식을 억제하지만 수영장 물 등으로 외이도의 산도가 변화하면 염증방어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중이염은 종류에 따라 치료방법에 차이가 있다. 세균감염이 원인인 급성중이염은 항생제치료를 진행하며 삼출성중이염은 항생제 투여 대신 알레르기나 부비동염 등의 동반여부에 따라 항히스타민제, 진해거담제 등을 사용한다.

▲3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거나 ▲자주 재발하는 경우 ▲경도 이상의 청력손실과 심각한 고막 변성이 나타날 때는 환기관삽입술이 필요할 수 있다.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상훈 교수는 “환기관삽입술은 고막을 약간 절개해 중이강에 고인 염증성 물을 제거한 후 절개부위에 환기관을 위치시키는 수술”이라며 “수술시간은 길지 않으며 1년 정도 지나면 환기관이 자연적으로 빠져나오고 절개된 고막은 자연 치유된다”고 말했다.

■귓속 물기는 자연건조…중이염은 백신접종, 감기 조심 

아이들이 한 번쯤 겪는 질환이지만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외이도염은 물놀이 후 흔히 발생하는 만큼 휴가철 부모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노원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안용휘 교수는 “물놀이 후에는 면봉으로 귀를 파지 말고 소량의 물기는 자연건조되게 그대로 놔두는 것이 가장 좋다”며 “당장 큰 물기가 들어가서 귀가 답답하면 ▲물이 들어간 쪽의 귀를 바닥 방향으로 젖힌 후 털어주기 ▲콩콩 뛰기 ▲약한 드라이기 바람이나 선풍기 바람으로 귓속을 말리는 방법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귀를 계속 긁으면 염증과 피부손상이 더 심해져 진물을 유발하고 만성으로 진행할 수 있다”며 “아이가 귀를 만지지 않게 하고 최대한 빨리 병원에 올 것”을 당부했다.

중이염은 감기에 걸리지 않게 조심하고 폐렴구균·인플루엔자백신을 적극 접종하는 것이 좋다. 김상훈 교수는 “이들 백신을 통해서도 중이염 발생률을 약 43%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알려졌다”며 “또 아데노이드(편도선 주변의 임파선)가 비대해지면 귀에도 감염을 일으켜 중이염 발생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코골이를 동반하는 편도나 아데노이드 비대가 있다면 수술을 통해 제거하는 것이 도움 된다”고 조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