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럽고 힘없으면 빈혈? 주범은 따로 있다!
어지럽고 힘없으면 빈혈? 주범은 따로 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7.2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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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설 때 혈압 급격히 떨어지는 ‘기립성저혈압’일 수도
빈혈과 증상 달라…어지럼증은 아침 기상 시 뚜렷해
혈압 낮은 원인 찾고 치료 시작해야…생활습관도 개선
기립성저혈압은 일어설 때 발생하는 어지럼뿐 아니라 무기력감, 구역감 등 여러 증상이 동반된다. 일상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라면 생활습관 개선 등을 통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무더운 여름철 밖에서 앉아서 쉬다 일어나는 순간 누구나 ‘핑’ 도는 어지럼을 느낄 수 있다. 장시간 야외활동이 원인일 수도 있지만 만일 장소와 상관없이 평소에도 그렇다면 기립성저혈압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기립성저혈압은 자율신경계의 이상으로 혈압을 올려주는 반사작용이 제대로 일어나지 못해 일어설 때 혈압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질환이다. 우리 몸은 지구의 중력을 받고 있어 일어나면 혈액이 다리 쪽으로 쏠려 순간적으로 혈압이 떨어진다. 이때 자율신경계가 감지하고 혈관을 즉시 수축시켜 혈압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기립성저혈압은 일반적인 저혈압, 빈혈과 혼동하기 쉽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대전을지대병원 심장내과 박상현 교수는 “일단 저혈압은 심장기능 이상 등 여러 원인으로 혈압이 떨어지는 것으로 심혈관계와 관계가 있는 반면 빈혈은 혈액 속 산소를 운반해주는 헤모글로빈이 부족해 생기는 혈액계질환으로 명확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증상도 다르다. 저혈압은 특별한 원인 없이 혈압만 낮게 측정되는 경우도 있어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 반면 기립성저혈압은 증상이 뚜렷하다. 박상현 교수는 “특히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어지럼증이 심하고 현기증, 무기력감, 전신쇠약감, 구역질 등의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며 “빈혈은 어지럼증보다 피로감, 허약감, 숨참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기립성저혈압은 측정방법도 따로 정해져 있다. 누운 자세에서 혈압을 측정한 다음 일어나서 적어도 3분 이내에 혈압을 측정하는데 이때 수축기혈압이 20mmHg 이상 또는 혈압이 10mmHg 이상 떨어지는 경우 기립성저혈압으로 진단한다.

기립성저혈압으로 진단되면 우선 혈압을 낮은 이유를 찾고 그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만일 약물에 의한 증상이라면 약물 복용에 대해 주치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신진호 교수는 “특히 기립성저혈압은 평소 혈압과 상관이 없어 고혈압환자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며 “다행히 고혈압이 있는 기립성저혈압환자에게 약제를 사용해 혈압을 낮추면 호전된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증상이 없더라도 세심한 약물치료를 통해 부작용에 주의하면서 꼭 치료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생활관리도 동반돼야 한다. 증상을 악화시키는 사우나, 반신욕, 족욕 등을 피하고 체위를 바꿀 때(앉았다 일어나거나 누웠다 일어날 때 등)는 천천히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 하루 2~2.5L 정도의 물을 충분히 마시고 적당량의 염분 섭취도 도움이 된다.  

신진호 교수는 ”특히 무더운 여름철 야외활동을 하거나 뜨거운 곳에 오래 있으면 어지럼증을 심하게 느껴 실신할 수 있고 의식을 잃는 경우도 있다“며 ”이때는 쪼그려 앉거나 다치지 않을 안전한 장소로 이동해 눕는 편이 차라리 낫다“고 조언했다.

이른 아침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 베개 등으로 조절해 머리를 15~20도 이상 높게 하고 장시간 서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수시로 스트레칭한다. 다리 혈액순환이 원활하도록 압박스타킹을 신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노인과 당뇨병·파킨슨병환자 등 신경계질환 환자는 자율신경기능이 약해 기립성저혈압 발생위험이 높다. 평소 건강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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