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붓고 저린 다리…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하지정맥류’
밤마다 붓고 저린 다리…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하지정맥류’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7.2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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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면 혈관 밖으로 돌출돼 보일 수도
가족력, 임신부, 오래 서 있는 직업군 위험
틈틈이 스트레칭, 의료용 압박스타킹도 도움
하지정맥류는 증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여름철 환자수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출처=건강보험심사평가원).

옷차림이 짧아지는 한여름 피부질환만큼이나 고민되는 것이 하지정맥류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혈액을 위쪽으로 순환시키는 정맥 판막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혈관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하지정맥류환자는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했다(2017년 24만723→2021년 37만7895명). 특히 7월이면 환자수가 정점에 이르는데 이는 옷차림이 짧아지면서 증상을 쉽게 발견하기 때문이다. 다리 정맥 판막에 이상이 생기면 혈액이 위로 올라가지 못한 채 아래에 정체되고 정맥 압력이 증가하면서 혈관이 늘어나는데 심하면 피부 밖으로 돌출돼 보이는 것이다.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조성신 교수는 “하지만 혈관 돌출 없이 다리가 쉽게 붓고 쥐가 자주 나는 증상이 더 자주 나타난다”며 “특히 저녁이나 밤에 심하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한혈관외과학회와 대한정맥학회가 전국 성인 1024명(일반인 900명, 환자 1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일반인 85%는 대표증상으로 다리 혈관의 돌출을 생각했지만 실제 환자들은 다리가 무겁거나 피로한 느낌을 가장 많이 호소했다. 오히려 실제 환자 중 혈관돌출 경험환자는 절반도 안 됐으며 발바닥 통증, 잘 때 쥐가 자주 나는 증상 등이 뒤를 이었다.

중앙대광명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한국남 교수는 “하지정맥류를 방치하면 혈관이 아프면서 피부색이 검게 변하거나 심지어 피부궤양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며 “하지정맥류는 자연치유되지 않는 진행성질환이기 때문에 의심될 때 빨리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정맥류는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환이다.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임신부,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직업을 가진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진단은 혈관초음파(도플러초음파검사)로 큰 어려움 없이 진단할 수 있다. 피의 흐름과 혈관이 좁아진 정도를 살펴보는 검사로 0.5초 이상 역류가 확인되면 하지정맥류로 진단한다.

진단 후에는 증상에 따라 치료방법을 결정한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것. 압박스타킹은 종아리와 발목을 강하게 압박해 혈액을 아래서 위로 올리는 데 도움을 준다.

최근에는 피부를 절개하는 고전적인 수술방법 대신 절개를 최소화하는 여러 가지 시술법이 시행되고 있다. 작은 구멍을 뚫고 레이저나 고주파 카테터를 삽입 후 열로 정맥을 폐쇄시켜 혈액 흐름을 차단하거나 실시간 초음파관찰하에 심부정맥에 경화 약물을 투입하기도 한다.

조성신 교수는 “혈관을 폐쇄하면 하지에 정체되는 혈액이 없어지면서 혈액이 다른 혈관으로 우회해 흐르기 때문에 하지정맥류 증상이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하지정맥류는 나이 들어 생기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조심해야 한다.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임신부, 하루 6시간 이상 서 있거나 의자에 오래 앉아있는 직업, 심부정맥혈전증의 과거력 등은 대표적인 위험요인이다.

한국남 교수는 “위험요인을 갖고 있다면 압박스타킹을 착용하거나 혈액순환이 잘되도록 틈틈이 다리나 발목을 움직이는 스트레칭(3~5분마다 다리를 올렸다 내렸다 하거나 발목을 까딱까딱 움직이는 동작 등)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꽉 끼는 옷이나 지나치게 높은 하이힐을 피하는 것도 좋은 예방법. 복부비만 또는 복압을 증가시키는 만성질환도 하지정맥류 발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평소 적정체중을 유지하고 만성질환을 적극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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