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술 안 해도 걸릴 수 있다? ‘두경부암’ 궁금증 이모저모
담배·술 안 해도 걸릴 수 있다? ‘두경부암’ 궁금증 이모저모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7.2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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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경부암은 코, 부비동, 구강,  후두, 인두, 침샘, 갑상선 등에 발생하는 모든 악성종양이다. 가족력이 있거나 담배와 술을 많이 하는 40~50대 남성은 두경부암 발생위험이 높아 1년에 한 번 이비인후과 정기검진을 권장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목과 머리에 해당하는 ‘두경부(頭頸部)’는 삶의 가장 기본 기능인 숨쉬고 말하고 먹는 기관이 모두 포함된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따라서 이 부위에 암이 생기면 삶의 질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 구강암, 후두암, 인두암, 침샘암 등이 대표적이다. 

두경부가 어느 부위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보건복지부 암등록통계결과 국내 두경부암의 발생자수는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해 2020년 5666명을 기록, 2010년(4346명)보다 약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두경부암의 날(7월 27일)을 앞두고 두경부암 관련 궁금증을 풀어봤다. 

■남성이 훨씬 많이 걸린다?

두경부암은 확실히 남성환자가 많다. 실제로 남성이 여성보다 두경부암에 훨씬 민감하고 발병률 역시 월등히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두경부암센터 박준욱·이동현 교수(이비인후과), 부천성모병원 주영훈 교수(이비인후과) 팀이 2009년 한 해 동안 국민건강보험공단 정기 건강검진을 받은 남녀 959만8085명을 대상으로 두경부암 발생률을 10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이 기간 두경부암을 새롭게 진단받은 국민은 총 1만732명으로 인구 1000명당 0.25명이 두경부암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남성은 인구 1000명당 0.19명으로 여성의 0.06명에 비해 발병률이 높았다. 특히 후두암에서는 40대 남성의 경우 여성보다 11배, 60대에서는 무려 20배가 높았으며 하인두암은 40대에서 6.8배, 60대는 24.2배 높았다. 또 비흡연자와 비음주만을 비교했을 때도 남성의 두경부암 발병률은 여성보다 2.9배 높아 흡연과 음주 여부에 상관없이 우리나라 국민에서 남성이 두경부암에 훨씬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 술 안 해도 걸릴 수 있다?

두경부암의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는 흡연이다. 흡연은 두경부암 발생위험을 약 15배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흡연과 음주를 동시에 하면 발생위험이 4배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다.

하지만 자궁경부암의 주원인으로 알려진 ‘인유두종 바이러스(이하 HPV)’도 두경부암 중 구인두암의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 보고에 따르면 구인두 편평상피세포암의 약 15~50%에서 HPV가 발견된다. 또 ‘엡스타인 바이러스(EBV)’는 비인두암을 일으킬 수 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남인철 교수는 “최근 흡연율이 줄면서 기존의 후두암은 점차 감소하고 있는 반면 바이러스로 인한 인두암과 비인두암은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라며 “평소 담배, 술과 거리가 멀어도 두경부암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 김보영 교수는 “다행히 HPV는 백신이 있어 구인두암 예방을 위해 HPV백신접종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 가지 증상으로 단정지을 수 없다?

두경부에 해당하는 영역은 비강, 부비동, 구강, 인두·후두, 침샘, 갑상선 등으로 다양한 만큼 증상 역시 어디에 암이 발생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인후두에 발생하면 목소리 변화, 호흡곤란, 목이물감, 삼킴곤란 등이, 비강의 경우 코막힘, 비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이영찬 교수는 “그래도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라고 한다면 감기가 아닌데도 3개월 이상 쉰 목소리가 지속되거나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는 것”이라며 “입 안이 자주 헐거나 붓고 적백색 반점이 생기면서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거나 한쪽 코가 지속적으로 막힌 경우, 코에서 이상한 분비물이 동반될 때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기검사로 예방할 수 있다?

두경부암은 부위별로 증상이 다양하고 초기에는 그마저도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정기검진이 더더욱 중요한 이유다. 두경부암은 내시경검사나 CT, MRI 등의 영상검사로 진단한다. 따라서 내시경검사를 통해 두경부영역에 병변이 생겼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결절 등이 있다면 초음파나 CT 등을 통해 위치나 모양, 크기 등을 정확히 확인한다. 

이영찬 교수는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평소 흡연과 음주가 잦은 40~50대 성인은 적어도 1년에 한 번 이비인후과에서 정기적으로 두경부암 관련 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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