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 앓는 우리 아이, 저체중으로 태어났다면 폐기능 ‘빨간불’
천식 앓는 우리 아이, 저체중으로 태어났다면 폐기능 ‘빨간불’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8.0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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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산보다 출생 시 몸무게, 소아천식환자 폐기능에 더 큰 영향”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소아천식아토피센터 유진호 교수,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환수 교수

사람의 폐기능은 출생시점부터 발달과 성장과정을 거쳐 증가하며 20대 초반 정점을 지나 서서히 떨어지는 곡선을 그린다. 특히 소아천식환자는 성인기에 폐기능이 정상인만큼 최대치에 도달하지 못하고 노화과정에서도 폐기능이 더 크게 떨어질 위험이 있다. 또 폐기능이 낮을수록 천식이 악화될 위험이 높고 나이 들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다른 폐질환 발생위험도 높아진다.

이러한 위험 때문에 소아천식환자는 평소 건강관리에 주의가 필요한데 아이가 출생 당시 저체중이었다면 부모의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의료진의 연구결과 소아천식환자의 출생 시 몸무게가 낮을수록 폐기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간 출생 시 몸무게보다 조산이 폐기능 발달과 더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조산보다 출생 시 몸무게가 폐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천식아토피센터 유진호 교수·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환수 교수팀은 국내 소아천식환자 566명을 대상으로 조산 여부, 출생 시 몸무게와 현재 폐기능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재태기간, 즉 출생 전까지 자궁에 있었던 기간이 동일한 환자 중 출생 시 몸무게가 하위 10% 미만인 환자들의 폐기능 지표가 다른 환자들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37주 미만에 태어나는 조산 여부에 따라서는 환자들의 현재 폐기능 차이가 거의 없었으며 조산이어도 재태 기간 대비 출생 시 몸무게가 높다면 폐기능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 소아천식연구회를 중심으로 국내 19개 병원에서 치료 중인 만5~15세 소아천식코호트를 구축, 환자 56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환자들의 현재 폐기능은 1초당 강제 호기량(FEV1), 노력성 폐활량(FVC) 등으로 분석했다. 1초당 강제 호기량은 1초당 강제로 내쉴 수 있는 공기의 양이고 노력성 폐활량은 숨을 최대한 들이마신 상태에서 최대한 내뱉을 수 있는 폐의 용량이다.

연구팀은 먼저 조산여부에 따른 폐기능 차이를 분석했다. 566명 중 재태기간이 37주도 안 돼 태어난 미숙아는 57명이었으며 정상 임신주수로 태어난 환자는 509명이었다.

분석결과 미숙아집단과 정상 집단의 1초당 강제 호기량은 정상 대비 평균 92.2%, 92.3%였으며 노력성 폐활량은 정상 대비 평균 99.8%, 97.8%로 나타나는 등 폐기능지표에서 조산여부에 따른 큰 차이는 없었다.

유진호 교수는 발달적으로 폐기능이 낮은 환자들의 폐기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선 없는 만큼 아이가 천식을 앓고 있는데 저체중으로 태어났다면 더욱 세심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반면 출생 시 몸무게에 따라서는 큰 차이가 있었다. 연구팀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라 같은 재태기간에 태어난 아기들 중 몸무게가 하위 10%에 해당하는 아기들을 저체중 신생아, 상위 10%에 해당하는 아기들을 과체중 신생아, 나머지 80%는 정상 체중 신생아로 분류해 출생 시 몸무게와 현재 폐기능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과체중 출생 환자는 1초당 강제 호기량이 정상대비 평균 94.6%인 반면 정상 체중 출생 환자는 평균 90.9%, 저체중 출생 환자는 평균 86.4%로 출생 시 몸무게가 낮을수록 폐기능이 크게 떨어졌다. 노력성 폐활량 역시 정상 대비 과체중 출생 환자는 평균 101.8%인 반면 정상 체중 출생 환자는 평균 97.2%, 저체중 출생 환자는 평균 94.3%로 출생 시 몸무게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유진호 교수(소아천식아토피센터 소장)는 “출생 시 또는 매우 어릴 때 폐기능 발달정도는 소아천식 발생과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폐기능이 좋지 않을수록 천식 악화위험이 높아진다”며 “발달적으로 폐기능이 낮은 환자들의 폐기능을 높일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이 현재는 없는 만큼 소아천식환자 중에서도 저체중으로 태어난 환자들의 부모님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진호 교수는 “호흡재활이 폐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지 등 소아천식에 대한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아시아·태평양 호흡기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호흡기학(Respirology, IF=6.175)’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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