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은 뚝, 심장은 과부하…폭염 속 ‘만성질환’ 현명한 관리법은?
혈압은 뚝, 심장은 과부하…폭염 속 ‘만성질환’ 현명한 관리법은?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8.0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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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자는 폭염에 더욱 취약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처방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수분섭취량을 조절하는 등 보다 세심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장마가 물러가고 폭염이 절정에 달한 이때, 영유아와 노인만큼이나 조심해야 할 사람이 만성질환자이다. 고혈압·심혈관질환자는 혈압이 낮아지고 심장 부담이 증가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고 만성콩팥병환자는 여름철 과일과 채소, 수분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고혈압…기립성저혈압 주의, 운동 시작 전엔 주치의 상담

여름에는 겨울보다 상대적으로 혈압이 낮아져 고혈압환자들은 기립성저혈압 증상을 겪을 수 있다. 기립성저혈압은 앉아 있거나 누워 있다 갑자기 일어날 때 등 자세가 변할 때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대희 교수는 “평소 감압제를 복용 중이라면 약 자체가 혈관확장제 성분이기 때문에 기립성저혈압이나 혈압 하강에 따른 증상을 더 느끼기 쉬우며 심하면 실신과 이로 인한 낙상을 겪을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고혈압환자는 여름철 장시간 외부 활동을 삼가고 갈증이 나기 전 수분을 틈틈이 섭취해주는 것이 좋다. 외부 활동 시 조금이라도 어지럼을 느끼면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수분을 섭취하면서 휴식을 취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혈압 관리에 있어 매우 중요하지만 여름에는 탈수나 열사병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고혈압 약은 종류에 따라 운동 중 몸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시작 전 주치의에게 정확한 운동을 처방받는 것이 안전하다.

김대희 교수는 “고혈압환자는 낮은 강도에서 장시간 할 수 있는 유산소운동이 좋다”며 “특히 걷거나 가벼운 조깅 같은 전신운동은 혈압을 효율적으로 낮춘다”고 조언했다. 이어 “반면 윗몸일으키기 등 머리가 하지보다 아래로 가는 운동과 무거운 중량을 들어올리는 고강도운동은 심혈관계 이상을 초래하고혈압을 높여 삼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혈관질환…수분섭취 충분히, 운동 후 찬물 샤워는 금물 

심장 역시 기온변화에 민감해 심혈관질환자 또한 여름철 세심한 건강관리가 요구된다.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이승재 교수는 “심장은 무더운 날씨 속 우리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더 많이 뛰면서 뜨겁게 달궈진 엔진처럼 과부하가 걸린다”며 “▲부정맥(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질환) ▲협심증(심장혈관이 좁아지는 질환) ▲심근경색증(심장혈관이 막히는 질환) ▲심부전(심장펌프기능문제로 체내에 혈액을 잘 공급하지 못하는 질환) 등을 앓고 있다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일상생활에서는 탈수 예방을 위해 하루 8컵 이상의 수분을 섭취하고 야외활동 중에는 목이 안 말라도 20~30분 간격으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이승재 교수는 “단 심부전환자는 심장의 기능부전으로 신장에서 염분과 수분이 정상적으로 제거되지 못해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체내에 수분이 쌓여 저나트륨혈증과 부종이 발생하고 호흡곤란이 악화할 수 있다”며 “주치의와 상의해 상태에 따라 수분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운동은 주3일 이상 걷기운동을 하되 기온이 낮은 아침이나 오후 늦게 하는 것을 권장한다. 운동 후 찬물 샤워는 금물이다. 혈관은 무더위에 적응하고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확장된 상태로 이때 갑자기 찬물 샤워를 하면 혈관이 급격하게 수축하고 혈압과 맥박이 상승해 심장발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샤워는 가급적 미지근한 물로 해야 한다.

■만성콩팥병…칼륨함유량 낮은 과일·채소 섭취, 수분섭취량 조절 

만성콩팥병 등 신장질환자는 여름철 과일과 채소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수박, 참외, 토마토 등은 땀으로 배설되는 칼륨을 보충하고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콩팥기능이 30% 이하로 떨어지는 만성콩팥병 3‧4단계가 되면 칼륨이 잘 배출되지 않아 혈액 속 칼륨농도가 올라가는 고칼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심장박동이 느려지거나 불규칙하게 되는 부정맥 또는 심장마비가 찾아올 수 있어 위험하다.

이에 대한신장학회에서는 칼륨 함유량이 높은 바나나, 망고 같은 열대과일과 수박, 참외, 토마토, 시금치, 감자 등은 피하고 복숭아, 배, 사과, 포도, 오이, 당근, 양파 등 상대적으로 칼륨 함유량이 낮은 과일·채소를 소량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칼륨은 물에 잘 녹는 성질이 있어 채소는 미지근한 물에 2시간 이상 담그거나 살짝 데치면 칼륨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

수분섭취량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세중 교수는 “투석환자는 수분을 너무 많이 섭취해 체중이 증가하면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어 오히려 물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며 “장시간 강도 높은 야외활동을 해야 한다면 체중이 감소하지 않는 범위에서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고 가벼운 활동을 단시간 하는 경우라면 갈증이 있을 때 섭취할 것”을 권했다.

이어 “소변 색이 진해지면 물 섭취가 부족하다는 신호”라며 “평소 이를 수분섭취의 척도로 기억하고 해당 상황에선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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