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스며드는 녹내장…정기검진이 핵심!
서서히 스며드는 녹내장…정기검진이 핵심!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3.08.03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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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이상에서 녹내장 발생률↑
효과 더뎌도 약물치료 꾸준히
유산소운동 위주, 흡연·음주 X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녹내장의 조기발견과 진행을 늦추기 위해서는 정기검진과 꾸준한 안압관리가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리 눈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망막에는 시신경이 분포해 있다. 시신경은 망막에 맺힌 상을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녹내장은 시신경 이상으로 시야가 점점 좁아지다가 실명에 이르는 질환을 말한다.

녹내장은 40세 이후부터 발생률이 높아진다. 특히 ▲고도근시 ▲가족 중 녹내장환자 ▲눈 외상환자 ▲장기간 스테로이드 점안약을 투여한 경우 ▲당뇨병 ▲고혈압 ▲갑상선질환 ▲동맥경화증 ▲심한 출혈 등은 녹내장 고위험군으로 이에 해당하는 사람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녹내장으로 나빠진 시력과 좁아진 시야는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조기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주요 위험요인은 안압상승…원인에 따라 종류 다양

녹내장의 주요 위험요인은 안압 상승이다. 우리 눈은 방수(각막과 수정체 사이에 있는 공간에서 순환하는 맑은 액체)를 끊임없이 생성하고 섬유주(눈의 하수구 역할)를 통해 유출하면서 안압을 유지한다. 하지만 강한 압력으로 시신경이 눌려 손상되거나 방수 유출에 문제가 생기면 안압이 오르고 녹내장이 진행된다.

또 다른 위험요인은 고도근시다. 정상 안구길이는 22~24mm인 반면 고도근시는 안구길이가 29~30mm까지 길어진다. 이로 인해 망막 두께가 얇아지고 시신경 모양에도 변형이 생겨 시신경이 손상되는 것이다. 

녹내장 종류는 방수유출 기능저하 원인에 따라 특별한 원인이 없는 원발녹내장과 염증‧외상‧망막질환 등으로 인한 이차녹내장으로 나뉜다. 이차녹내장은 당뇨 합병증으로 신생혈관이 늘어나는 신생혈관녹내장, 눈 속 염증으로 방수가 지나가는 길이 막히는 포도막염녹내장이 있다. 또 섬유주가 있는 ‘각’이라는 공간 개방 여부에 따라 개방각 또는 폐쇄각녹내장으로 분류한다. 이밖에도 안압이 오르는 속도에 따라 급·만성녹내장으로 구분된다.

■꾸준히 약물치료하면 실명위험 10%↓

다행히 녹내장은 제때 치료하면 상태 악화를 막을 수 있다. 그런데도 녹내장이 3대 실명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는 ‘무증상질환’이기 때문이다.

녹내장은 눈 주변부부터 서서히 시야가 좁아져 초·중기까지 증상이 거의 없다. 따라서 중심시력을 통제하는 신경이 손상될 때까지는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증상이 없거나 변화를 실감하기 어렵다 보니 치료에 소홀해지는 것도 문제다.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찬윤 교수는 “녹내장의 치료목표는 시신경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까지 안압을 낮춰 추가 손상을 최대한 늦추는 데 있다”며 “하지만 녹내장환자, 특히 무증상환자는 당장 변화를 실감하기 어려워 치료에 소홀해지기 쉽다”고 말했다.

실제로 녹내장환자가 약을 제대로 사용하는 비율은 50% 미만으로 알려졌다. 투약 전후 변화를 못 느낄 뿐 아니라 작열감, 충혈, 안구건조증, 뿌옇게 보이는 등 오히려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에는 약물효과가 더디더라도 꾸준히 사용할수록 뚜렷하게 나타난다. 특히 안약은 눈에 불편을 줄 수 있지만 시신경을 보호한다. 녹내장을 진단받고 약을 꾸준히 잘 사용하면 실명위험은 10% 미만으로 떨어진다고 보고된 만큼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

녹내장 치료는 안압감소, 시신경 혈액순환 개선을 통해 녹내장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 목표다. 녹내장 치료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치료법은 안약 점안이다. 단 안약 효과가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있는 경우 레이저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만일 레이저치료로도 안압이 조절되지 않으면 섬유주절제술, 방수유출장치 삽입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안과 이시형 교수는 “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한 번 시력이 나빠지면 치료해도 회복되지 않는다”며 “꾸준히 관리해 시력이 더 나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초기에 진단하고 적극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기적인 안과검진…녹내장 조기발견↑

녹내장을 진단받거나 위험요인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안과검진하는 것이 좋다. 1~2년에 한 번만 ‘무산동 안저사진(검사)’을 찍어보면 웬만큼 진행된 녹내장은 금방 찾아낼 수 있다. 무산동 안저사진은 기계에 눈을 잠시 댔다가 떼면 끝나는 간단한 검사이다.

김찬윤 교수는 “녹내장은 중간 단계에서만 발견해도 실명위험이 뚝 떨어지고 치료도 한결 수월하다”며 “40세 이상이라면 주기적으로 안과검진을 받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어 “현재 녹내장을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며 “잘 다스리기만 하면 실명하지 않기 때문에 너무 조급해 할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시형 교수는 “녹내장환자는 항산화물질이 풍부한 채소‧과일을 섭취하고 금연·절주해야 한다”며 “유산소운동은 안압을 떨어뜨리는 데 효과적인 만큼 유산소운동을 하고 무거운 역기 들기, 물구나무 서기 등은 안압을 높일 수 있어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넥타이로 목을 꽉 조이면 안압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녹내장이 심해진다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 이유로 웨이트트레이닝, 필라테스도 절대 하면 안 된다는 말이 있지만 모두 확실한 근거가 없다. 실제로 넥타이를 많이 착용하는 사람들에서 녹내장이 더 많이 발생하지도 않는다. 또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도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단 물구나무 서기 등 특수한 자세로 오랜 시간 매달려 있는 경우 안압을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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