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의 식의보감] 여성에게 좋다는 석류, 남성 ‘전립선암’도 예방
[한동하의 식의보감] 여성에게 좋다는 석류, 남성 ‘전립선암’도 예방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3.08.0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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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석류는 보통 여성 과일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남성에게는 어떨까? 오늘은 미처 몰랐던 석류의 효능에 대해 알아보자.

석류(Punica granatum)는 부처꽃과 석류나무속 석류나무종의 열매를 말한다. 원산지는 이란으로 현재는 인도, 파키스탄 등에서 주로 생산되며 전 세계에 걸쳐 퍼져 있다.

석류는 한자로 석류(石榴) 또는 안석류(安石榴)라고 한다. <본초강목>에는 ‘한나라 때 장건이 서역에 사신으로 갔다가 안석국(安石國, 페르시아)의 석류를 얻어서 돌아왔다. 따라서 안석류(安石榴)라 한다. 안석류는 본래 서역에서 재배되지만 지금은 지역마다 있다’고 했다.

이름의 유(榴)자는 <본초강목>에 ‘유(榴)는 혹[瘤]이다. 붉은 열매가 혹처럼 늘어져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의학입문>에는 ‘유(榴)는 머무르게[留] 한다는 의미로 성질이 정체하게 한다’고 했다. 후자의 의미를 보면 석류는 몸에서 새어나가는 것을 잡아준다.

석류에는 신맛(酸石榴)과 단맛(甘石榴) 두 종류가 있다. 그중 신맛이 나는 석류는 보통 약용했다. <본초강목>에는 ‘단맛과 신맛 두 종이 있는데 의가에서는 신맛이 나는 뿌리와 껍질만 쓴다’고 했다. 신맛이 나는 석류는 특히 비타민과 유기산 등이 풍부해 약용가치가 높다.

이번 칼럼에서는 신맛이 강한 ‘신석류(酸石榴)’의 효능에 대해서만 살펴보겠다. 석류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껄끄럽고 시며 독이 없다. 신맛은 유기산의 맛이고 껄끄러운 맛은 바로 ‘타닌’의 맛이다.

석류는 복통, 설사에 좋다. <본초강목>에는 ‘적백리(赤白痢)로 배가 아픈 증상에는 씨가 들어 있는 채로 찧어 즙을 내고 1개를 단번에 복용한다’고 했다. 적백리(赤白痢)란 점액성, 혈성설사를 동반한 경우를 말한다. 심각한 장염에서 볼 수 있는 증상이다.

특히 <본초강목>에는 흑신산(黑神散)이라는 처방이 나온다. ‘오랫동안 설사가 멎지 않는 증상에는 흑신산이 좋다. 석류 1개를 연기가 다 빠져나갈 때까지 태워 하룻밤 동안 화독을 빼낸 다음 가루 낸다. 이것을 석류 1개를 넣고 달인 물로 복용하면 비할 데 없는 신묘한 효과가 난다’고 했다.

설사에는 특히 석류껍질이 좋다. <동의보감>에는 ‘석류껍질은 설사를 멎게 한다. 갑작스러운 설사가 멎지 않는 것도 치료한다’고 했다. 석류껍질을 달여 먹거나 가루로 만들어 먹어도 좋고 벌겋게 태워 가루로 만든 후 미음에 타서 먹는다.

석류껍질에는 항산화물질인 ‘타닌’이 풍부하며 염증을 제거한다. 특히 장점막에서 수분흡수율을 높인다. 과거에는 구충제로도 사용했다. 껍질은 잘 씻어서 말려 물에 넣고 끓여서 먹어도 된다. 또 가루로 만들어 따뜻한 물에 타서 먹어도 좋다. 껍질을 구워서 가루내서 환약으로 만들어 놓았다가 설사가 날 때 먹어도 효과적이다.

석류껍질은 관절염과 근육통에도 좋다. <본초강목>에는 ‘근골(筋骨)에 풍(風)이 들어 허리와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거나 걸어 다닐 때 당기고 아픈 증상을 치료한다’고 했다. <의학입문>에는 ‘근육경련과 종아리가 아픈 풍(風)을 치료한다’고 했다. 특히 허리와 무릎관절통과 종아리 근육에 경련이나 쥐를 예방하고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석류는 갈증을 없앤다. <동의보감>에는 ‘목구멍이 마르고 갈증이 있는 데 주로 쓴다’고 했다. <식감본초>에는 ‘진액을 생성하고 인후의 열을 내린다’고 했다. <신기천험>에는 ‘수렴시키는 효능이 있어 입안과 목구멍을 양치하는데 좋다’고 했다. 구강청결제처럼 사용해도 좋다는 말이다. 당뇨병환자들이 안심하고 즐길 만한 과일이다.

석류는 여성의 자궁출혈이나 냉대하에 좋다. <본초강목>에는 ‘붕중(崩中)과 대하(帶下)를 멎게 한다’고 했다. 붕중은 부정기 자궁출혈을 말하고 대하는 냉을 말한다. 이것을 보면 석류가 여성의 자궁건강에도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석류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풍부해서 여성에게 좋은 과일이다. 가임기 여성에게도 좋지만 특히 갱년기 여성에게 특히 좋다. ▲안면홍조 ▲상열감 ▲발한 ▲수면장애 ▲우울감 등의 갱년기 증상을 완화한다. 특히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씨앗의 막에 풍부하고 신맛이 강할수록 많은 양이 함유돼 있다.

석류는 피부미용에도 좋다. 석류에 풍부한 비타민과 AHA성분은 피부주름 예방, 피부탄력 개선, 건조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두피건강에도 좋아서 모발을 풍성하게 하고 탈모를 방지한다.

그렇다면 남성에게는 어떨까? 석류는 남성 성기능을 강화한다. <동의보감>에는 ‘석류껍질은 누정(漏精)을 멎게 한다’고 했다. 누정이란 성행위 없이 정액이 흘러나오는 것을 말하는데 성적인 자극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이 나타나는 조루도 이 범주에 해당한다. 이것을 보면 과거에도 남성의 성기능을 강화하는 효능으로도 활용됨을 알 수 있다.

석류에 포함된 항산화성분은 남성의 발기부전을 개선하고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더불어 석류는 심혈관질환의 예방·관리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단 석류는 과식하면 폐와 치아를 상하게 한다. <동의보감>에는 ‘폐를 손상시키니 많이 먹으면 안 된다고 했다’고 했다. 많은 먹으면 가래가 생긴다고도 했다. 사실 신맛 성분은 폐금(肺金)을 보하는 작용을 한다. 보통 기침을 날 때 적당한 신맛을 먹으면 수렴작용이 있기 때문에 진정이 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오미자다. 다만 너무 과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또 ‘많이 먹으면 치아를 손상시킨다. 많이 먹으면 치아가 검어진다’고도 했다. 석류는 신맛이 나는 유기산이 풍부하다. 이 유기산이 치아의 법랑질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한두 개 먹는 정도는 크게 걱정할 것 없다.

여성의 과일인 줄만 알았던 석류는 사실 남녀 모두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 여성의 자궁건강, 갱년기건강, 피부 및 탈모, 남성의 성기능 강화, 심혈관질환에 좋다. 또 설사를 멎게 하고 갈증을 없애며 관절통과 근육통에도 좋다. 석류는 반짝거리는 붉은 알맹이처럼 건강에 보석 같은 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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