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만치료제 춘추전국시대…빅파마 잡을 수 있을까
국내 비만치료제 춘추전국시대…빅파마 잡을 수 있을까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3.08.09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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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비만치료제는 대부분 수입하며 사용하고 있으며 비급여로 매우 고가다. 이에 한미약품, 동안ST, 대원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이 국산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비만치료제는 대부분 수입산이며 비급여로 매우 고가다. 이에 한미약품, 동아ST, 대원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이 국산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내 비만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비만환자는 1만3706명에서 2021년 2만8132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진료비 역시 2017년 14억8000여만원에서 2019년 212억원으로 급증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총 2만587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는 40대 2만3763명, 50대1만4492명, 20대 1만3836명 등 순이었다. 참고로 비만은 체질량지수(이하 BMI)를 기준으로 진단한다. BMI가 25kg/m2 이상일 때 비만으로 진단한다.

비만환자의 급증은 결국 비만치료제 시장 성장으로 이어졌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2년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규모는 1757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내 비만치료제는 대부분 수입산 GLP-1 치료제이며 비급여로 매우 고가다. 또 전 세계적으로 비만환자가 급증, 공급 부족 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국내 제약사도 비만치료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대표적인 제약사로는 ▲한미약품 ▲동아ST ▲대원제약 등이 있다.

■한미약품, 한국인 맞춤형 ‘에페글레나타이드’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한국인 맞춤형 GLP-1’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GLP-1계열의 비만치료제를 독자기술로 개발, 상대적으로 BMI 수치가 높은 서양을 직접 타깃하기보다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비만치료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신약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에는 자사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랩스커버리는 약물을 매일 투여하는 것이 아닌 주 1회만 투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에페글레나이티드는 2016년 사노피와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던 신약후보물질이다. 이후 사노피는 6000여명의 대사질환자를 대상으로 5건의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하다 2020년 6월 계약 권리를 한미약품에 반환한 바 있다.

현재 한미약품은 7월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3상을 위한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서(IND)를 제출한 상황이다.

한미약품 신제품개발본부장 김나영 전무는 “상대적으로 BMI 수치가 높은 서양인 환자들을 타깃으로 개발된 외국산 GLP-1 비만약들보다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경쟁력이 더 우수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동아ST, ADA 2023에서 효용성 입증

동아ST는 비만치료제 ‘DA-1726’을 개발 중이다. DA-1726은 옥신토모듈린유사체(Oxyntomodulin analogue) 계열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이다.

이 물질은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해 ▲식욕억제 ▲인슐린 분비 촉진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 체중감소와 혈당조절 효과를 보인다.

특히 DA-1726은 올해 6월 미국 샌디에이고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83회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23)’에서 그 효용성을 입증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DA-1726은 비만 동물 모델에서 GLP-1 유사체 세마글루타이드와 유사한 음식 섭취량에도 우수한 체중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또 GLP-1, GIP 이중작용제 티르제파티드와 비교했을 때 더 많은 음식 섭취량에도 유사한 체중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이밖에도 에너지대사에 관여하는 지표개선도 관찰됐다.

■대원제약, 붙이는 비만치료제 개발

대원제약 역시 주목할 만하다. 대원제약은 현재 라파스와 노보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 세마글루타이드)’주사제를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로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 공동개발중인 마이크로니들 패치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DW-1002’은 식약처로부터 IND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기존의 위고비는 자가 주사제로 환자의 통증 유발 및 이차감염 우려가 있어 환자들의 부담감이 높은 편이며 의료폐기물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니들은 머리카락보다 얇은 미세 바늘을 패치형태로 제작, 몸에 부착해 약물 성분을 체내로 흡수시킨다. 이 기술은 과거 피부과에서 주로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주사제나 경구용치료제 대체제로 개발되고 있다.

DW-1002는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바이오산업 핵심 기술 개발 사업 과제로 선정됐다. 이후 양사는 지난달 ‘합성 세마글루티드를 탑재한 마이크로니들 패치’ 공동 특허를 완료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당뇨나 비만 등 장기간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의 경우 복약편의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면서 “기존 주사제에 비해 인체흡수성과 편의성을 크게 증대시킬 혁신적인 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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