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내 지친 발…‘족저근막염’이 다는 아닐 수도
여름내 지친 발…‘족저근막염’이 다는 아닐 수도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8.1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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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 사이 통증 ‘지간신경종’ 의심
소아청소년은 ‘부주상골증후군’ 염두
아침 첫발에 통증 심하면 ‘족저근막염’
활동량 증가와 여름철 신발 등은 족부질환 발생위험을 높인다. 발 통증으로 걷기 불편하다면 족부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막바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요즘. 환절기를 대비해 이제 서서히 지친 체력을 회복하는 데 신경 써야 할 때다. 그런데 이쯤에서 꼭 한 번 점검해야 할 것이 바로 발 건강이다. 활동량이 증가한 데다 여름내 신고 다닌 딱딱한 샌들, 슬리퍼 등으로 혹시 모를 족부질환이 생겼을 수 있기 때문. 족부질환은 발가락부터 발바닥까지 그야말로 발에 발생하는 모든 질환을 말하며 대표적으로 지간신경종, 부주상골증후군, 족저근막염을 꼽을 수 있다.

■지간신경종…발가락 사이 저리고 화끈, 걸을수록 통증↑

걸을 때마다 앞발바닥이 찌릿하고 화끈거려 걷다가 주춤하는 일이 근래 잦았다면 지간신경종을 의심해볼 수 있다. 지간신경종은 중족골(발가락뼈)과 발가락 사이를 지나는 지간신경이 압박받아 두꺼워지면서 종양처럼 커지는 질환이다. 단 진짜 종양은 아니며 지간신경에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압력이 가해져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발병원인은 다양하지만 발볼이 너무 좁거나 굽이 높은 신발이 주원인으로 꼽히며 스포츠활동이나 지속적인 외부 충격 또한 발병위험을 높일 수 있다.

주된 증상은 발 앞꿈치, 특히 둘째와 셋째 또는 셋째와 넷째발가락 사이가 저리고 화끈거리는 것이다. 이 부위가 다른 곳에 비해 좁아 지간신경종이 잘 생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증상은 걸을수록 심해지며 신발 신을 때와 발을 구부렸을 때도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우리에게 비교적 익숙한 족저근막염으로 오인할 수 있으나 이 질환은 아침에 발을 내디딜 때 통증이 가장 심하고 몇 발자국 걸으면 통증이 가라앉는다는 점에서 지간신경종과 차이가 있다.

치료는 보존적인 치료와 약물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명지병원 정형외과 이승열 교수는 “발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푹신한 깔창이나 패드를 사용하고 통증과 염증완화를 위해 항염증약물이나 스테로이드제를 주사한다”며 “다만 이러한 치료에도 호전이 없는 경우 지간신경 종양을 제거하거나 신경에 가해지는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수술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주상골증후군…지속적인 자극으로 발생, 소아·성인 차이 있어

청소년이라면 부주상골증후군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부주상골은 발 안쪽 주상골(발목과 엄지발가락을 이어주는 뼈)의 측면에 붙어있는 작은 뼈에 통증이 생기는 것으로 청소년기 대표적인 족부질환으로 꼽힌다.

사실 부주상골은 없어도 되는 뼈라는 뜻으로 액세서리 뼈라고도 불린다. 10명 중 1명꼴로 부주상골을 갖고 있다고 알려졌으며 보통 우연히 발견된다. 하지만 부주상골 자체가 문제 되는 것은 아니며 이 뼈가 있다고 모두 부주상골증후군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이승열 교수는 “부주상골은 평소 전혀 문제를 일으키지 않다가 사고나 외상, 무리한 운동, 불편한 신발 착용 등 발에 지속적인 자극이 가해지면 부주상골이 본래 위치에서 움직이면서 말썽을 일으킨다”며 “이때 자극받는 부주상골 주변부에 염증이 생기고 걸을 때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으면 ‘부주상골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증상은 소아시기에 처음 나타난다. 신발을 신을 때 부주상골 돌출부가 압력을 받기 때문에 이때는 외상을 입지 않아도 지속적인 발목통증과 발저림을 느낄 수 있다. 반면 청소년기나 성인기에서는 대부분 발목이 접질리거나 발이 뒤틀리는 외상으로 증상이 시작된다.

특히 어릴 때는 성장통으로 치부해 증상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초기라면 신발 깔창 또는 석고고정 등을 통해 치료할 수 있어 아이가 발에 지속적인 통증을 호소한다면 족부전문가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족저근막염…만성화되면 보행에도 영향, 초기에 치료해야

족저근막염은 흔한 족부질환으로 최근 환자수가 크게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족저근막염환자는 27만1850명으로 10년 전인 13만8583명에 비해 약 2배 증가했다.

족저근막염은 말 그대로 발바닥 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두꺼운 막인 족저근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족저근막은 발바닥의 아치를 만들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해 보행에 도움을 준다.

가장 흔한 원인은 족저근막에 알게 모르게 가해진 스트레스.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박영환 교수는 “평소 딱딱하거나 밑창이 얇은 신발을 신는 경우, 과격한 운동을 즐기는 경우 등에서 잘 생긴다”며 “발의 아치가 낮거나 없는 편평족이나 아치가 높은 요족 등 발의 구조적원인에 따라 발병위험이 증가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통증은 주로 발꿈치 안쪽에서 시작되며 아침에 일어나서 첫걸음을 내디딜 때 가장 심하다. 걷다 보면 통증이 잦아들지만 오래 걷거나 뛰면 다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무엇보다 만성화되면 발바닥 전체에 통증이 발생해 보행장애를 유발,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

박영환 교수는 “초기에 발견하면 활동을 조절하는 보존적치료만으로도 증상을 완화할 수 있어 제때 치료받는 것이 좋다”며 “통증이 심하거나 보존적치료에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으면 족저근막 일부를 절제하거나 늘려주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족저근막염 예방을 위해서는 쿠션이 있는 편한 신발을 신고 평소 운동을 즐긴다면 운동 전후로 발바닥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좋다. 발바닥 근육강화운동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과체중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특히 체중이 증가하기 쉬운 중장년기에는 적정체중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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