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가을바람 살랑살랑 불어오면 ‘건선’ 더 신경써야
건조한 가을바람 살랑살랑 불어오면 ‘건선’ 더 신경써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8.21 10: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토피피부염과 확실히 달라…조기 진단·치료 중요
피부 외 신체 곳곳 영향…여러 합병증 발생할 수도
중증도 높을수록 포도막염 등 합병증위험도 높아
건선은 아토피피부염과 달리 상대적으로 자극받기 쉬운 관절 바깥쪽에 발생하며 경계가 뚜렷한 붉은 판 위에 각질이 겹겹이 쌓이는 것이 특징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막바지 더위 속 아침저녁으로 가을바람이 살짝 느껴지는 요즘. 한결 시원해진 날씨에 안도감이 드는 한편 건조한 환경에 대비해야 할 때다. 특히 건선은 증상 악화를 고려해 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아토피피부염보다 발병률은 낮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매년 16만여명이 건선으로 병원을 찾는다.

건선 역시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재발성피부질환이다. 특히 면역계가 피부세포를 병원균으로 오해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피부가 비듬처럼 벗겨지고 각질을 만들어 일상생활을 어렵게 한다.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이가영 교수는 “신경에서 피부세포의 성장주기를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만드는 신호를 보내면 병변부위 분열속도가 일반적인 피부세포보다 빨라진다”며 “분열했다가 각질화해서 떨어지는 주기가 남들보다 많이 앞당겨져 건선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전적원인을 비롯해 비만, 흡연, 음주 등도 건선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졌다.

증상은 건조한 계절에 특히 심해진다. 하지만 다른 피부질환보다 생소해 증상이 심해질 때까지 건선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이때 아토피피부염과 확실히 다른 건선의 특징을 알고 있으면 조기진단에 도움이 된다. 

건선은 소아기에, 관절이 굽혀지는 안쪽 피부에 나타나는 아토피피부염과 달리 성인에서 발생하며 상대적으로 자극받기 쉬운 팔꿈치, 무릎, 엉덩이 등에 발생한다. 특히 처음에는 머리에서 많이 관찰된다. 이가영 교수는 “아토피피부염에 비해 가려움은 덜하지만 경계가 명확한 붉은 판이 생기며 인설이라는 피부각질이 두꺼운 형태로 떨어진다”며 “각질을 벗겨냈을 때 미세한 출혈이 있으면 건선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선으로 진단되면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계속 악화되면 피부뿐 아니라 신체 곳곳에 염증을 일으켜 건선관절염, 포도막염, 심혈관질환 등 여러 합병증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건선 중증도가 높을수록 포도막염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건선환자는 건선이 없는 대조군에 비해 포도막염 발생위험이 높았으며 특히 중증도가 높을수록 포도박염 발생위험이 높았다(표=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 피부과 윤상웅·최종원·김보리 교수 연구팀(공동저자 안과 최승우 임상강사, 피부과 김민재 전공의)이 2011~2021년까지 건선으로 진단된 20세 이상 환자 32만여명과 건선 없이 두드러기만 앓는 대조군 64만여명의 포도막염 데이터를 비교분석한 결과, 건선환자에서 포도막염 발병위험도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유의미하게 증가했으며 특히 건선 중증도가 높을수록 포도막염, 앞포도막염, 재발성 포도막염 등의 위험성이 전반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는 “포도막염 역시 바이러스에 감염된 일부 환자를 제외하면 건선처럼 자가면역질환 등 면역체계 이상과 관련이 깊다”며 “건선환자들은 시각적인 문제가 발생하는지 주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윤상웅 교수는 “건선은 한국의 경우 평균적으로 약 35세 전후에 처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특히 건선 중증도가 높은 경우 합병증위험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적극 치료·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상이 가벼운 초기에는 약물이나 약물 도포치료를, 증상이 심하면 광선치료와 주사치료를 시행한다. 최근에는 생물학적제제 등 비교적 안전하고 우수한 건선치료법이 지속적으로 개발돼 시행되고 있다.

이가영 교수는 “과거에는 경구용 비타민A유도체나 면역억제제를 처방해 염증과정 전체를 억제해야 했는데 현재는 생물학적제제로 꼭 필요한 단계만 차단할 수 있다”며 “덕분에 면역력이 취약해질 위험이나 비타민A유도체에 따른 피부건조증, 입마름 같은 부작용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생활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잦은 목욕을 피하고 보습제로 피부를 건조하지 않게 관리한다. 증상을 악화시키는 스트레스와 과로를 줄여야 하며 적절히 햇볕을 쬐면서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좋다. 이때 몸에 꽉 끼는 옷을 입거나 피부에 마찰이 가해지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또 바이러스 감염 시 면역체계가 교란되면서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감기에 걸리지 않게 조심하고 평소 면역력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