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자궁내막암’환자 급증…정기검사로 예방해야
젊은 ‘자궁내막암’환자 급증…정기검사로 예방해야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3.08.29 15: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월, 여성암재단이 제정한 ‘부인암 인식의 달’
젊은층 자궁내막암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자궁내막암 대표 증상으로는 자궁 또는 질출혈, 복부, 골반 등의 통증이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20·30대 젊은 자궁내막암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가임기 여성의 경각심이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9월은 ‘부인암 인식의 달(Gynaecological Cancer Awareness Month)’이다. 부인암 인식의 달은 ▲자궁내막암(자궁체부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등 부인암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위험 징후 및 예방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여성암재단이 1999년 제정했다.

자궁내막암은 자궁내부에 생기는 암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북미·유럽·호주 등 선진국에서 부인암 중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2018년 ‘국내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10대 암’ 중 10위를 기록했던 자궁내막암은 2년 뒤 두 계단 상승한 8위로 올라섰다. 자궁경부암환자가 2018년 대비 2020년에 16%가량 줄어든 것과 상반된 결과이다. 국가필수예방접종이 시행되면서 자궁경부암의 인지도는 크게 높아졌지만 자궁내막암은 조기검진 프로그램이 없고 예방백신도 전무하다.

■조기 진단 어렵고 재발 시 예후 안 좋아

자궁체부암의 94~98%를 차지하는 자궁내막암은 자궁 체부 중 내벽을 구성하는 자궁내막에서 발생하는 암종이다. 발병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하지만 여러 연구에 의해 여성호르몬 불균형과 비만이 위험인자로 알려졌으며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 역시 비만이 자궁내막암 발생과 연관돼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자궁내막암의 초기 증상은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다. 특히 완경 이후 질 출혈이 발견된다면 자궁내막암울 의심해야 한다. 또 월경 기간이 아니지만 부정출혈이 발생할 경우, 불규칙한 월경주기, 월경 기간이 너무 길거나 양이 많을 경우에도 의심해야 한다. 이밖에 타목시펜이라는 호르몬제로 치료한 유방암환자에게서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 호르몬제를 복용 중이라면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하지만 같은 부인암인 자궁경부암과 달리 자궁내막암은 예방백신과 검진 프로그램이 없어 조기진단이 어렵고 재발성환자는 5년생존율이 10%에도 달하지 못할 만큼 예후가 좋지 않다.

또 초기 자궁내막암의 재발 위험은 10% 미만으로 치료성적이 우수하지만 진행성 자궁내막암의 경우 재발률이 20~50% 이상으로 높다. 게다가 주요 부인암인 자궁경부암, 난소암 등과 비교했을 때 질환 인지도 역시 저조하다.

환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립암센터 자료에 따르면 2010년 1810명이었던 자궁내막암 발생자 수는 2020년 3492명까지 증가, 10년 동안 92%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나누면 80%가 40대 이상이며 50대가 35.2%로 뒤를 이었다. 이어 60대 22.7%, 40대 20.3% 순이다. 최근에는 20·30대 젊은층 자궁내막암환자도 증가했다. 특히 10년 새 20·30대 자궁내막암환자가 173% 급증하면서 가임기 여성의 자궁건강 중요성이 커졌다.

자궁내막암 대표증상(사진=국가암정보센터)
자궁내막암 대표증상(사진=국가암정보센터)

■새로운 치료옵션 ‘면역항암제’ 개발돼

자궁내막암의 병기는 1~4기로 나뉜다. 자궁체부에 국한된 경우 1기, 자궁경부를 침범한 경우 2기, 림프절이나 자궁 주위조직으로 침범한 경우 3기, 타 장기로 전이가 있는 경우 4기로 진단한다.

자궁내막암의 기본적인 치료방법은 수술이다. 일반적으로 조기에 발견되면 예후가 좋다. 반면 자궁내막암환자 4명 중 1명은 진행성 또는 재발성환자다. 재발성환자의 경우 5년생존율이 8.7%에 불과하다.

수술 후 자궁내막암이 진행 또는 재발됐거나 전이된 경우 항암화학요법을 고려할 수 있지만 치료효과가 제한적이고 반응률이 낮다. 재발성 또는 진행성 자궁내막암 환자치료에는 ‘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세포독성항암제가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세포독성항암제 경우 ▲백혈구감소증 ▲호중구감소증 ▲탈모 등의 부작용으로 환자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된다.

다행히 지난해 12월 새로운 면역항암제가 국내 허가를 받은 후 6월 급여 진입의 첫 관문을 넘었다.

해당 면역항암제는 이전 백금기반 전신 화학요법의 치료 중이거나 치료 후 진행을 나타낸 재발성 또는 진행성 불일치 복구 결함 또는 고빈도-현미부수체 불안정성(DMMR.MSI-H) 자궁내막암 성인 환자 대상으로 허가받았다.

불일치 복구 결함 또는 고빈도-현미부수체 불안정성은 자궁내막암을 비롯한 고형암에서 발견되는 바이오마커 중 하나로 dMMR 또는 MSI-H가 발견된 경우 PD-1, PD-L1저해제 치료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부인종양학회 김재원 회장(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5년생존율이 8.7%에 불과했던 재발성 자궁내막암에서 단독으로 면역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며 “이번에 새롭게 허가 받은 면역항암제를 국내 임상현장에서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신속히 정책적 기반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