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귀 건강’ 지켜야 뇌 건강도 사수
노년기 ‘귀 건강’ 지켜야 뇌 건강도 사수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9.1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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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성난청 방치하면 치매위험 최대 5배↑
노인성난청을 장기간 방치하면 치매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중년 이후 아무런 이유 없이 양측 귀가 서서히 안 들린다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청각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상대방의 말과 소리를 듣는 데 어려움을 겪는 난청환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난청환자는 2017년 54만8913명에서 2021년 74만2242명으로 35% 이상 증가했다. 특히 노인성난청환자의 증가세가 뚜렷하다. 70세 이상 난청환자는 2018년 13만5675명에서 2022년 17만2494명으로 5년 새 3만명 이상 늘었다.

물론 노인성난청은 노인에게 흔한 질병이다. 노화로 인해 달팽이관의 기능이 감퇴하고 청각세포가 파괴되면서 이전보다 소리를 잘 듣지 못하게 되는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나이 들어 소리가 잘 안 들리는 것으로만 생각해선 안 된다고 주의를 당부한다. 난청을 방치하면 인지기능이 계속 저하돼 치매 발생위험도 높아지기 때문. 

미국 존스홉킨스병원 연구에 따르면 70대 노인 3000명을 대상으로 6년간 난청과 인지기능을 추적한 결과 정상 청력인 사람에 비해 난청인 사람의 인지능력이 월등히 감소했다. 이어진 연구에서도 난청 발생 10년 후 치매위험도가 정상 청력을 가진 사람에 비해 경도 난청환자는 2배, 중등도 난청환자는 3배, 고도 난청환자는 5배까지 증가했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 최정환 교수는 “청각은 뇌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감각으로 장기간 방치할 경우 뇌 기능이 저하되면서 치매로 이어질 위험도 높아진다”며 ”난청이 의심되면 늦지 않게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청각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중년 이후 아무런 이유 없이 양측 귀가 서서히 안 들리기 시작하면 노인성난청을 의심해봐야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변재용 교수는 “고음부터 들리지 않으며 시간이 갈수록 대화할 때도 불편을 느낄 정도로 점차 심해진다”며 “달팽이관 안의 신경세포수 감소로 소리는 물론 노화로 인해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시간이 지연되면서 ‘들리기는 하나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말도 자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난청으로 진단 후에는 자신에게 알맞은 청각재활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청각재활 방법은 보청기 착용. 보청기는 주변 환경의 소음을 귀로 전달해 이명을 감소시키고 듣는 능력을 증가시킨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문일준 교수는 “하지만 난청 정도와 개인의 생활방식 등에 의해 보청기 착용여부와 종류·형태는 달라진다”며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찰과 진단은 물론 정확한 청력검사결과를 통해 맞춤형 보청기를 처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보청기를 착용한 이후에는 담당의사가 보청기에 의한 음향학적 이득이 있는지 확인하는 사후관리과정이 꼭 필요하다.

평소 예방도 중요하다. 최정환 교수는 “특히 흡연은 혈관질환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해 난청을 유발할 수 있어 금연하고 담배 연기에 노출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변재용 교수는 “▲젊었을 때 소음에 장기간 노출된 적이 있거나 ▲영양이 부족한 경우 ▲가족력이 있는 경우 ▲혈압, 당뇨가 있는 경우 노인성난청 발생 가능성이 크고 진행이 빠를 수 있다”며 “조금씩 귀가 들리지 않고 상대방의 얘기가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르는 빈도수가 잦아진다면 빨리 이비인후과를 방문할 것”을 당부했다.

TIP. 혹시 노인성난청?

: 이 중 3개 이상 해당한다면 이비인후과 방문 권고

▲전화 통화하는 데 문제가 있다 ▲시끄러운 곳에서 대화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둘 이상의 사람과 한 번에 대화하는 것이 어렵다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이해하기 위해 귀를 기울여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 중얼거리는 것처럼 보인 적이 있다 ▲다른 사람이 말한 것을 잘못 이해하거나 부적절하게 반응한 적이 있다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말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자주 있다 ▲여자나 아이가 말하는 것을 들을 때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울리는 소리, 으르렁대는 소리 혹은 ‘쉿쉿’하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 ▲어떤 소리가 너무 크게 느껴진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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