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극단적으로 오가는 ‘양극성장애’, 잘 극복하려면?
기분 극단적으로 오가는 ‘양극성장애’, 잘 극복하려면?
  • 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9.1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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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성장애환자는 기분이 들떴다가 가라앉는 양극단을 오가기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즐거울 때는 웃음이 나고 슬플 때는 눈물이 나는 것처럼 사람들은 상황마다 다양한 감정변화를 보인다. 하지만 감정변화가 비정상적이고 극단적으로 일어난다면 ‘양극성장애’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우울장애 진단받기 쉬워…전문의 통해 잘 감별해야

일명 조울증으로 불리는 양극성장애는 비정상적 흥분상태인 조증삽화와 우울상태인 우울증삽화가 번갈아 나타나는 질환이다. 환자는 기분이 들떴다가 가라앉는 양극단을 오가는데 특징적으로 조증 또는 경조증삽화를 보인다. 비정상적으로 기분이 들뜨거나 에너지가 증가하고 자지 않아도 피로감을 느끼지 않으며 말과 생각이 빨라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안용민 교수는 “하지만 양극성장애환자는 대체로 우울상태일 때 병원을 방문하는 경향이 있어 초기에는 양극성장애가 아닌 우울장애 진단을 받기 쉽다”며 “같은 우울상태라고 하더라도 양극성장애의 우울증과 우울장애의 우울증은 치료방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과정을 통해 잘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발병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학계에서는 여러 생물학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맞물려 작용해 발생한다고 추정하는데 유전경향도 상당히 높다고 보고 있다. 기존 연구들에서는 생물학적 요인이 70~80%, 스트레스와 같은 환경적 요인이 20~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Ⅰ형 vs Ⅱ형…각기 다른 특징 나타나 

양극성장애는 크게 ‘Ⅰ형’과 ‘Ⅱ형’으로 구분된다. Ⅰ형은 조증삽화와 우울증삽화를 보이는데 조증삽화일 때 나타나는 고양된 기분, 과장된 자신감, 팽창된 자존심 등을 특징으로 한다. 수면욕구가 감소해 잠을 안 자려고도 하고 목표지향성 활동이 증가하며 쾌락적 활동이나 무분별한 도박 등에 몰두하기도 한다. 조증삽화에서는 환자 스스로가 문제를 인지하지 못해 보호자에 의해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조증증상이 심할 때는 빠른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Ⅱ형은 경조증삽화와 우울증삽화를 보이는데 조증삽화보다 증상이 경하고 상대적으로 지속기간이 짧은 경조증삽화를 특징으로 한다. 기분이 들뜨지만 오히려 창의적인 생각들이 많이 떠올라 예술적·생산적인 활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Ⅱ형에서는 경조증보다 이후 나타나는 우울증증상이 문제가 된다. 경조증 이후 우울증은 일반적인 우울증보다 기간도 더 길고 치료가 더 어렵다. 자살위험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우울증삽화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경조증부터 치료가 필요하다.

■규칙적인 생활습관 유지해야…주변인 도움 중요

양극성장애환자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치료는 약물치료다. 약물치료를 중심으로 정신 치료적 접근을 통합한 포괄적인 치료계획을 세워야 힌다. 진료현장에서는 리튬을 포함한 다양한 약물이 활용된다.

안용민 교수는 “양극성장애환자 대부분은 우울상태로 병원을 방문하는데 이때 항우울제를 사용하면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며 “보통 기분조절제나 항정신병약제를 위주로 치료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양극성장애환자는 수면시간이 변하면 기분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규칙적인 수면과 적절한 운동을 통해 건강한 생활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음주는 기분을 더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어 피해야 한다.

가족·친지 등 주변의 도움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립정신건강센터는 가족이 ▲환자가 병이 있음을 인정할 것 ▲조울병을 공부하고 이해할 것 ▲ 재발증후를 가능한 빨리 포착할 것 ▲치료효과를 믿고 따를 것 ▲ 환자를 도와주고 용기를 북돋아 줄 것 ▲환자가 어떤 결정을 내릴 때는 함께 상의해 줄 것 ▲환자 스스로가 지치지 않게 돌봐줄 것 등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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