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불문 ‘우울증’ 주의보…증상은 달라요
세대 불문 ‘우울증’ 주의보…증상은 달라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9.22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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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은 조기진단·치료로 얼마든지 극복 가능한 만큼 세대별로 다른 특징을 알아두면 보다 빨리 대처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울증은 조기진단과 치료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다. 최근 들어 청년층을 비롯해 우울증을 앓는 아이들과 노인이 많아져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교육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6~14세 우울증환자는 2018년 2만3347명에서 2022년 3만7386명으로 1.6배 늘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결과 지난해 전체 우울증환자의 약 28%가 60대 이상이었다.

■원인…학업 스트레스, 건강문제, 뇌질환 등 다양

우울증은 복합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데 아동청소년에게는 그중에서도 환경적 요인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아동학대·방임 같은 부정적 경험이 우울증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됐으며 청소년기에는 학업이나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가족 간 갈등 등이 주원인이다.

청년층에서는 취업·직장·경제문제 등이, 중년층에서는 건강문제, 갱년기 성호르몬 변화, 상실감 등이 영향을 미친다. 노인은 뇌의 노화, 뇌졸중, 알츠하이머병 등이 우울증발생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자와의 사별, 건강악화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증상…아이·노인은 주로 신체증상, 성인은 기분변화

아동청소년의 우울증은 두통, 복통 같은 신체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고려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교수는 “감정을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신체적 불편함으로 자신의 상태를 나타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김재원 교수는 “청소년기 우울증은 체중미달 등 성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아동청소년의 우울증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불안장애 등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최대한 빨리 전문가에게 치료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성인에서는 우울감, 무기력증, 수면문제(불면 또는 과수면), 식욕·몸무게 변화, 집중력 저하 등이 주로 나타난다. 노인은 특별한 이유 없이 신체증상(소화불량, 두통, 변비, 어지럼증, 떨림 등)을 자주 호소하고 기억력이 저하된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지은 교수는 “노인우울증을 가성치매라고도 부르는데 우울증으로 인한 기억력 저하는 치매와 달리 갑자기 나타나고 우울감이 나아지면 호전된다”고 말했다.  

■치료…인지행동·약물치료, 노인 약물상호작용 주의

아동청소년은 약물치료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증상이 가벼우면 인지행동치료, 심리치료, 가족상담 등을 먼저 진행한다. 하지만 우울증약은 아이들에게도 비교적 안전해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 항우울제치료를 받으면 된다.

성인은 대부분 약물치료로 시작한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용욱 교수는 “우울증 약물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라며 “우울증약은 뇌 속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에 작용하는데 속도가 매우 느려 마른 흙에 매일 한 방울씩 물을 주듯 꾸준히 노력해야 약효가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노인은 약물 대사·배설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성인보다 적은 용량부터 시작해 천천히 늘린다. 기저질환이 있다면 약물상호작용을 고려해 우울증약을 선택한다.

■관리…부모의 지지 뒷받침돼야, 노인은 인지기능검사 꾸준히

아동청소년의 우울증은 단연 부모의 이해가 중요하다. 김재원 교수는 “‘나약한 사람이나 걸린다’ ‘의지로 극복할 수 있다’ 등 우울증에 대한 부모의 잘못된 믿음은 치료의 걸림돌”이라며 “자녀와의 갈등도 치료 저항요인으로 보고된 만큼 부모가 치료과정을 함께 하면서 격려·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성인 우울증은 은둔생활로 이어지지 않도록 개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조철현 교수는 “스스로 관심 있는 활동과 모임에 참여하면서 심리적 안정을 찾는 것이 좋다”며 “긍정적인 경험을 쌓으면 사회생활에 필요한 자신감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규칙적인 식사·운동, 충분한 수면 등 기본건강관리도 뒷받침돼야 한다.

노인 우울증은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박지은 교수는 “특히 50대 이후 처음 발생한 우울증은 알츠하이어병 등과도 연관이 깊어 치료 이후에도 꾸준히 병원에서 인지기능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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