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 제약없는 디지털 치료기기, 치매관리 새 패러다임으로 ‘주목’
시공간 제약없는 디지털 치료기기, 치매관리 새 패러다임으로 ‘주목’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9.22 18: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치매학회-인지중재치료학회, ‘2023 글로벌 디멘시아 콘퍼런스’ 개최
대한치매학회와 인지중재치료학회가 치매 극복 주간을 맞아 2023 글로벌 디멘시아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국내외 석학들과 기업, 정부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치매의 최신 동향을 공유하고 이에 필요한 각계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급속한 인구고령화로 치매환자가 증가일로인 가운데 의료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치매 관리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이 모색되고 있다. 신약 개발은 물론 디지털 치료기기를 통한 치매 예방·관리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마침 이러한 상황에서 산학계와 정부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치매의 최신 동향을 공유하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한치매학회와 인지중재치료학회는 치매 극복 주간(13~26일)을 맞아 오늘(22일)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2023 글로벌 디멘시아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콘퍼런스를 주최한 대한치매학회 양동원 이사장과 인지중재치료학회 최성혜 이사장은 “2008년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치매정책은 그간 많은 성과를 이뤄왔지만 최근 치매 신약 개발 및 인지중재치료 확대 등 치매환자 관리 환경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정부와 전문가가 치매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대비하고 모색해야 하는지 함께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한목소리로 전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치매 연구·치료의 세계적인 흐름을 조명할 수 있는 다채로운 강연이 진행됐다.

먼저 세계적인 뇌 연구 권위자인 미국 BNI 마완 사바(Marwan Sabbagh) 박사가 영상을 통해 최신 치매 약물 연구 동향(Global Dementia Drug Research Trends)에 대해 강연했다. 이어 노스이스턴대 아서 크레이머(Arthur Kramer) 박사가 운동과 뇌 인지 능력(‘Exercise and Brain Cognition)을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일본 요코하마 쓰루미 재활병원 카츠아키 요시다(Katsuaki Yoshida) 원장은 음악요법, 코그니사이즈(인지와 운동을 조합해 뇌와 몸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 등 일본의 비약물 치매 치료법(‘Japanese non-drug Therapy for Dementia’)에 대해 발표해 청중의 이목을 끌었다.

양동원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치매관리 시스템을 소개하면서 디지털 치료기기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국내 전문가와 기업 대표들의 발표는 치매분야에 찾아온 새로운 변화들을 더욱 실감케 했다.

먼저 ‘치매 현실과 시사점(Demetia Reality and Implications)’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양동원 이사장은 보건복지부를 상위 콘트롤타워로 지역별 치매안심센터와 병원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치매관리 시스템을 소개하는 한편 디지털 플랫폼의 도입 필요성에 대한 제언을 아끼지 않았다.

양동원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기존의 시스템을 통해 경도인지장애환자를 조기관리하고 있지만 병원에 가지 못하는 환자도 분명 있을 것”이라며 “시공간의 제약에서 자유로운 디지털 플랫폼은 이러한 환자들도 조기에 경도인지장애를 발견하고 치매를 예방할 수 있도록 이끈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치매관리 패러다임으로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치매 관련 기업 대표들이 직접 발표자로 나서 연구성과와 개발 플랫폼 등을 소개했다.

첫 주자로 나선 로완 한승현 대표는 치매 예방을 위한 다중영역중재의 필요성을 보고한 세계적인 연구결과들을 소개하면서 로완이 개발한 디지털 인지훈련 프로그램 ‘슈퍼브레인’을 소개했다.

한승현 대표는 슈퍼브레인을 통해 치매 예방은 물론 올바른 생활습관을 형성해 자연스럽게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슈퍼브레인은 혈관위험인자 관리, 인지훈련, 운동, 영양교육, 동기강화 등의 5가지 콘텐츠로 이뤄진 국내 유일의 다중영역관리 프로그램. 특히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 등 혈관위험인자를 꾸준히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 고령자부터 만성질환자까지 사용 대상자의 폭이 넓다.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치매 예방의 12가지 지침에도 신체활동, 고혈압, 당뇨관리 등의 요소가 포함돼 있다.

한승현 대표는 “슈퍼브레인은 세계보건기구의 치매 예방 가이드라인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따를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사용자의 인지수준 평가결과를 바탕으로 알맞은 학습콘텐츠를 추천해주며 동기강화 콘텐츠를 통해 사용자의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슈퍼브레인은 임상을 통해 5가지 영역에서 다중중재 효과를 입증, 현재 치매안심센터와 복지관, 신경과 개원의 등을 중심으로 상용화를 진행 중이다. 지난 5월에는 식약처로부터 인지치료 소프트웨어로 분류됐으며 최근 식약처 확증임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한승현 대표는 ”디지털 프로그램은 데이터 분석을 통한 맞춤관리뿐 아니라 시공간 제약이 없어 병원을 오가기 힘든 고령층에게 이점이 많다“며 ”향후 로완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 슈퍼브레인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학습시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콘텐츠를 제안할 수 있는 버전까지 개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문영준 상무이사는 뉴로핏 아쿠아와 뉴로핏 스케일 펫은 정확하고 정밀한 뇌 영상 분석을 통해 효과적인 치매 치료를 돕는다고 설명했다.  

뇌영상을 정확히 분석해 효과적인 치매 치료를 돕는 뇌질환 영상 AI솔루션도 주목받았다.

해외출장 중인 빈준길 대표를 대신해 발표에 나선 뉴로핏 문영준 상무이사는 ‘뉴로핏 아쿠아’‘뉴로핏 스케일 펫’을 소개했다. 뉴로핏 아쿠아는 퇴행성뇌질환인 알츠하이머병, 혈관성치매 등에서 관찰되는 뇌 위축과 백질의 변성을 분석하는 뇌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이며 뉴로핏 스케일 펫은 PET(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영상과 MRI(자기공명영상)을 결합해 알츠하이머병 바이오마커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AI기반 자동 뇌영상 분석 소프트웨어이다.

문영준 상무이사는 ”치매 치료제의 효과를 관찰하고 부작용을 피하려면 처방 전후 뇌영상 활영이 필수적이며 영상을 정밀하게 분석해야 한다“며 ”뉴로핏의 AI솔루션은 알츠하이머병 관련 영상 바이오마커를 정량적 수치로 제공해 치료제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노유현 대표는 코그스크린과 코그테라를 차례로 소개하며 디지털 검사도구를 통한 치매 조기진단·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공간 제약 없이 쉽고 빠르게 경도인지장애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디지털 검사도구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모코그의 코그스크린 10분 내외의 간단한 단어와 도형기반의 검사 등을 통해 치매 초기 단계에 발생하는 병리학적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코그테라는 스마트폰으로 기억력, 주의력, 언어능력 등을 훈련할 수 있는 디지털 치료기기로 노인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시각적 요소를 최소화하고 음성 대화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코그테라는 국내 경도인지아애분야 확증임상계획 승인 후 현재 전국 6개 병원에서 임상시험 중이다.

직접 발표에 나선 이모코그 노유현 대표는 ”치매는 오랫동안 서서히 진행되는 질병으로 초기에 발견만 하면 증상 악화를 현저히 늦출 수 있다“며 ”이모코그는 디지털 검사도구를 통해 치매 발병률을 낮추고 노인이 행복하게 늙어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패널토론에서는 치매분야에 찾아온 새로운 변화들을 다시금 조명하고 현 디지털 치료기기 제도에 관한 의견들이 자유롭게 오갔다. 

패널토론에서는 산학계와 정부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보다 폭넓은 논의를 펼쳤다.

특히 수많은 관문을 넘어야 하는 기업 측은 도대체 어떤 기준을 갖고 시장 진입에 도전해야 하는지 정부 측에 질의했다.

이에 대해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박지훈 과장은 ”혁신의료기술 및 신의료기술평가제도 등이 마련되면서 기업들의 도전 통로가 넓어지긴 했지만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기업의 어려움에 충분히 공감한다“며 ”기업들이 변화된 제도를 잘 이해하고 최대한 각자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어떻게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인지 그 목표와 방법을 사업기간 내 명확히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지역사회 케어는 물론 독거노인 돌봄에 대한 의견도 청중의 귀를 기울이게 했다. 이에 대해 제언한 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최호진 교수는 ”디지털기술이 날카롭고 차갑게 느껴질 수 있지만 지역사회, 특히 그중에서도 우리가 관심을 갖고 돌봐야 할 독거노인들의 치매 예방·관리에도 효과적인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