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봉석 교수의 전지적 비뇨기과 시점] ‘신장(콩팥)’은 비뇨의학과의 시작점이다
[심봉석 교수의 전지적 비뇨기과 시점] ‘신장(콩팥)’은 비뇨의학과의 시작점이다
  • 심봉석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9.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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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석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오줌길, 즉 비뇨기계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소변을 만들어 옮기고 저장했다 몸 밖으로 내보내는 일이다. 요로기관 중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장기는 신장인데 모양이 비슷해 콩팥이라고도 한다. 신장은 우리 몸의 대사과정에서 만들어진 노폐물을 걸러내 소변으로 만들고 수분, 산과 염기, 전해질을 조절해 체내 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하는 기능을 하는 필수기관이다.

신장은 좌우측 갈비뼈 아래 옆구리에 하나씩 위치하고 있으며 크기는 주먹과 비슷하다. 길이 12cm, 폭 5cm, 두께 3cm 정도로 신장 하나의 무게는 150g이다. 하루에 신장을 통과하는 혈액량은 200리터이고 분비와 재흡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소변의 양은 하루 2리터 정도이다.

신장은 호르몬을 생성해 혈압 유지, 적혈구 생산, 칼슘 대사 등에 관여한다. 이러한 분비 물질들 중 레닌(renin)은 안지오텐신(angiotensin) 시스템을 가동해 혈장과 혈압을 유지한다.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류량을 늘려 나트륨과 수분 배설을 증가시킨다. 에리트로포이에틴(erythropoietin)은 골수를 자극해 적혈구 세포의 생성을 촉진한다.

이처럼 다양한 기능을 하기 위해 신장은 부드럽고 연약한 조직으로 구성될 수밖에 없다. 연조직으로 이뤄진 신장은 후복막 상부 깊숙이 위치해 앞쪽은 간장과 창자, 뒤쪽은 척추와 등 근육, 옆으로는 갈비뼈에 둘러싸여 외부충격이나 손상이 직접 전달되는 것을 막고 있다.

이러한 위치적 특성으로 인해 신장은 총이나 칼에 의한 관통상이 아니고서는 외상에 의해 쉽게 손상을 받지 않는다. 그렇다고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다. 신장이 위치한 옆구리에 심한 타박상을 받으면 그 충격이 간접적으로 전달돼 신장이 파열될 수도 있다. 이에 글로브를 끼고 상대방을 가격하는 스포츠인 권투에서 키드니블로우(kidney blow)라는 옆구리를 가격하는 행위는 신장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는 반칙 행위로 엄격히 금지된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낙상사고나 교통사고로도 신장이 파열될 수 있다. 특히 요로폐쇄로 인한 수신증이 있거나 신장에 암세포가 있는 경우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파열된다.

신장이 파열되면 옆구리에 심한 통증과 함께 혈뇨가 나온다. 출혈이 심해 혈압이 떨어지는 경우 응급수술로 파열된 부분을 봉합하거나 신장을 적출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장 손상은 2-3주가량의 절대안정과 약물요법으로 치유된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고혈압, 수신증, 신장 위축 등의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이밖에도 신장에는 다양한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기능적인 질환으로는 사구체신염, 간질성신염, 신증후군, 요세관결손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세균성 감염질환으로는 신우신염과 신장결핵이, 구조적인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으로는 신세포암, 신우이행상피세포암, 신장결석, 수신증, 신낭종 등이 있다. 대부분의 신장질환에서 소변검사를 하면 혈뇨와 단백뇨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신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만성신부전에서는 수분이 저류돼 몸이 붓고 고혈압과 빈혈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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