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봉석 교수의 전지적 비뇨기과시점] 당신의 ‘방광건강’은 안녕한가요
[심봉석 교수의 전지적 비뇨기과시점] 당신의 ‘방광건강’은 안녕한가요
  • 심봉석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10.1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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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석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날이 쌀쌀해지면 소변을 더 자주 보게 된다. 사실 날씨를 떠나 사람이 하루에 소변 보는 평균 배뇨횟수는 6~8회으로 일 년이면 대략 2500회나 된다. 물론 대변 볼 때 동시에 보기도 하지만 그 횟수는 많아야 400회 정도이니 화장실에서 순수하게 소변만 보는 횟수는 최소 일 년에 2000회 이상이나 되는 셈이다. 이렇게 일상적인 일인데도 우리는 평소 소변에 대해 의식하지 못하고 지낸다. 그러다 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자주 보거나 또는 볼 때 통증이 있으면 비로소 방광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깨닫게 된다.

요로와 방광은 무엇인가?

요로는 ‘소변을 만들고 내보내는 기관’ 전체를 말한다. 혈액 속의 노폐물과 수분을 걸러 소변을 만드는 ‘신장(kidney)’, 만들어진 소변을 방광까지 전달하는 ‘요관(ureter)’, 소변을 저장하는 ‘방광(bladder)’, 몸 밖으로 소변이 배출되는 통로인 ‘요도(urethra)’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 방광은 소변이 300cc 정도 찰 때까지 아무런 문제 없이 저장했다가 방광근육을 수축해 밖으로 내보내는 단순하지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채우고 내보내는 일이 단순한 기능은 아니다

방광은 소변이 차는 동안 우리가 아무런 느낌을 갖지 않도록 일정하게 낮은 압력을 유지한다. 일정량의 소변이 차면 대뇌에 충분히 찼다는 신호를 보내는데 이때 대뇌는 화장실을 가야 한다고 판단, 모든 준비자세가 끝나면 방광에 소변을 내보내도 된다는 지시를 내린다. 소변이 새지 않도록 닫혀 있던 요도괄약근이 비로소 열리고 방광근육이 수축하면 요도를 통해 소변을 배출하게 되는 것이다.

방광의 불편함은 우리의 삶을 불편하게 만든다

방광의 불편함은 우선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소변이 차는 동안에 계속 마려운 느낌이 생기는 ‘방광자극 증상’, 소변을 밖으로 배출시키기 어려운 ‘폐쇄증상’, 방광근육이나 신경 이상으로 인한 ‘감각증상’, 소변을 본 후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않는 ‘배뇨 후 증상’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들 하나하나가 여러 세부증상들로 복잡하게 다시 나뉜다.

소변의 불편함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전립선비대증이나 과민성방광증후군 등이 있지만 아쉽게도 아직 원인이나 발병과정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나 잘못된 배뇨습관, 변비, 비만 등이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노화에 따라 발생빈도가 증가하지만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은 아니다.

소변을 누는 행위는 ‘시원하다’라는 쾌감으로 표현된다. 방광에 문제가 생기면 이러한 혼자만의 은밀한 쾌감이 일상의 고통이 된다. 이 불편함을 남에게 속 시원히 얘기하지도 못한다. 배뇨장애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사회활동에 제약이 생기는데 심해지면 ‘왜 나만 그럴까?’ 하는 생각으로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배뇨장애는 하루 8회 이상, 잠자는 동안 2회 이상 등의 기준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소변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가이다. 남들과는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고 화장실을 항상 염두에 두고 생활해야 한다면 방광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때는 반드시 비뇨의학과의 진료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건강한 방광을 유지하기 위해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40대 이후라면 ‘갱년기’라는 위험요인 때문에 더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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