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환자 3575명, ‘치료 사각지대’에 방치
조현병환자 3575명, ‘치료 사각지대’에 방치
  • 한정선 기자 (fk0824@k-health.com)
  • 승인 2023.10.1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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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때 지속 치료받을 수 있게 지원 대폭 강화해야”
이종성 의원(국민의힘)
이종성 의원(국민의힘)

조현병환자 3575명이 ‘치료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종성 의원(국민의힘)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체 조현병환자는 21만4017명에 달한다. 이 중 3575명은 1년간 조현병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청구내역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기준 국내 허가된 조현병치료제는 총 397개이다. 이중 7개를 제외한 나머지 치료제가 모두 건강보험 급여적용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2년에만 3575명의 조현병환자가 사실상 약물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현병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과 의료급여 청구내역이 있는 환자 중 대부분은 복용여부 확인이 어려운 경구치료제만 이용하고 있고 1~6개월 주기로 한 번씩만 투약해도 되는 주사치료제 이용인원은 2만9744명(14%)에 불과했다.

조현병환자의 치료제 접근성이 제한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지적된다. 첫째로 현장 전문가들은 조현병환자의 경우 치료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한강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병철 교수는 “암환자는 좋은 치료제가 급여되면 직접 맞으러 가는데 조현병환자는 좋은 약이 급여돼도 자발적으로 치료를 받으러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자 2020년부터 정신질환자 지속치료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기관참여율은 저조한 상황이다. 3월 기준 급성기 치료활성화·병원 기반 사례관리 시범사업 참여율은 10%(대상기관 372개소 중 39개소 참여), 낮병동 관리료 시범사업의 경우 참여율은 3%(대상기관 2109개소 중 64개소 참여)에 불과했다.

둘째는 전체 조현병환자 중 절반에 가까운 9만1664명(43%)이 의료급여수급권자로 취약계층에 해당해 치료제 사용이 어렵다는 점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조현병환자 중 의료급여수급권자의 경우 본인부담률이 낮은데도 취약계층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 비용조차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성 의원은 “조현병환자의 경우 여러 요인들로 다른 환자들보다 치료접근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조현병환자가 필요한 치료를 제때,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 치료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원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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