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우울증은 시간이 약? 조기치료 안하면 악영향
산후우울증은 시간이 약? 조기치료 안하면 악영향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3.10.26 09: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하면 아이 존재자체 부정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산후우울증은 본인은 물론 자녀와의 애착형성, 모유수유, 양육태도, 자녀의 성장발달 등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산후우울증은 산모 10명 중 1명이 겪을 만큼 흔한 증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회복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산후우울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아이와의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산후우울증은 출산 후 1~2개월 이내(주로 6주)에 주로 발생한다. 출산 이후 여성호르몬 변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누구나 경험할 수 있으며 초산 또는 과거 우울증 등 기분 관련 장애가 있었다면 발병가능성이 더 높다.

주요증상은 ▲지속되는 우울감 ▲흥미·의욕 저하 ▲불면 ▲식욕·체중 저하 ▲피로감 ▲에너지 상실 ▲정신운동성 초조 또는 지연 ▲자괴감 ▲죄책감 ▲집중력·기억력 감퇴 ▲죽음에 대한 반복적 생각과 자살충동 등 일반적인 우울증상과 비슷하다.

산후우울증은 우울증상 외에도 아이건강에 대한 지나친 걱정과 집착, 스스로 ‘엄마’로서 부적절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 아이의 존재자체를 부정하거나 영아를 살해하는 등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전문치료와 관찰이 필요하다.

고려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규만 교수는 “출산 이후 여성은 여성호르몬 분비가 크게 변화하면서 우울증에 취약해진다”며 “양육에 대한 부담감과 두려움, 낮은 사회적 지지, 부부갈등, 불충분한 수면시간 등이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산후우울증은 최소 2주 이상,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6개월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따라서 적극적 약물치료와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아 반드시 치료해야 하며 빨리 치료할수록 반응이 좋다.

산후우울증이 중등도 이상이라면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병행한다. 항우울제를 복용하며 불면증이나 불안증상이 동반된 경우 수면제와 항불안제를 추가할 수 있다. 보통 4~6주에 뚜렷한 치료반응이 나타나며 3개월 정도면 상당 부분 개선된다. 단 증상이 완전히 좋아졌어도 재발 방지를 위해 최소 6개월 이상 치료해야 한다.

심리치료는 인지행동치료(CBT)나 대인관계치료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산후우울증기에 겪는 왜곡된 생각을 교정시키고 무력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돕는다.

한규만 교수는 “가족이나 지인들의 충분한 정서적 지지 역시 산후우울증 극복에 도움이 된다”며 “산후우울증은 본인은 물론 자녀와의 애착형성, 모유수유, 양육태도, 자녀의 성장발달 등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산후우울감(postpartum blue)과 산후우울증(postpartum depression)은 다르다. 산후우울감은 출산 여성 30~75%가 경험하는 매우 흔한 심리적 증상이며 보통 3~4일, 길어도 2주면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단 산후우울감이 심해지면 산후우울증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