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 AI시대, 공공병원이 나아가야 할 길은?
초거대 AI시대, 공공병원이 나아가야 할 길은?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3.11.0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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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보훈병원, ‘제6회 보훈병원 공공보건의료 컨퍼런스’ 개최
중앙보훈병원
중앙보훈병원은 오늘(2일) ‘초거대 AI시대에 중소 공공병원의 현실과 미래’를 주제로 보훈병원 공공보건의료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첨단과 혁신, 심지어는 기술중독의 시대라고도 불리는 오늘날 인공지능(AI)과 챗GPT는 전 세계적인 화두이다. 특히 의료분야에서 빠르게 디지털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AI와 챗GPT를 적절히 활용하고 이를 공공병원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중앙보훈병원은 오늘(2일) ‘초거대 AI시대에 중소 공공병원의 현실과 미래’를 주제로 보훈병원 공공보건의료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하유성 이사장 직무대행은 “우리 사회는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의료분야도 마찬가지”라며 “AI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논의하고 첨단기술을 중앙보훈병원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1부는 ‘국내 의료분야 첨단정보통신기술 활용방안’을 주제로 이영성 교수, 윤덕용 교수, 이화민 교수가 각각 발표했다.
1부는 ‘국내 의료분야 첨단정보통신기술 활용방안’을 주제로 이영성 교수, 윤덕용 교수, 이화민 교수가 각각 발표했다.

1부는 국내 의료분야 첨단정보통신기술 활용방안을 주제로 진행됐다. 좌장을 맡은 울산의대 임태환 전 교수는 임태환 교수는 “인공지능과 챗GPT를 병원에 도입할 수 있겠다고 각자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콘퍼런스는 충북의대 이영성 교수의 ‘공공의료기관에서 첨단정보통신기술의 활용 전략’ 주제 발표로 본격 시작됐다. 이영성 교수는 “보훈병원에 가면 적어도 적정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세대 의생명시스템 정보학교실 윤덕용 교수가 ‘초거대 AI 인공지능 시대에 중소 공공병원의 내일’을 주제로 발표했다.

기존 AI는 식약처 허가를 받고 있지만 모델을 조금만 변경하면 다시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알 수 없으며 병원의 작업흐름(워크플로우)에 맞지 않는다면 현실적으로 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도 문제이다. 현재 대부분의 병원은 시스템에 큰 투자를 하지 못하고 조금씩 수정하며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 시스템에 또 다른 프로그램을 얹는 것은 쉽지 않다. 만일 시스템이 멈추기라도 하면 병원에 큰 손실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병원은 EMR 오류로 인해 병원을 하루 닫기도 했다.

윤덕용 교수는 “기존에는 AI와 협력하는 단계였다면 현재는 현실에 더 가깝게 다가왔다”며 “언젠가는 AI시스템을 바탕으로 진료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챗GPT 공공의료서비스 활용방법 소개’를 주제로 고려대 의료정보학교실 이화민 교수가 발표했다.

챗GPT를 가장 쉽고 활용하기 좋은 분야는 환자 상담지원 ‘챗봇’이다. 챗봇을 통해 환자들은 건강상담, 진료예약 및 관리 등을 손쉽게 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환자들의 임상관련 질문에 대한 의사와 챗 GPT의 답변을 비교해본 결과 의사의 답변은 5점 만점에 평균 3.26점이었다. 반면 챗 GPT는 평균 4.13점을 받았다. 따라서 챗봇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면 질 높은 답변을 더 빨리 제시하는 등 환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챗봇 외에도 ▲공중 보건 및 건강정보 제공 ▲진단보조 및 진료지원 ▲의료 행정업무 지원 ▲의료교육 활용 ▲의료데이터 분석 및 연구활용 등에서도 챗 GPT를 활용할 수 있다.

이화민 교수는 “단 챗GPT는 학습이 끝난 상태의 모델이기 때문에 실시간 학습능력이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또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챗GPT가 제공하는 정보를 무조건 맹신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또 이화민 교수는 “챗GPT는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환자에 해를 끼치는 수단이 될 수 있어 미국 FDA에서도 의료분야에서 사용하려면 규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챗GPT는 여전히 개발 중인 기술이기 때문에 신뢰 수준이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의료분야는 환자의 생명, 건강과 직결된 만큼 의료결정의 보조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챗GPT 사용으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의료진이 져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부는 ‘중앙보훈병원 첨단정보통신 활용사례’를 주제로 김춘관 기획조정실장, 최하연 부장, 이원재 재활센터장이 각각 발표했다.
2부는 ‘중앙보훈병원 첨단정보통신 활용사례’를 주제로 김춘관 기획조정실장, 최하연 부장, 이원재 재활센터장이 각각 발표했다.

2부 주제는 중앙보훈병원 첨단정보통신 활용사례였다. 2부 좌장은 중앙보훈병원 노상익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이 맡았다.

중앙보훈병원 김춘관 기획조정실장이 ‘중앙보훈병원 첨단정보통신기술 활용 의료서비스 실제 사례’를 주제로 2부 첫 발표에 나섰다.

중앙보훈병원은 ▲전자의무기록(EMR) ▲원격모니터링 ▲스마트병동 ▲원격의료 ▲모바일 앱 ▲플랫폼기반 정보제공 ▲AI 음성인식 시스템 ▲AI 영상분석 및 진단 ▲로봇치료 ▲수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헬스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김춘관 기획조정실장은 “병원 내 디지털전환도 중요하지만 병원 외 디지털전환도 중요하다”며 “집에 있는 환자들이 어떻게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을지 살피고 서비스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 발제는 ‘AI 기반 의료시스템 디지털전환 지원사업 중앙보훈병원 추진계획’을 주제로 중앙보훈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하연 부장(임상의료정보팀장)이 발표했다.

최하연 부장은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간 의료정보 통합을 통한 AI기반 원스톱서비스 구현을 최종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하연 부장은 “클라우드 EMR 구축을 위한 게이트웨이 구축·연동, AI 사전문진·검진 도입으로 시간을 단축하고 의료진 부족문제 해결, 응급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등 기반 마련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발표는 중앙보훈병원 이원재 재활센터장이 ‘글로벌 의료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사업 참여 계획’에 대해 말했다.

이원재 재활센터장은 “중앙보훈병원은 절단환자 치료와 재활에 대한 노하우, 보장구센터의 제작기술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좀 더 특화해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겠다”며 “지금이 글로벌 의료접근성을 개선하고 메타버스 시대에 탑승해야 할 시의적절한 시기”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중앙보훈병원 유근영 병원장은 “우리 병원은 보훈이라는 틀에 갇혀 상대적으로 정체돼 있는 병원”이라며 “외국과의 교류도 적고 앞으로 보훈병원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진료 안정화가 먼저인지, AI, 챗GPT, 스마트병원 등 미래지향적인 활동을 지금처럼 많이 해나갈 것인지 딜레마에 놓여 있다”며 “하지만 결국 두 가지 모두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 기회에 투자하지 않으면 앞으로는 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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