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봉석 교수의 전지적 비뇨기과시점] 성관계에 정답은 없다…상호간 이해·배려 우선
[심봉석 교수의 전지적 비뇨기과시점] 성관계에 정답은 없다…상호간 이해·배려 우선
  • 심봉석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11.0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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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석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남현희 씨 관련 논란이 뜨거운 감자이다. 그중 화제되고 있는 것이 어떻게 상대방이 여성인지 남성인지 모를 수 있냐는 것이다. 여러 정황으로 미뤄 상대방은 남성화 성전환수술을 받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남현희 씨는 방송 인터뷰에서 “성별을 정말 몰랐느냐”는 질문에 “옆에 누워서 본인이 남자라는 것을 노출했다. 보여주는 노출이 아니라 스킨십이 먼저 있었다. 성관계를 시도했는데 분명 남자였다”고 설명했다.

결혼과 출산경험이 있는 40대 여성에게 이런 착각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레즈비언들이 사용하는 남성 성기모양의 보형물 FTM 패커나 바이브레이터 등의 도구를 이용해 교묘하게 속였다거나 가스라이팅을 당해 세뇌됐다는 분석들이 있지만 어떠한 설명도 일반 상식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남성과 여성의 성 생리의 차이를 이해하면 충분히 해석이 가능하다. ‘보여주는 노출이 아니라 스킨십이 먼저 있었다’라는 점에 주목하자.

섹스의 과정과 형태는 남성과 여성이 다르다. 남성의 성 생리에는 정신보다는 섹스과정에서 느끼는 육체적 감각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남성과 달리 여성은 섹스를 통해 상대방과 친밀감을 느끼려고 한다. 여성은 섹스에서 배려와 공감, 분위기 등 정서적 요인을 더 중시하기 때문에 육체적인 자극보다는 뇌가 먼저 반응하고 나서야 성적 흥분이 따른다.

섹스에서 자신의 말초적 쾌감이 목적인 남성과는 달리 여성은 소통과 상대방의 만족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여성들은 섹스를 ‘자신의 즐거움을 위한 육체활동’보다는 ‘서로 교감하고 함께 느끼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이에 남성은 몸으로 섹스하고 여성은 뇌로 섹스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성경험이 있는 여성들의 60% 이상이 신체를 만지지 않고 성적인 상상만으로 절정에 도달할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상상에 의한 절정감은 클리토리스(여성의 생식기관인 음핵)나 외음부의 자극에 의한 쾌감과 거의 비슷하고 심장박동과 혈압도 비슷하게 상승한다.

성적 상상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두 배 정도 더 많지만 남녀에 있어 상상의 양상이 다르다. 남성은 흔히 말하는 야한 생각으로 육체적 행위에 관한 적나라한 상상을 하고 여성은 로맨틱한 감성적인 상상을 한다. 따라서 분위기로 유도하고 감미로운 속삭임과 애무만으로도 여성을 절정에 이루게 할 수 있고 이 경우 실제 성기 삽입이 없었다고 해도 정상적인 성관계라고 착각할 수도 있다.

님현희 씨 사건 중 성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는 성의학적 관점을 포함한 여러 시각으로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섹스 이론은 이론에 그칠 뿐이다. 사실 남녀 간의 성생활은 대단히 복잡하고 미묘한 것으로 정답이 있을 수 없고 섹스에는 공식이 존재하지 않는다. 섹스의 형태, 횟수, 시간, 체위, 순서에 대한 기준치는 없으며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고 함께 하는 것이 진정한 섹스일 것이다.

여성들이 뇌 섹스를 중요시한다고 해서 육체적인 노력은 등한시하고 립 서비스로만 때우면 안 된다. 여성의 성적 만족을 위해서는 남성의 배려와 존중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지, 여성에게 육체적 자극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성적 흥분을 위해 적당한 분위기와 사랑의 속삭임이 필요하지만 침대에서 흘리는 남성의 땀은 최고의 최음제 역할을 한다. 특히 냄새에 민감한 여성은 일반적으로 남성의 건강한 땀 냄새에서 성적 충동을 가장 크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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