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 14일은 ‘세계 당뇨병의 날’이다. 당뇨병 자체는 우리를 괴롭게 할 만한 증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방치하면 몸속 크고 작은 혈관과 신체 장기를 망가뜨려 생명에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킨다. 당뇨합병증이 더 무섭다고 누누이 강조되는 이유이다.
그중에서도 눈 합병증은 놓치기 쉽다. 초기합병증으로는 당뇨망막병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환자 대부분이 이미 많이 진행돼 시력 이상을 느끼고 나서야 안과를 찾아서다. 또 시력저하를 느끼더라도 중장년층은 이 시기에 흔한 노안증상이라고 가볍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당뇨망막병증이 진행되면 시력저하를 넘어 ▲눈앞에 먼지나 벌레 같은 것들이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거나 ▲어둠 속에서 눈을 감았는데도 눈이 부시거나 ▲사물이 비뚤어져 보이는 증상(변시증)이 나타날 수 있다.
누네안과병원 망막센터 이종석 원장은 “당뇨병 진단 후 위의 해당하는 증상 중 한 가지라도 나타난다면 안구 내 (유리체) 출혈에 대한 검진이 꼭 필요하다”며 “당뇨망막병증이 진행될수록 황반부종과 눈 속 출혈이 발생해 갑작스런 시력손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뇨망막병증으로 진단 후에는 환자 상태에 따라 다양한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망막이 손상됐다면 치료 이후 시력 회복은 어려워 대부분의 경우 질환의 진행을 억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치료를 진행한다.
이종석 원장은 “일반적으로 장기간 사용된 레이저치료를 시행하지만 시력저하, 눈부심, 시야 좁아짐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 경우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항체주사치료’를 고려한다”고 말했다.
항체주사치료는 환자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쉽게 치료할 수 있고 레이저치료가 불가능한 환자에게도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두 방법 모두 효과적이지 않으면 마지막 방법으로 유리체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이는 당뇨 말기 합병증으로 망막박리가 발생한 경우 혼탁해진 유리체와 신생혈관, 해당혈관을 둘러싼 막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가장 좋은 것은 당뇨망막병증 예방과 조기발견. 평소 약물치료와 생활관리로 혈당을 유지하고 진단 후에는 당장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6개월~1년마다 안과 정기검진은 필수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제1형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은 경우 5년 이내, 제2형 당뇨병은 진단과 동시에 바로 안과검사 받을 것을 권고한다.
이종석 원장은 “설령 당뇨망막병증을 진단받았더라도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효과가 좋다”며 “ 당뇨망막병증은 비증식성과 증식성으로 나뉘는데 비증식성은 6~12개월마다, 중증도는 4~6개월마다 검사받고 필요한 치료를 받으면 병이 더 악화되는 것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 증식성 당뇨망막병증 단계부터는 당 조절 외 안과 치료(레이저, 주사, 수술 등)가 필요할 수 있어 2~3개월마다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TIP. 한눈에 보는 당뇨병환자의 눈 건강관리법
1. 철저한 혈당관리 :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계속 실천해야 할 수칙. 혈당조절에 소홀하면 혈당을 잘 조절한 환자보다 당뇨망막병증 발생위험이 3배 이상 높다.
2. 혈압유지도 함께 : 당뇨망막병증은 미세혈관질환 중 하나이다. 미세혈관을 약하게 하는 주된 원인은 당뇨이지만 콜레스테롤, 비만, 고혈압, 흡연, 스트레스 등 혈압을 높이는 주요 생활습관 역시 큰 원인 중 하나이다.
3. 꾸준한 유산소운동 : 과격한 운동보다 걷기, 자전거, 등산 등 가벼운 유산소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4. 정기적인 안과검진 : 당뇨가 있다면 6개월, 당뇨망막병증이 있다면 3개월마다 안과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