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노년기 시작인데…66세 성인 5명 중 1명, 5개 이상 약물 복용
이제 막 노년기 시작인데…66세 성인 5명 중 1명, 5개 이상 약물 복용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11.27 2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명 중 1명은 부적절 약물 복용…장애발생·사망위험↑
우리나라 노인의 다약제 복용 및 부적절 약물 복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노년기 불필요한 약물 복용은 득보다 실이 많아 다약제복용에 대한 관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흔히 어르신들은 “나이 드니 먹는 약만 많아진다”고 얘기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지만 우리나라는 불필요한 약물이나 부적절한 약물을 너무 많이 복용하고 있어 다약제복용에 대한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보의연)이 25일 대한노인병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66세 노인 3명 중 1명이 5개 이상 약물을, 2명 중 1명은 잠재적 노인 부적절 약물(노인환자에게 사용했을 때 임상적위험이 이익보다 커져 주의가 필요한 의약품)을 복용하고 있었다.

보의연은 노인의 약물처방 패턴을 파악하고 안전한 약물관리 강화를 위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을 받은 66세 인구 약 330만명의 약물처방 현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2021년 66세가 돼 노인연령에 갓 접어든 젊은 노인 중 35.4%가 5개 이상의 약물을 한 해 90일 이상 복용하고 있으며 8.8%는 10개 이상의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상자 특성별로는 대도시(광역시)보다 소도시(군, 구)에 거주하는 사람, 건강보험에 비해 의료급여대상자, 동반질환이 많고 입원 또는 응급실 방문이 많거나 여러 의료기관을 방문했던 사람들에서 약물개수와 부적절 약물 처방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노인 부적절 약물을 복용 중인 66세 인구가 2012년 약 13만8000명에서 2021년 24만8000명으로 꾸준히 늘었고 5종 이상의 다약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2012년 8만명에서 2021년 16만명으로 2배 이상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노인 부적절약물의 위해성이 증명됐다는 것. 2015~2016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66세 성인 65만여명을 5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노인 부적절 약물을 사용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사망위험도가 25%,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46% 상승했고 부적절 약물의 개수가 늘수록 장애발생위험도도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1~2종의 노인 부적절약물을 사용했을 때는 3등급 이상 장기요양등급(일상생활에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장애)을 받을 위험성이 31% 증가했고 3종 이상 사용했을 때는 무려 81% 증가했다.

연구진은 처방되는 약물의 개수가 늘수록 생리적 노화, 약물 간 상호작용 등으로 이익보다 위해가 더 커질 수 있고 노인에게 사용을 지양해야 하는 약물의 처방빈도가 높아질 수 있다며 안전한 약물 관리가 시급함을 강조했다. 

연구책임자인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선욱 교수는 “70~80대 노인뿐 아니라 이제 막 노인에 접어든 66세 성인 중 상당수가 다약제 및 노인 부적절 약물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람들이 향후 사망하거나 일상생활에 주변의 도움이 필요할 정도의 높은 장기요양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 이번 연구결과의 핵심”이라며 “안전한 약물사용을 위해 노인의 약물 처방 및 사용 패턴을 이해하고 전체 약물의 개수와 부적절 약물을 줄이기 위해 의료계, 시민,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동연구자 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는 “잠재적 노인 부적절 약물 복용은 장기적으로 신체기능저하를 촉진할 우려가 있으며 약의 부작용이 더 많은 의료 이용과 또 다른 약의 처방을 부르는 연쇄 처방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며 “의료이용자 및 의료진 모두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동연구책임자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윤지은 성과연구팀장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노인 다약제 및 부적절 약물 처방자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했고 대상자 특성별로 노인 약물 처방패턴이 달라 개인 및 의료이용 특성에 따라 맞춤형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본 연구가 향후 노인 부적절 약물 사용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근거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