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전한 사회 속 ‘나’다움을 위한 자기방어법
불안전한 사회 속 ‘나’다움을 위한 자기방어법
  • 장인선 기자·심예은 인턴기자 (with.sim@k-health.com)
  • 승인 2023.11.28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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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신간] 나를 나답게! 자기방어 수업
창비
박은지/창비/148쪽/1만3000원

‘자기방어’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길거리 폭력’이 떠오른다. 다만 우리 사회에 숨어있는 편견, 타인의 시선, 주변에서 받는 미묘한 평가와 비난은 떠오르지 않는다.

타인의 말 한마디에 영혼까지 흔들렸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이 많다면 방어벽이 높아져 의미없는 말에도 감정소모가 커진다. 저자는 이처럼 누구라도 알아차릴 수 있는 물리적인 폭력 외에 정체성, 성별, 인종, 종교, 나이, 장애 등 보이지 않는 교묘한 폭력으로 피해자가 된다고 한다. 이에 저자는 방어의 첫걸음을 ‘자기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방어는 단지 방어벽을 세워 타인을 적대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속을 채워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감정을 다루는 연습이 필수적이다. 저자는 “감정은 지금 이 순간 내가 어떤지를 보여 주는 지표일 뿐 좋고 나쁨, 옳고 그름을 나눌 수 없다”며 “감정과 연결될 때 우리 안에 자신감과 평온함이 생긴다”고 얘기한다. 또 “슬픔은 내가 무엇을 소중하게 여겼는지 떠올릴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슬픔이나 나쁨, 부정적인 감정도 우리를 단단하게 만들어줘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방어해준다는 것. 

저자는 내면의 힘을 키우는 것뿐 아니라 호신술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합기도와 다양한 격투기를 배운 저자는 실제 위협에 직면했을 때 한 번이라도 대응해보면 도움이 된다며 태권도, 유도, 검도, 합기도, 복싱, 킥복싱, 주짓수, 레슬링과 등을 권한다. 이 책 뒤에는 ‘나의 몸 지도 그리기’와 ‘내 주변 건강 지도 그리기’ 워크숍도 소개돼 있다.

어쩌면 사회는 늘 안전하지만은 않다. 사회에는 사소한 괴롭힘부터 자기 힘을 과시하는 문화, 사회적 불평등, 다름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지 못하는 편협함 등 다양한 형태의 폭력이 존재한다. 이뿐 아니라 나답지 못하게 하는 것들도 폭력의 한 형태다.

자기방어는 내가 불안전하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벗어날 수 있는 힘이다. 외부의 자극에 움츠러들지 않는 것, 주위의 여파에도 내 중심을 갖는 것. 그 첫걸음은 자신과 소통해 자신을 이해하는 분리감각이다.

저자는 건강운동관리사이자 자기방어 교육전문가로 청소년을 위한 맞춤서로 이 책을 저술했다. 하지만 ‘공격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본 경험이 적은’ 이들에게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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