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눈에서 바라본 담배 없는 세상”
“학생의 눈에서 바라본 담배 없는 세상”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3.11.2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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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학생 중심 흡연예방정책 국회토론회 : 청소년이 말하는 담배 없는 세상’ 토론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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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9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는 청소년들이 직접 흡연예방정책을 제안하고 발표하는 토론회가 개최됐다.

학생들이 직접 흡연예방정책을 제안하고 발표하는 토론회가 국회에서 개최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정숙 의원(국민의힘)은 오늘(29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2023 학생 중심 흡연예방정책 국회토론회 : 청소년이 말하는 담배 없는 세상’ 토론회를 개최했다. 

첫 발표에 나선 상암중학생들은 편의점을 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장소로 규정해 담배소매점으로 지정할 수 없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담배소매인을 지정해 이들이 청소년을 고용할 수 없게 하자고 의견을 냈다. 담배에 대한 노출을 줄일 뿐 아니라 구매도 어렵게 해 청소년 흡연율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천왕중학생들은 ‘담배 구매 QR코드 인증제’를 정책으로 제안했다. 성인인증을 한 후 담배를 구입할 수 있게 해 청소년들이 담배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보성여자중학생들은 담배와 관련한 모든 영상이나 이미지를 담배광고의 범주로 보고 경고문구를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운중 공민서 학생은 체크카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과 교육을 연계한 금연포인트 제도 도입을 정책으로 제시했다. 청소년들이 많이 사용하는 체크카드에 금연 앱을 연동, 매일 출석체크나 미션 등을 수행하게 하는 것이다.

성신초 김형규 학생은 기존의 주입식교육에서 탈피해 디지털기기(VR)를 활용한 흡연예방 교육을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대원고학생들은 학생 건강검진 항목에 흡연검사를 추가하자고 말했다.

패널
패널토론에서는 학생들이 제안한 정책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패널토론에는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성일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토론자는 대한금연학회 김현숙 회장(신한대 간호학과 교수),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유현재 교수,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 이성규 센터장, 대영고 박치동 교장, 서울특별시교육청 이민학 사무관, 서울특별시교육청 보건안전진흥원 윤덕섭 부장, 보건복지부 정연희 건강증진과장 등이 참석했다.

김현숙 회장은 “어른들이 볼 수 없었던 사각지대의 문제를 청소년들의 시각에서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다”며 “특히 학생 건강검진항목에 흡연검사를 추가하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가장 시급하게 이뤄져야 할 정책 중 하나는 학교주변 거리 중 상대보호구역의 금연구역 지정”이라며 “청소년 건강증진과 흡연예방을 위해 상대보호구역도 금연구역으로 반드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현재 교수는 “흡연문제가 명백히 건강, 특히 미성년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면 일부 제한하거나 합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며 “신종담배에 대한 청소년 접근성도 빠른 시일 내 제한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성규 센터장은 “담배규제정책은 건강과 관련된 만큼 옳고 그름이 명확하지만 담배업계라는 막강한 이해관계자가 있다”며 “담배산업이 우리 사회, 경제,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정치권조차 이 문제를 상식대로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청소년들이 주장하는 담배규제정책의 방향성과 숙제들은 주의 깊게 들어야 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박치동 교장은 주입식 교육보다는 학생 주도적 참여와 체험 위주 활동으로 금연인식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덕섭 부장은 ‘서울시교육청 학교 흡연예방정책 한계점 및 발전방안’에 대해 의견을 전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담배 없는 세대 실현을 위해 학교 흡연예방사업 종합관리계획을 수립해 현재 2기(2021~2025년)를 추진하고 있다.

사업과 관련해 서울특별시교육청 보건안전진흥원은 매년 전문인력 4~5명을 8개월 단기계약으로 고용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불안정한 고용조건으로 퇴사가 잦고 새롭게 고용되더라도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3~6개월이 소요돼 사업 운영이 단절되는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윤덕섭 부장은 “사업이 효율적·효과적으로 운영되려면 8개월 단기계약직이 아닌 정규직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며 “복지부 ‘학교흡연예방사업 지침’에 기간제 근로자가 아닌 전담공무원을 충원하도록 명시하고 관련 예산도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지혜 주무관은 “담배소매인 지정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지만 ‘담배사업법’은 기재부 소관으로 법 개정에 큰 장애물과 난관이 있어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며 “오늘 발표한 내용들이 실질적인 정책으로 되기 위해서는 오늘 하루만 발표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꾸준히 목소리를 내준다면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연희 과장은 “금연정책에 있어 가장 큰 파트너는 아동청소년이 돼야 할 것”이라며 “제안한 내용들이 당장 실현되지 않더라도 계속 얘기하다보면 언젠가는 실현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정책을 어떻게 현실화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신현영 의원은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조금만 다듬고 구체화하면 충분히 실현가능성이 있는 좋은 제안”이라며 “제안을 같이 통과시켜보고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도 함께 한다면 학생들에게도 뜻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오늘 제안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국회 차원에서도 방안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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