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상 노력해도 임신 안 된다면 남성불임 의심하세요
1년 이상 노력해도 임신 안 된다면 남성불임 의심하세요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3.12.07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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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 남성 쪽 원인 40~60%에 달해
최근 5년 동안 남성불임환자·진료비↑
남성불임 원인에 따라 치료법 달라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불임부부의 약 40~60%는 남성에게 원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부부 모두에게 원인이 있는 경우도 20%에 달한다. 따라서 불임이 의심되면 부부가 함께 불임검사를 받아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임신이 되지 않으면 여성 쪽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불임부부의 약 40~60%는 남성에게 원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부부 모두에게 원인이 있는 경우도 20%에 달한다.

실제로 국내 남성불임환자 수는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남성불임 진료현황’에 따르면 남성불임 진료환자 수는 2018년 7만8370명에서 2022년 8만5713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30대는 5%, 40대 20%, 50대의 경우 33%가 증가하는 등 30~50대의 진료인원이 크게 늘었다.

남성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남성불임 진료현황에 따르면 남성불임 진료환자 수는 2018년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남성불임은 부부가 1년 이상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성생활을 했는데도 남성 쪽 원인으로 아이를 출산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통계에 따르면 결혼한 부부의 15% 정도가 불임이고 남성 쪽 원인은 이 중 40~60%를 차지하고 있다.

25~35세 정도 연령의 정상적인 부부가 규칙적인 성관계를 가질 때 매월 임신율은 약 20~25% 정도이며 6개월 이내에 임신할 확률은 약 70%, 1년 이내에 임신할 확률은 85~90%이다. 따라서 정상적으로 성관계를 가졌는데도 1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으면 불임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구승엽 교수는 “불임은 피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불임기간, 유산을 포함한 임신 유발 경력, 수술력, 기왕력, 약물 복용력 등을 문진한다”며 “신체검사는 진단을 위해 매우 중요한 검사인 만큼 전신 신체검사, 체모, 음경, 음낭, 고환, 부고환, 정관 등의 상태를 검진한다”고 설명했다.

남성불임은 남성호르몬을 포함한 호르몬 문제, 독성물질 노출이나 감염 및 외상으로 고환에 생긴 문제, 정자의 문제, 정상적인 정자이더라도 배출되는 길이 비정상적인 경우 등의 이유로 발생할 수 있다.

호르몬 이상으로 나타나는 불임은 칼만증후군, 원인불명, 성선자극호르몬 결핍증, 프래더윌리증후군(Prader-Willi syndrome), 전신적 사춘기 성장지연, 이차성 성선자극호르몬 분비호르몬(GnRH) 분비장애, 뇌하수체저하증, 고프로락틴혈증 등이다.

고환 자체가 문제인 경우도 있다. ▲선·후천적 무고환증(외상, 염전, 종양, 감염, 수술 등) ▲정계정맥류 ▲고환염 ▲지주세포증후군 ▲선·후천적 정자생성 중지 ▲구형 정자증 ▲클라인펠터증후군 ▲46XX 남성 ▲47XYY 남성 ▲누난(Noonan)증후군 ▲염색체구조 이상군 ▲난관잔존증 ▲성선 발생장애 ▲라이디히세포 형성저하증 ▲남성 가성반음양 ▲진성반음양 ▲고환종양 등이 있다. 또 약물, 방사선조사, 고열, 환경독성물질, 간경화, 신부전으로 고환에 문제가 생겨 불임이 될 수도 있다.

정로 및 부속성선장애로는 감염, 정관수술로 인한 폐쇄, 낭종성 섬유화증, 선천성 양측 정관 형성부전증, 영 증후군(Young’s syndrome), 정액의 액화장애, 면역성 불임 등이 있다. 이밖에도 이소성 요도구, 음경기형, 발기장애, 사정장애 등 정액전달장애에 의한 경우도 있다.

남성불임은 환자가 임신을 원한다면 바로 치료해야 한다. 당장 임신을 원하지 않더라도 불임의 원인이 되는 일부 질환은 건강상 다른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불임치료는 인공수정, 체외수정 등의 방법을 최대한 보류하고 자연임신을 목표로 시행한다.

가장 먼저 시도할 수 있는 것은 특별한 치료 없이 임신을 기다려보는 것이다. 단 불임검사상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고 동시에 여성의 나이가 30세 미만 경우에 해당된다.

정액검사상 정상범위이거나 경미한 결함이 있어 임신이 되지 않을 때에는 충분한 휴식, 지나친 스트레스 피하기, 유독성 물질을 취급하거나 더운 환경에서 일하는 것을 피하고 몸에 꽉 끼는 옷이나 내의도 피하는 것이 좋다.

기대요법을 시행했는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거나 검사상 이상소견이 있다면 호르몬치료, 수술 등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남성불임은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명확히 구분돼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내분비질환, 정로감염에 의한 농정자증, 항정자항체에 의한 면역성 불임, 사정장애 등으로 발생한 불임은 약물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정관수술을 했다면 정관정관문합술이나 부고환정관문합술을, 정계정맥류에 의한 불임인 경우 정계정맥류절제술을 시행한다. 사정관 폐쇄인 경우 내시경에 의한 경요도절제술이 먼저 고려된다.

폐쇄성 무정자증에서 선천성 양측 정관형성부전증이나 수술로 교정이 불가능한 폐쇄성 정로장애로 인한 무정자증은 미세수술적 부고환 정자흡입술과 난자세포질 내 정자주입법을 시행한다. 미세수술적 부고환 정자흡입술이 불가능하다면 고환조직 정자채취술과 난자세포질 내 정자주입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불임
남성불임환자 평균진료비도 지속적으로 늘어났으며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평균진료비가 상승했다.

한편 남성불임환자의 평균진료비도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평균진료비는 12만9000원 정도인 반면 2022년은 14만6000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나이가 많아질수록 평균진료비는 상승했다.

전혜숙 의원은 “아이를 갖고 싶어도 못 갖는 안타까운 현실은 반드시 해결돼야 하는 과제”라며 “저출생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불임·난임환자를 지원하는 적극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TIP. 남성불임을 일으키는 주요 질환

▲칼만증후군=시상하부로 알려진 성선을 자극하는 호르몬을 생산하는 기관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질환

▲성선자극호르몬 결핍증(성선기능저하증)=성선자극호르몬과 성선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해 나타나는 질환

▲프래더윌리증후군=15번 염색체의 이상으로 지능장애, 작은 키, 지나친 식욕, 비만, 성기능 장애 등이 나타나는 유전질환

▲고프로락틴혈증=뇌하수체 기능에 영향을 주는 가장 흔한 호르몬 이상으로 이차성무월경의 가장 흔한 원인이며 불임과 관련 있음

▲정계정맥류=고환 상부의 정맥혈관이 구불구불하게 확장된 상태로 고환에서 나가는 정맥에 장애나 역류가 생겨 정맥혈관이 엉키고 부풀어 있는 질환

▲클라인펠터증후군=고환이발생증과 여성형 유방 등 임상증상이 나타나는 질환

▲누난증후군=특이한 얼굴과 선천성 심장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신체기형이 나타나는 유전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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