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태그로 신속·정확·안전 삼박자 ‘착’…임상시험이 달라졌다
스마트태그로 신속·정확·안전 삼박자 ‘착’…임상시험이 달라졌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12.0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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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광명병원, ‘스마트임상시험센터(STC)’로 임상시험 새 장 열어

# ‘띡’. 내 기본정보가 입력된 스마트태그(대상자인식표)를 NFC기기에 인식하니 검사항목이 차례로 뜬다. 임상시험대상자는 이를 보고 차례로 검사를 진행한다. 옆에서 검사결과를 기록하는 의료진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채혈부터 투약까지 입원 후에도 모든 과정이 스마트태그 하나로 이뤄진다. 이렇게 수집된 모든 정보는 자동화 플랫폼에 실시간으로 저장돼 언제든 모니터링할 수 있다.

중앙대광명병원 스마트임상시험센터(STC)는 시스템과 시설 면에서 차별화를 꾀해 바이오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임상시험의 새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앞줄) 차소영 책임연구간호사, 유광호 임상의학연구소장, 이두선 임상시험센터 팀장, 이하은 임상시험센터 코디네이터. (뒷줄) 황지애·윤하경·원지선·유수경·우아영·이신영 임상시험센터 코디네이터.

병원의 디지털 전환 속에서 임상시험에도 새 바람이 불고 있다. 프로세스 전반에 첨단기술을 접목, 이른바 종이가 사라진 페이퍼리스(paperless) 형태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것.

이 변화를 주도한 첫 주자는 중앙대광명병원이다. 지난해 3월 첫발을 내디딘 중앙대광명병원은 진료만큼이나 중요한 연구를 디지털 전환의 시작점으로 삼고 임상시험의 차별화를 꾀했다. 연구개발(R&D)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와 노력으로 마침내 지난해 6월 식약처로부터 의약품 임상시험 실시기관으로 지정되면서 국내 최초 자동화 플랫폼을 구축한 스마트임상시험센터(Smart Trial Center, 이하 STC)의 문을 열었다.

임상시험은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증명할 목적으로 해당 약물의 약동·약력·약리·임상적 효과를 확인하고 이상반응을 조사하기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시험 또는 연구를 말한다.

이 과정에서는 임상시험대상자로부터 수집되는 모든 정보를 근거문서로 기록해 전자증례기록서(E-CRF)로 문서화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수기로 기록한 정보를 또다시 컴퓨터로 옮겨야 하다 보니 휴먼에러, 즉 사람에 의한 입력 오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직원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 업무에 드는 시간은 물론 심적인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은 것이다.

임상시험 참여자가 스마트태그를 NFC기기에 인식하면 화면에 검사내용이 차례로 안내된다. 임상시험 참여자는 이에 따라 검사를 진행하면 되며 해당 데이터는 자동화 플랫폼에 바로 저장돼 컴퓨터로 언제든 모니터링할 수 있다.

STC는 이러한 문제를 차단하고자 근거문서를 전자증례기록서와 바로 연동시키는 자동화 플랫폼을 개발했다. 또 신체검진부터 채혈, 투약 등 임상시험의 모든 과정을 스마트태그로 진행, 관련 정보가 자동화 플랫폼에 바로 저장되게 하고 이를 언제든 모니터링할 수 있게 했다.

STC를 이끌고 있는 유광호 임상의학연구소장은 “종이 없는 이른바 페이퍼리스 시스템으로 기존 임상시험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높여 신속한 임상시험이 이뤄질 수 있게 하면서도 인력개입으로 인한 오류를 최소화해 데이터의 정확성도 확보했다”며 “임상시험에서 중요한 신속함과 정확성,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병원에 오지 않고 개인 스스로 직접 검사하는 소비자대상직접검사(DTC)가 화두인데 STC의 스마트태그 시스템은 임상시험에서도 DTC를 활성화할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전산오류와 데이터 손실방지 시스템도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외부 접근을 제한한 내부 서버실을 별도로 마련해 본 서버와 백업(Back-up) 서버를 함께 저장하고 있는 것. 또 별도 계약한 외부 외주업체에 백업 서버를 구축,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추가 업로드하고 있다. 내부 서버실에 사고가 발생해도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도록 또 하나의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STC 의료진이 채혈 전 스마트태그에 NFC기기를 인식해 임상시험 참여자의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이때 채혈을 하고 버튼 한번이면 채혈 시간을 실시간으로 등록할 수 있다.

STC 직원들에게도 차별화된 시스템은 활력소가 됐다. 무엇보다 달라진 업무환경에 능률이 쑥 올랐다고. 차소영 책임연구간호사는 “예전에는 임상시험대상자의 데이터를 수기로 적고 이를 컴퓨터로 옮겨야 해서 시간도 많이 들고 오류에 대한 불안감과 스트레스도 컸다”며 “지금은 심적인 부담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임상시험연구과제를 함께한 제약사와 임상시험수탁기관(CRO)도 타 기관과 차별화된 STC의 시스템에 놀라움을 표했다고. 윤하경 코디네이터(CRC)는 “제약사와 CRO 측이 병원을 방문해 투약과정을 모니터링하는 절차가 있는데 자동화 플랫폼을 통해 투약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어 방문횟수를 9~10회에서 5~6회로 줄일 수 있게 됐다”며 “신속한 프로세스로 임상시험결과를 빠르게 얻을 수 있다는 점에도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STC는 임상시험 참여자가 스스로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최대한 존중받는 느낌을 얻을 수 있도록 편안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사진은 6인 1실로 구성된 STC 입원병실 전경. 

임상시험 참여자들은 편리하고 쾌적한 시설에 높은 점수를 줬다. 첫 임상시험을 STC에서 경험해본 참여자 75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결과 응답자의 69.3%가 입원시설에 가장 높은 만족도인 5점을 부여했다. 또 타 기관에서 임상시험을 경험하거나 첫 임상시험을 STC에서 경험해본 참여자 105명 모두를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93.3%가 주변 친구나 지인에게 STC의 임상시험을 권유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90.5%는 향후 STC의 임상시험에 재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했다.

기자가 포탈사이트를 통해 확인한 블로그 후기에도 “시설에서부터 차별화된 느낌을 받았다” “채혈하러 일일이 이동하지 않아도 돼서 편리했다” “스마트태그 시스템으로 모든 과정이 진행돼 신기했다”는 의견이 있었다.

STC는 임상시험 참여자들의 편의성 향상에 중점을 두고 병동 전체를 임상시험 전용공간으로 설계했다. 6인 1실 구성으로 답답한 느낌을 최소화하고 각종 편의시설을 구비해 임상시험 참여자들이 최대한 존중받는 느낌이 들게 했다.

STC 이두선 팀장은 “스스로 매우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편안한 마음으로 병원에 머물 수 있도록 참여자의 시각에서 환경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상시험에서는 중간 로스율(임상시험을 도중에 포기하는 비율)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데 STC는 지금까지 수행한 모든 임상연구과제에서 중도 포기자가 평균 10% 미만일 만큼 협조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임상시험 참여자로부터 얻은 모든 데이터는 자동화 플랫폼에 연계되며 참여자들 또한 병실에서 자신의 검사일정을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다.  

시스템과 시설 모두에서 차별화를 꾀한 결과 STC는 지난 1년간 진행한 모든 1상 및 생동성 연구과제에서 100% 동등성을 확인하며 신뢰성을 높일 수 있었다. 내년에는 STC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더욱 주력할 것이라고.

이신영 CRC는 “대중의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임상시험 홍보 콘텐츠 제작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임상시험에 대한 국민의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카드뉴스도 제작해 홈페이지에 꾸준히 올리고 있으니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https://gh.cauhs.or.kr/home/board/all/76_View.do?boardMngNo=76&boardNo=12<건강인 대상 1상 임상시험 그것이 알고싶다!> 참고).

유광호 소장은 “우리나라가 진정한 K-바이오 강국으로 거듭나려면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이 필수”라며 “임상시험 패러다임 변화를 위한 첫발을 잘 내디딘 만큼 앞으로도 여러 의뢰사와 임상수험수탁기관은 물론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STC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TIP. STC가 전하는 임상시험 이것만은 꼭!

1. 임상시험 모집광고에 기재된 시험의 목적, 자격요건, 약물 부작용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기

2. 임상시험센터에서 사전면담 진행 시 동의서를 꼼꼼하게 살핀 후 작성하고 자신의 건강상태나 약물 복용력 등을 솔직하게 알리기

3. 임상시험 진행기간 궁금한 점은 바로 의료진에게 묻고 적극 소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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