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아동·부모·치료사가 ‘앱’으로 하나 된다
발달장애아동·부모·치료사가 ‘앱’으로 하나 된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12.08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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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투큐어, ‘자폐혼합형 디지털치료제 개발’ 성과공유회 및 플레이스토리 오픈식 개최
플레이투큐어의 성과공유회와 플레이스토리 오픈식에 참석한 내빈들은 한자리에 모여 파이팅을 외치며 발달장애아동 치료환경에 새 희망이 깃들기를 기원했다.  

디지털치료제가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치료에 한계점이 많은 아동의 발달장애에서도 의미 있는 연구산물들이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플레이투큐어가 오늘(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책과제로 수행 중인 ‘자폐혼합형 디지털치료제 개발’에 대한 성과공유회와 향후 이를 실현할 치료공간인 플레이스토리 오픈식을 진행, 발달장애 치료의 미래를 환히 밝혔다.

플레이투큐어는 디지털치료제 사업을 위해 2019년 8월 전자약기업 리메드에서 분사한 회사로 현재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을 위한 디지털치료제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와 더불어 대표적인 발달장애로 꼽히지만 ADHD보다 인식이 낮고 현재 소수의 전문가가 많은 자폐스펙트럼 아동을 치료하고 있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마저도 지역적으로 편재돼 있어 많은 아이가 고루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 

플레이투큐어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을 위한 디지털치료제 연구개발의 첫 주자로 나섰다. 미국 FDA의 허가를 받은 디지털치료제는 있지만 아직 자폐치료용으로 허가받은 디지털치료제는 없는 상황. 또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조기에 치료할수록 예후가 좋은데 디지털치료제는 독성이나 부작용이 없고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공급이 용이해 치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참석 내빈들이 플레이스토리의 정식 오픈을 알리는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다행히 플레이투큐어는 지난해 4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2022년도 제1차 정보통신·방송 기술개발 사업 및 표준개발지원 사업’ 국책과제 수행기관으로 발탁, 자폐 혼합형 디지털치료제 개발사업의 2세부과제인 ‘자폐스펙트럼장애환자의 의사소통능력 향상을 위한 디지털치료제 개발’에 선정돼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플레이투큐어는 시제품 ‘시나브로 프렌즈’를 통한 파일럿 임상시험을 완료했다. 나아가 치료현장의 어려움과 요구를 파악하고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고자 오랜 노력 끝에 성남시 위례지역에 아동발달센터 ‘플레이스토리’의 문을 열게 됐다.

플레이투큐어 윤헌수 대표는 성과공유회에서 “국책과제의 연구성과가 어느 정도 보이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에게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치료공간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아동발달센터까지 열게 됐다”며 “국책과제를 잘 마무리해 최종성과를 도출하고 지역사회는 물론 플레이투큐어의 성공적인 모델을 전국, 향후 글로벌시장까지 확대해 많은 발달장애아동과 부모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주관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 이상행동 및 문제행동 디지털 치료제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김붕년 교수는 영상으로 축하인사를 전했다. 그는 “이러한 혁신적인 과제가 도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연구과제가 마무리된 후에도 노력을 경주해 아직 뚜렷한 치료제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에게 새 희망을 불어넣겠다”고 밝혔다.

연구책임자인 분당차병원 재활의학과 김민영 교수는 “막대한 비용을 쏟으며 아이들의 치료에 힘쓰고 있는 안타까운 부모들을 마주 하면서 과학기술을 탑재한 디지털치료제가 발달장애분야에서도 꼭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플레이투큐어의 디지털치료제는 다른 발달장애센터에도 치료의 표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공동연구책임자인 가천대학교 통합발달심리센터장 박현주 교수는 좋은 시설도 중요하지만 가장 우선돼야 하는 것은 좋은 치료사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좋은 치료프로그램 또한 뒷받침돼야 하는데 플레이투큐어의 연구산물이 플레이스토리를 찾는 아동들과 엄마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며 센터 발전을 기원했다.

플레이투큐어 윤헌수 대표가 국책과제 진행상황과 성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포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플레이투큐어 측에 따르면 연구과제를 통해 개발될 디지털치료제는 ▲크게 발달장애를 앓는 아이 ▲아이를 케어하는 보호자 ▲아이를 치료하는 치료사 등 총 3가지 부문의 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플레이투큐어 장준 연구기획이사는 “우리가 개발하려는 디지털치료제는 비단 아이에게만 초점을 두지 않고 치료에 함께 하는 부모, 치료사에게도 시선이 머물러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앱”이라며 “바로 이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부모는 앱을 통해 자녀의 상태를 점검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앱에 탑재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를 돌보면서 느꼈던 우울증 등을 완화할 수 있다. 치료사는 아이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바로 제공할 수 있다.

게임요소를 가미해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한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또 센서가 아이의 음성인식, 흥미, 몰입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아이가 반응을 안 보이면 다른 콘텐츠로 바꿔주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장준 연구기획이사는 “올해 7월 분당차병원에서 진행한 파일럿 임상은 3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내년에는 100명을 대상으로 탐색임상시험을 수행할 예정”이라며 “의미있는 결과들을 도출해 2025년 식약처 인허가 목표까지 달성하겠다”고 전했다.

플레이스토리 내부에 위치한 디지털치료제실(왼쪽)과 감각통합치료실. 모니터에 띄어진 프로그램은 플레이투큐어가 발달장애아동의 인지능력 향상을 위해 개발한 시나브로 프랜즈이다.  

이날 자리한 전문가들도 아낌없는 제언을 건넸다.

특히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이준우 PM은 “디지털치료제를 다 개발한 후에 의사가 안 된다고 하면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도 많았다”며 “기술분야와 의료분야 전문가가 사전에 데이터를 충분히 공유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제언해 현장의 공감을 얻었다.

플레이스토리 임경미 센터장은 “우리 센터는 플레이투큐어의 디지털치료제가 현실화될 수 있는 공간이자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성장스토리가 생기는 곳”이라며 “언어치료, 놀이치료, 미술치료 등 기존 프로그램과 새로운 디지털치료제가 시너지를 내 지역사회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플레이투큐어가 수행 중인 국책과제 연구기간은 내년 12월 31일까지다. 공동연구기관으로는 서울대학교, 가천대학교, 그립, 성신여자대학교, 차의과대 분당차병원, 포항공과대학교가 참여한다. 플레이투큐어는 디지털치료제 개발 후 병원 및 전문 치료기관과 가정 연계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 및 시범서비스를 통해 효과를 검증하고 전문임상기관의 임상시험을 실시,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한 뒤 2025년 식약처 인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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