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의 식의보감] 두충(杜沖), 겨울철 시린 허리·다리 튼튼하게 한다
[한동하의 식의보감] 두충(杜沖), 겨울철 시린 허리·다리 튼튼하게 한다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3.12.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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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특정 약재가 들어간 처방을 보면 효과를 알 수 있다. 만일 두충이 들어갔다면 이 처방은 십중팔구(十中八九) 뼈, 관절, 근육 등의 증상과 관련돼 있다. 어르신들이 환으로도 먹고 차로도 많이 마시고 있는 두충. 오늘은 두충의 효능에 대해 알아보자.

두충나무(Eucommia ulmoides)는 가리아목 두충과 두충속 두충종에 속한 낙엽교목이다. 중국이 원산지이지만 멸종위기종으로 현재 인공 재배된 두충나무의 껍질을 약용하고 있다.

두충은 한자로 ‘杜冲(두충)’ 또는 ‘杜仲(두중)’으로 쓴다. 우리나라에서는 ‘중(仲)’ 자도 ‘충’으로 발음해 모두 두충으로 부른다. <본초강목>에는 ‘옛날에 두중(杜仲)이라는 자가 이것을 복용하고 도를 터득했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 지어졌다’라고 했다. 다른 이름으로는 사중(思仲), 사선(思仙), 사선목(思仙木)이라고도 하고 껍질을 부러뜨리면 속에 실이 나와서 목면(木綿)이라는 이름도 있다.

두충은 꺾었을 때 속에 실이 많이 것이 상품(上品)이다. 사용할 때는 볶아서 속의 실을 제거하고 사용한다. 두충을 솥에 넣고 중간에 식염수를 뿌려 노르스름하게 볶아내면 속의 실이 제거된다. 두충을 볶으면 약성이 따뜻해져 소화가 더 잘 된다. 또 두충을 볶으면 일부 성분의 활성이 높아진다.

두충의 맛은 맵고 성질은 평하면서 따뜻하고 독이 없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허리와 무릎에 차가운 느낌이 느껴지면서 시리고 통증이 나타나는 증상을 치료한다. 특히 만성적이면서 몸이 허약해서 나타나는 척추관절 증상에 좋다.

두충은 허리와 무릎을 튼튼하게 한다. <본초강목>에는 ‘허리와 무릎이 아픈 증상을 치료하고 속을 보해 정기를 증가시키며 근골을 튼튼하게 한다’고 했다. 두충은 간(肝)과 신(腎)을 동시에 보하는 작용을 한다.

이시진은 ‘간은 근(筋)을 주관하고 신(腎)은 뼈를 주관한다. 신이 충만하면 뼈가 강해지고 간이 충만하면 근이 튼튼해진다’고 했다. 실제로 두충은 척추관협착증이나 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해 허리가 아플 때 효과적이다. 두충으로 환을 빚어서 먹거나 끓는 물에 달여서 먹어도 좋고 두충주로 술을 담가 먹어도 좋다.

두충은 무릎이 시끈거리고 아픈 증상에 좋다. <본초강목>에는 ‘다리가 시큰거려 땅을 밟지 않으려고 하는 증상을 치료한다’고 했다. 또 ‘근골이 서로 밀착되게 한다’고 했다. 두충은 무릎관절 인대를 강화시켜 관절을 붙들어 매는 힘을 강하게 한다. 따라서 두충은 일반적인 염좌에 의한 인대손상에도 도움이 된다.

두충은 요통과 허리를 삐끗했을 때도 좋다. <동의보감>에는 ‘허리와 척추가 아픈 것 및 허리를 뼈서 나타나는 통증을 치료한다. 또 신로(腎勞)로 허리와 척추가 떨리는 것[腰脊攣]도 치료한다’고 했다. <향약집성방>에는 ‘허리와 척추가 떨리면서 구부러진 증상[腰脊攣傴]을 치료한다’고 했다. 두충은 지나치게 뭉친 근육을 풀어주면서 동시에 척추기립근을 강화시켜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중심을 잡는 데도 도움을 준다.

두충은 남성의 비뇨기증상에도 좋다. <본초강목>에는 ‘음낭이 가렵고 습한 증상과 소변을 본 뒤에 방울방울 떨어지는 것을 제거한다’고 했다. 두충은 남성의 전립선비대증 등 전립선과 관련된 증상을 개선한다. 참고로 두충은 음낭 아래가 축축하고 가려운 것의 원인이 신양허(腎陽虛)일 때는 좋지만 간습열(肝濕熱)이 원인인 경우에는 사상자가 좋다.

두충은 여성의 유산을 방지한다. <본초강목>에는 ‘임신 3~4개월이 되면 유산하는 증상에 쓴다’고 했다. 유산되기 2개월 전에 두충과 속단을 가루내서 산약으로 풀을 지어 환을 만들어 복용한다고 했다. 또 ‘여성의 경우 다양한 질병이나 자궁이 약해서 나타나는 증상에 두충과 대추살로 환을 만들어 복용하면 좋다’고 했다.

두충은 간신(肝腎)을 보하면서 여성의 경우 자궁을 튼튼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 또 근골(筋骨)을 강하게 하는 효능으로는 속단(續斷)과 궁합이 좋아서 처방에 보면 대부분 두충과 속단이 붙어 다닌다. 두충, 속단은 성장발육을 촉진하는 처방에도 들어간다. 하지만 자궁근종이 있는 경우에는 근종을 키울 수 있어 주의해서 활용한다.

두충은 노화를 방지하고 의지를 강하게 한다. <본초강목>에는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노화를 방지한다. 또 심지(心志)를 굳건하게 한다’고 했다. 나이 들면 판단력이 흐려지는데 두충은 노화를 방지하면서도 심지를 강하게 한다. 심지가 굳지 못하면 항상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되고 판단력이 떨어지면 매사에 불안하면서 우울해진다. 두충은 이러한 증상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

두충에는 구타페르카(gutta-percha)라는 고무질성분의 주성분이 함유돼 있다. 일명 두충교(杜沖膠)라고도 한다. 두충잎이나 두충 껍질 속의 실과 같은 조직을 구성하는 성분이다. 이밖에도 ▲제니포시딕산(항염증) ▲클로로겐산(항당뇨 및 항산화) ▲제니포사이드(신경보호) ▲피노레시놀 디글루코사이드(항고혈압) ▲페놀성 화합물인 리리오덴드린(소염진통) ▲게니핀(항우울) 등이 포함돼 있다.

두충의 효능으로는 관절염 억제, 골다공증 억제, 혈압강하, 피부 항산화 활성 및 미백, 콜라겐 합성증진, 항당뇨, 암세포증식 저해 등이 있다. 또 노화로 인한 기억장애와 우울증에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두충은 화(火)나 열증(熱症)에는 적합하지 않다. <본초정화>에는 ‘신허(腎虛)로 화가 치성한 경우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두충은 신양(腎陽)이 허할 때 적합한데 신양이 허할 때는 냉증이 나타난다. 두충의 적응증은 허증(虛症)이면서 냉증(冷症)이다. 참고로 신음허로 인한 허열증에는 두충 대신 숙지황 등이 적합하다.

예로부터 두충은 허리와 무릎을 튼튼하게 하는 데 흔히 활용해왔다. 처방에도 자주 들어가고 민간요법으로도 다용돼 왔다.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이름일 수 있고 이미 도움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두충은 뼈와 근육을 강화하는 데 있어 대충대충 하는 법이 없다. 두충은 허리와 다리를 튼튼하게 하는 데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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