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아침 안 먹는 습관, 성인병으로 가는 지름길 될 수도
청소년기 아침 안 먹는 습관, 성인병으로 가는 지름길 될 수도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12.1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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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결식률 높을수록 비만·고혈압·심뇌혈관질환 위험↑
10년 새 청소년 결식률 급증…사회적 관심과 대책 필요
아침식사 결식률이 높은 청소년일수록 비만 유병률이 높았으며 향후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의 발병위험 또한 높은 것으로 예측됐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아침 대신 잠을 택하는 학생들이 많지만 이 순간의 선택이 쌓이면 건강에는 안 좋은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와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정밀영양협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청소년 아침식사 결식률이 최근 10년 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결식률은 중고등학생에서 높았다. 
청소년 아침식사 결식률이 최근 10년 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결식률은 중고등학생에서 높았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10년간 국내 청소년 아침식사 결식률(주 5회 이상 아침식사 결식)은 고등학생의 경우 2011년 25.5%에서 2022년 41.3%로, 중학생은 2011년 23.2%에서 2022년 36.9%로 모두 급속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결식률은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 순으로 높았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아침식사 빈도가 적을수록 건강지표의 적신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주당 5회 이상 아침식사를 거의 매일 하는 군에선 비만(Obesity) 유병률이 9.8%인 것에 반해 2회 이하로 아침식사를 적게 하는 군에선 비만 유병률이 13.9%로 조사됐다. 

우선 아침식사 빈도가 낮을수록 비만도(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가 높았고 비만(체질량지수 95백분위수 이상) 유병률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체중의 위험은 아침식사 빈도와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또 아침식사 빈도가 낮을수록 수축기·이완기혈압이 모두 높게 나타나 향후 성인이 됐을 때 고혈압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예측됐다.

콜레스테롤과 혈당수치도 높아 향후 심뇌혈관질환 위험도 큰 것으로 예측됐다. 아침식사 결식이 잦은 군(아침식사 빈도가 주당 2회 이하)은 아침식사를 거의 매일 하는 군(주 5회 이상)에 비해 총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공복혈당, 인슐린저항성 수치가 유의하게 높았다. 반면 건강에 이로운 HDL콜레스테롤은 낮게 관찰됐다.

이러한 질병 위험을 높이는 데는 아침식사를 거르는 데 따른 잘못된 식습관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침식사 결식이 잦을수록 하루 칼로리 섭취량은 낮았지만 대신 이들은 짜고 기름기가 많고 식이섬유소가 적은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성장에 중요한 칼슘과 고혈압 예방을 위한 칼륨과 같은 주요 영양소의 섭취비율은 낮았다.

연구진은 결식이 잦은 군에서 비만과 고혈압, 고지혈증 위험이 높은 이유이러한 식습관에 기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면서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아침식사 결식률(주당 5회 이상)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가구소득 하위 20%가 상위 20%보다 2배에 달하는 결식률을 보였다.

한편 아침식사 결식률은 소득수준과 시도별로도 차이가 있었다. 가구소득 하위 20%가 상위 2%보다 2배에 달하는 결식률을 보였으며 서울시 내에서도 서초, 강남, 송파, 강동지역의 결식률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또 학업성취도가 낮을수록 아침식사 결식률이 높았고 학업성취도가 높을수록 결식률이 낮았다.

오상우 교수는 “모든 데이터에서 공통적으로 아침결식의 문제점과 심각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청소년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급속히 늘고 있는데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간과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아침식사 결식은 비만을 일으키고 성인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뇌혈관질환, 암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청소년기 건강한 식습관을 키우고 균형잡힌 식단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상우 교수는 “현대인의 바쁜 생활상을 감안할 때 부모에게 무턱대고 가정에서 아침식사를 제공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면서 “특히 저소득층에서 아침식사 결식률이 높게 나타난 것에 주목, 일부 지역에서 지자체와 교육 당국이 나서 학교에서 아침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것처럼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고 자녀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한 환경 조성에 그 어느 때보다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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