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대 낮아지는 젊은 뇌졸중, 예후 수년간 제자리
연령대 낮아지는 젊은 뇌졸중, 예후 수년간 제자리
  • 안훈영 기자·심예은 인턴기자 (with.sim@k-health.com)
  • 승인 2023.12.19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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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이송까지 걸리는 시간 단축 위한 응급의료시스템 마련해야
배희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배희준 교수팀은 젊은 뇌졸중의 평균 발병 연령이 12년간 43.6세에서 42.9세로 낮아졌다는 결과를 밝혀냈다.

젊은 뇌졸중은 18~50세 사이에 발생하며 전체 뇌졸중환자의 약 10~15%를 차지한다. 젊은 환자들은 뇌졸중 후유장애를 평생 안고 살아야하기 때문에 고령자에 비해 질병부담이 1.6배 이상 높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젊은 뇌졸중 발병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치료법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예후는 그대로거나 악화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배희준 교수 연구팀(제1저자 인하대병원 김종욱 교수)은 2008년부터 2019년까지 17개 병원에서 18~50세 사이의 뇌졸중환자 7050명을 대상으로 다기관 뇌졸중 코호트 연구(Clinical Research Collaboration for Stroke in Korea, CRCS-K)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젊은 뇌졸중 평균 발병연령이 12년간 43.6세에서 42.9세로 낮아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여성 뇌졸중환자 18~30세 비중이 6.5%(2008~2010년)에서 10.2%(2018~2019년)로 대폭 증가하며 남성이 동기간 4.1%에서 5.5%로 증가한 것과 대비됐다.

발병률은 급증하는 반면 치료 성적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최신 진료지침에서 요구하는 치료지표 ▲혈전용해제 투여율 ▲혈전제거술 시행률 ▲스타틴 투여율 ▲복합항혈전제 사용률 등은 좋아졌지만 사망률, 기능적 회복률과 같은 치료 결과지표들은 변동이 없었다. 오히려 1년 내 재발률은 4.1%(2011~2013년)에서 5.5%(2017~2019년)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예후가 개선되지 않은 이유로 혈관재개통치료지표 개선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환자는 전체의 20%에 불과하다는 점, 증상발견 후 병원 도착까지 시간은 여전히 8.0시간(2008년 8.4시간)으로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을 꼽았다. 뇌졸중은 빨리 치료할수록 뇌 손상을 줄일 수 있는데 병원 이송까지의 시간을 단축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또 뇌졸중을 유발하는 고혈압, 당뇨병, 부정맥 등 원인질환에 대한 인지율과 치료율이 그대로거나 악화된 점, 젊은 여성의 흡연율 증가 등을 거론했다.

배희준 교수는 “젊은 연령에서도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원인질환을 앓고 있는지 미리 파악하고 관리해야 하며 빠르게 치료 가능한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응급의료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심인성색전증 등 일부 뇌졸중에서는 항응고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관련 연구와 치료지침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미국뇌졸중학회지 ‘Stroke’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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