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 심해지는 치질, 부끄러워 말고 초기에 치료하세요!
추운 날씨 심해지는 치질, 부끄러워 말고 초기에 치료하세요!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3.12.26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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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발견 시 약물·좌욕만으로 치료가능
섬유질 많이 먹고 배변 5분 이내 해결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치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섬유질이 많이 든 음식을 섭취하고 배변시간은 5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회사원 강 씨(41)는 아내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다.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며 휴대전화로 이것저것 보다 보니 오래 앉아 있게 돼 변비가 생겼고 치질로 이어진 것이다.

치질은 대표적인 항문질환으로 ▲항문출혈과 항문 내부 덩어리가 나오는 치핵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 ▲항문 주변 농양이 곪았다가 터지는 치루 모두를 말한다.

■치질, 심해지면 수술로만 치료할 수 있어

치질의 초기증상은 피와 통증이다. 이뿐 아니라 휴지에 피가 묻거나 잔변감과 함께 항문 주변에 가려움을 느낀다. 시간이 지날수록 변기물이 빨갛게 될 정도로 출혈량이 늘고 항문 내부의 혈관덩어리가 돌출돼 극심한 통증에 시달린다.

치질은 ▲좌변기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 ▲딱딱한 대변 ▲잦은 음주 ▲섬유질이 적고 동물단백질이 많은 식사습관 ▲스트레스 ▲고령 ▲임신 ▲가족력 ▲만성변비 ▲다이어트로 인한 변비 등이 주요 원인이다.

문제는 치질환자 대부분이 치료에 소극적이라는 것. 진료받기를 부끄러워하고 위생상 문제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통증과 병을 키운다. 

의정부을지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권윤혜 교수는 “초기치질은 약물처방, 좌욕 등을 통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며 “증상이 심해지면 수술로만 치료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찬바람 불면 모세혈관 수축…치핵환자↑

치핵은 항문에 있는 혈관덩어리가 부풀어 오르면서 항문 밖으로 밀려 나오는 질환이다. 찬 곳에 오래 앉아 있거나 변비 때문에 화장실에 오래 앉아 힘을 주는 압력 등의 원인으로 부풀어 오른다.

치핵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배변 시 지나치게 힘을 주거나 장시간 변기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 변비, 음주 등이 치핵을 악화시킨다. 특히 추운 겨울에 혈관이 수축하고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증상이 심해진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2019년 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연간치질수술 약 17만건 중 겨울수술이 4만9000건에 달한다.

치핵은 배변과정에서 피가 화장지에 묻어 나오는 경우(1기), 배변과정에서 치핵이 항문 밖으로 나왔다가 저절로 들어가는 경우(2기), 배변 후 밖으로 나온 치핵이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는 경우(3기), 배변 후 밖으로 나온 치핵이 손으로 밀어 넣어도 들어가지 않는 경우(4기)로 나뉜다. 치핵 1·2기의 경우 좌욕이나 의약품 등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3기 이상인 경우 상태에 따라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딱딱한 변·심한 설사…항문 찢어져 치열 발생

치열은 딱딱한 변이나 심한 설사로 인해 배변 시 항문이 찢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배변 시 찌르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며 배변 후 휴지로 닦을 때 피가 휴지나 변에 묻어 나오게 된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급성치열은 좌변기에 오래 앉아있지 않고 좌욕을 자주하는 등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호전될 수 있다. 반면 만성치열은 항문궤양으로 발전할 수 있고 방치하면 항문주위 농양이나 치루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염증성장질환 오래 앓았다면 치루 조심

치루는 항문 주위에 비정상적인 통로를 만드는 질환으로 항문 주변 통증, 부기, 고름 등 분비물과 출혈이 나타난다. 대부분 치핵과 만성설사, 염증성장질환, 항문 주위 농양 등에 의해 발생한다.

평소 치루증상을 느끼지 못한 환자도 과로나 과음, 심한 설사 후 염증이 생겨 항문이 아프다가 곪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오래 두면 항문 주위에 개미굴처럼 복잡한 길이 뚫려 치료하기 어려워지고 드물게는 치루암으로도 발전할 수 있어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권윤혜 교수는 “매일 배변활동을 하며 증상을 잘 파악하고 있더라도 부위 특성상 치료에 나서지 못하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라며 “무엇보다 병원을 찾아 진료받는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섬유질 자주 섭취·배변시간 5분 이내로

치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일, 채소, 해조류 등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또 배변시간은 5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치질의 주원인 중 하나가 좌변기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하루 2회, 최소 3분 이상 매일 좌욕을 하면 항문 주변 울혈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이지혜 교수는 “무엇보다 물을 많이 마시거나 과일, 채소, 통곡물 등 섬유질이 많은 음식, 유산균 등을 섭취해 변비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용변을 볼 때 지나치게 힘을 주거나 스마트폰을 보는 등 변기에 오래 앉아 있는 행위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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