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형 탈모, 중증 전까지는 약물만으로도 충분한 효과
남성형 탈모, 중증 전까지는 약물만으로도 충분한 효과
  • 경향신문 박효순 기자
  • 승인 2014.02.1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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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증~중등도, 중등도~중증,
중증의 3단계로 유형 세분화
약물·이식 수술 등 치료법 제시


한국 의료진이 주도해 모든 인종과 성별을 포괄하는 새로운 탈모증 치료 가이드라인(안드로겐성 탈모증 치료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피부과학교실 이원수 교수가 이끄는 ‘아시아 컨센서스 위원회’가 만들었다. 이 위원회는 한국, 중국, 싱가포르 등을 포함한 아시아 7개국의 연구진이 참여하는 탈모증 전문 연구그룹이다.

안드로겐성 탈모증은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과 유전적 소인 영향으로 발생한다. 남성에게 흔히 나타나기 때문에 ‘남성형 탈모증’으로도 부른다. 두피에 개기름이 많이 끼는 현상이 안드로겐이 강하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경우다. 최근에는 여성에게도 이런 증상에 따른 탈모증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그동안 국제학계에서 널리 통용되어온 기존의 가이드라인들은 남성에게 나타나는 여성형 탈모 등 비전형적 남성형 탈모 유형을 분류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남성형 탈모 유형은 진행 정도에 따라 경증~중등도, 중등도~중증, 중증의 3단계로 나뉜다. 탈모를 치료하고 관리하는 방법으로 약물치료, 수술치료, 미용 보조도구를 제시하고 단계별로 적합한 치료법에 따라 A에서 C까지의 등급으로 구분했다. 이런 기본적인 분류를 전제로 모든 탈모 진행 단계에 경구용 피나스테리드 및 국소 미녹시딜 제제를 이용한 지속적인 약물치료를 1차적으로 권고한다.

 

일단 경증~중등도 단계에서는 남성의 경우 피나스테리드 경구 복용 또는 5% 미녹시딜 제제를 탈모 부위에 바르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여성들은 2%나 3% 미녹시딜 제제의 국소 도포 또는 경구용 항안드로겐 제제의 복용을 통한 약물치료를 표준치료법으로 제시했다. 여러 가지 약물치료 중 경구용 피나스테리드와 외용 미녹시딜은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남성형 탈모 치료에 대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제제들이다. 이 두 약물만이 새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높은 권장 등급(A등급)을 받았다.

중등도~중증 단계도 약물치료를 권장하고 있다. 환자가 만족하거나 충분한 치료효과가 나타나면 지속적으로 약물을 투여한다. 환자가 만족하지 않거나 충분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에는 모발이식 수술과 지속적인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을 권고한다. 가발을 미용 보조도구로 고려할 수도 있다.

마지막 중증 단계에서는 처음부터 모발이식과 함께 약물치료를 권장한다. 환자가 만족하거나 충분한 치료효과가 나타나면 지속적으로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만일 환자가 만족하지 않거나 충분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가발을 미용보조 방법으로 고려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이번에 발표된 가이드라인은 다양한 탈모 양상에 대한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남성형 탈모 치료효과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탈모 분류법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가이드라인 적용을 통해 별도로 효과를 검증하는 절차가 필요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내용은 최근 발간된 유럽피부과학회지에 게재됐으며, 오는 5월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8차 세계모발연구학회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경향신문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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