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비만인구 19억명…비만치료제시장 급성장 속 장기부작용 우려
2035년 비만인구 19억명…비만치료제시장 급성장 속 장기부작용 우려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4.01.0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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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가 2035년 전 세계 비만인구가 19억14000만여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면 비만치료제시장이 급성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만치료제는 GLP-1유사체로 장기간 사용시 췌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WHO가 2035년 전 세계 비만인구가 19억14000만여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비만치료제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비만치료제는 GLP-1유사체로 전문가들은 장기간 사용 시 췌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비만인구가 2020년 9억8800만명에서 2035년 19억1400만여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비만치료제에 관한 관심이 급증했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비만치료제 시장규모가 2030년까지 1000억달러(한화 약 13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에 발맞춰 전 세계 제약사가 생산시설 확장에 나서고 있다. 특히 노보노디스크는 비만치료제 오젬픽과 위고비 수요에 맞춰 아일랜드와 프랑스 등에 생산시설 확보를 서둘렀다.

또 당뇨치료제 중 ‘게임체인저’로 알려진 일라이 릴리(이하 릴리)의 ‘마운자로프리필드펜주(성분 터제파타이드, 이하 마운자로)’가 지난해 국내에 상륙했다.

마운자로는 제2형 당뇨환자의 혈당조절개선을 위한 식이요법과 운동요법보조제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전 세계 비만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비만치료제’로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임상데이터에 따르면 환자들은 투여 24주 후 평균 17.5%(18.7㎏)의 체중감소를 보였으며 48주 후에는 평균 24%(26.2㎏)의 체중이 감소했다. 다른 당뇨치료제였던 삭센다, 위고비 등 역시 ‘비만’에서 효용성이 더 뛰어나다. 이에 지난해 11월 마운자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비만치료제로 정식승인됐다.

당뇨치료제가 비만치료제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이유는 타깃 유전자 때문이다. 당뇨치료제는 대부분 GLP-1을 타깃으로 한다. GLP-1은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액에서 지나치게 많은 당을 제거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낮춰 혈액으로 당이 더는 분비되지 않게 조절, 정상혈당을 유지시켜준다. 문제는 GLP-1의 경우 체내에서 쉽게 분해돼 지속적인 효과 유지가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GLP-1 유사체를 투입, 체내에서 꾸준한 효과를 나타내도록 도와줘야 한다.

또 음식물을 섭취하면 자연적으로 GLP-1이라는 유전자가 분비된다. 분비된 GLP-1는 뇌에 전달되며 포만감을 높여 음식섭취를 조절한다. 즉 GLP-1을 투여하면 뇌에서의 식욕억제 효과, 위에서의 음식물 배출 속도 감소 효과 등으로 체중감소 효과를 보이는 것이다.

삭센다의 경우 GLP-1 유사체 계열 당뇨치료제로 개발돼 비만치료제로 승인받은 첫 번째 약물이다. 대규모 임상인 SCALE은 다국가 3731명의 비만 및 당뇨병 전단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임상결과 56주간 삭센다를 투여받은 환자 중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비율은 63%였다. 또 체중이 10% 초과 감소한 환자비율도 33%에 달했다.

위고비는 배우 킴 카다시안의 체중감량 비결로 알려져 판매량이 급증한 비만치료제다. 위고비는 삭센다와 마찬가지로 애초 당뇨치료제로 개발된 GLP-1 계열 주사제지만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로 비만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제약사 역시 비만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7월 당뇨치료제인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적응증을 비만으로 변경해 국내 임상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대원제약 역시 지난해 12월 바이오텍 라파스와 함께 위고비 주사제를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로 개발한 ‘DW-1022’의 임상1상계획을 발표했다.

또 일동제약은 지난해 9월 식약처로부터 대사성질환 분야의 신약 후보물질인 ‘ID110521156’과 관련한 임상1상 IND 승인을 취득한 바 있다. 앞서 일동제약은 동물모델을 이용한 효능 및 독성평가 등 전임상을 통해 인슐린 분비, 혈당 조절, 경쟁 약물 대비 우수한 안전성을 입증한 바 있다.

하지만 비만치료제는 ‘마법의 약’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GLP-1유사체가 췌장이나 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연구팀은 미국의사학회지(JAMA)를 통해 GLP-1을 모방한 약물을 사용해 체중을 감량한 사람은 다른 성분의 비만치료제를 복용한 사람보다 췌장염 발생률이 4.6배 더 높다고 경고했다.

그런데도 비만환자의 GLP-1유사체의 장기 사용 시 부작용에 관한 연구는 아직 이뤄진 적이 없어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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