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환자 많은데 65세 이상만? “백내장 보험금 지급기준 정비안 실효성 없어”
4050환자 많은데 65세 이상만? “백내장 보험금 지급기준 정비안 실효성 없어”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1.03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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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통계에서는 40~50대 백내장환자가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백내장 실손보험금 지급기준 강화 후 증가한 소비자 불편을 고려해 최근 ‘백내장 수술보험금 지급기준 정비안’을 발표했지만 이 또한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손보험 소비자권리찾기 시민연대(이하 실소연)는 고령자 대상 수술이거나 종합병원에서 진행한 수술의 경우 입원보험금이 인정된다는 정비안의 내용이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내장수술의 실손보험금 지급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보험회사는 백내장 진단의 적정성 판단을 위해 진단서 외 세극등현미경 검사결과와 같은 추가서류를 요구하는 등 지급심사기준을 강화했다. 하지만 준비해야 할 서류들이 많아지면서 보험금 지급이 지연되는 등 소비자들의 불편은 오히려 증가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건당국과의 협의 등을 거쳐 지난해 말 백내장 실손보험금 지급기준 정비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①고령자(수술일 기준 만 65세 이상) 대상 수술 ②단초점 렌즈(건강보험 급여항목)을 사용한 수술 ③종합병원 및 상급종합병원에서 시행한 수술에 대해서는 백내장 진단이 확인되고 보험사기 정황 등이 없는 경우 추가 증빙자료 없이 수술 필요성이 인정된다.

하지만 백내장의 경우 수술연령대가 낮아지고 있어 고령자로 한정짓기보다 최소 50대부터 대상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실소연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수정체는 40대 이상부터 자연스럽게 노화되기 시작해 50세 전후가 되면 탄력을 상실하거나 점차 혼탁해지는 백내장이 진행된다. 심평원에 따르면 2020년 백내장수술을 받은 40대 환자는 9만834명으로 10년 전인 2010년 3만3910명에 비해 약 2.7배 증가했다. 또 최근 5년간(2018~2022) 연령대별 수술현황을 살펴봐도 50대 환자가 약 42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실소연 측은 “만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기준을 정한 것은 백내장의 연령별 유병률이나 50~60대에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최근 중장년층의 라이프스타일 등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며 “백내장 보험금을 받지 못해 공동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피해자만 해도 만65세 이하가 92%로 대부분”이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기준 백내장수술의 70% 이상은 동네 병의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급·종합병원 수술환자만 대상에 포함된 것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백내장은 큰 부작용 없이 수술로 치료할 수 있지만 수술환자 대부분이 망막·황반부질환이나 녹내장을 동반해 꾸준한 검사와 관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환자들은 언제든 쉽고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동네 병의원에서 백내장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심평원의 2022년 요양기관별 백내장 수술건수 점유율에 따르면 의원이 77.5%(57만건)으로 가장 높았으며 병원 9.5%(7만건), 상급병원 7%(5만1000건), 종합병원 6%(44만4000건) 순으로 나타났다.

실소연 정경인 대표는 “10명 중 9명이 병의원에서 백내장수술을 받는데도 상급·종합병원 수술환자만이 입원보험금 인정대상에 포함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이번 금융위의 대책은 피해자를 구제하는 데 있어 사실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백내장 보험금 피해자가 수만명에 달하는 지금 일부 극소수 피해자만 구제하는 대책보다는 보험사가 약관대로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실소연은 백내장 공동소송을 위한 피해자를 계속 모집 중이며 현재 약 2300여명이 공동소송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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