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의 특별한 새해…엄마는 심장이식, 아들은 인공심장 삽입술 성공
모자의 특별한 새해…엄마는 심장이식, 아들은 인공심장 삽입술 성공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1.0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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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확장성 심근병증 앓는 모자에게 활력 선물
좌심실보조장치 삽입술 적극 시행…생존율·삶의 질↑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정철현 교수, 인공심장삽입술을 받은 이 씨, 심장내과 김민석 교수를 비롯한 의료진이 성공적인 치료를 기념하며 사진촬영을 함께 했다.

확장성 심장병증을 앓고 있는 엄마와 아들이 각각 두 번째 심장으로 함께 건강한 새해를 맞이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엄마에게 2009년 심장이식을, 아들 이 모 씨(30대)에게는 지난해 인공심장을 이식하는 좌심실보조장치(Left Ventricular Assist Device, LVAD·엘바드) 삽입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두 모자는 심장근육의 이상으로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확장성 심장병증을 앓고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심부전·심장이식센터는 2009년 6월 어머니 김 씨에게 당시 유일한 치료법이었던 심장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어머니는 이후 건강을 되찾았지만 야속하게도 아들 역시 같은 질환으로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때처럼 여전히 심장이식 기증자는 부족한 상황이지만 희망은 있었다. 의료수준의 발전 덕분에 심장이식을 받기 전까지 인공심장의 역할을 하는 좌심실보조장치를 삽입, 안전하고 건강하게 수술을 기다릴 수 있게 된 것. 

이 씨는 지난해 11월 30일 심장혈관흉부외과 정철현 교수의 집도로 좌심실보조장치 삽입술을 받았다. 수술은 무사히 마쳤으며 이 씨는 12월 29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이 씨는 “수술 전에는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고 피로감이 심했는데 수술 후에는 자연스럽게 숨이 쉬어져 만족스럽다”며 “퇴원하면 가볍게 유산소 운동을 하거나 가까운 곳으로 여행도 다닐 수 있다고 하니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갑진년 한 해를 보내면서 심장이식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정철현 교수(왼쪽 세 번째)팀이 100번째 좌심실보조장치 삽입술을 시행하고 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심부전·심장이식센터는 이 씨의 수술을 기점으로 100번째 좌심실보조장치 삽입술을 달성했다. 좌심실보조장치는 확장성심근병증을 비롯해 관상동맥질환, 선천성 심장질환 등으로 심장이 제 기능을 못 하는 심부전환자에게 심장이식 전 안전한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좌심실보조장치는 심부전환자의 심장펌프기능을 대신해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돕는 기계장치로 서울아산병원은 2015년 6월 3세대 좌심실보조장치 삽입술을 국내 첫 시행한 후 꾸준히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한 해에만 26건을 진행, 최근 100례를 달성했다.

병원 측에 따르면 좌심실보조장치 삽입환자의 1년생존율은 전 세계적으로 80% 정도인데 서울아산병원은 82.6%로 심장이식까지 비교적 안전하게 대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좌심실보조장치 삽입환자의 평균 나이는 58.7세였으며 최연소인 17세부터 최고령 78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를 안전하게 치료해왔다. 특히 이 중 41명은 건강하게 대기하다가 심장이식을 받아 건강을 되찾았다. 

김민석 심부전·심장이식센터장(심장내과 교수)은 “높은 심장이식수술 성공률에도 기증자가 부족해 이식 대기 중 사망하거나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심부전환자의 치료경험과 심장이식수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환자 생존율 및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좌심실보조장치 삽입술도 적극 시행해 성공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심부전·심장이식센터는 1992년 국내 처음으로 뇌사자 심장이식수술 후 2001년 국내 최연소 환자 심장이식도 시행했다. 최근까지 900건 이상의 심장이식을 시행하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심장이식수술을 시행했다. 생존율도 1년 95%, 5년 86%, 10년 76%로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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