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디스크인 듯 아닌 듯…몰라서 더 위험한 ‘후종인대골화증’
목디스크인 듯 아닌 듯…몰라서 더 위험한 ‘후종인대골화증’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1.1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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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수신경 눌려 마비, 보행장애 등 발생
조기발견하면 수술 없이 관리 가능
1년마다 정기관찰…외상 각별히 주의
후종인대골화증은 목디스크로 착각하기 쉽지만 시간이 지나면 척수신경이 눌려 마비, 보행장애 등 보다 심각한 증상을 겪게 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목과 어깨의 뻐근함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느낄 법한 증상이다. 이때 피로 때문이거나 목디스크를 의심하지만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되는 또 하나의 생소한 질환이 있다. 바로 후종인대골화증이다.

인대는 뼈와 뼈 사이의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목에서부터 꼬리뼈까지 이어지는 척추 전체에도 인대가 존재하는데 후종인대는 척추체의 뒤쪽과 척추관 앞쪽을 지지해준다. 후종인대골화증은 바로 이 부위가 뼈처럼 굳는 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인에서 많이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발생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인 요소가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뇨환자에서 보다 높은 빈도로 발생하고 있다.

처음에는 증상이 없어 알아차리기 쉽지 않지만 이 질환의 특징은 시간이 지나면서 인대가 자라 목이 뻣뻣해지는 것을 시작으로 여러 증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가천대 길병원 척추센터 박윤관 교수는 “이때 많은 사람이 목디스크로 착각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척추신경(목 부위 가장 큰 신경)이 눌려 저림증이나 어둔한 손동작 등 마비증상을 겪게 된다”며 “심해지면 신경변형과 손상을 초래해 보행장애 등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손의 세밀한 움직임이 어려워져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거나 글씨체가 변하기도 한다. 하체의 경우 다리가 뻣뻣해지며 힘이 빠져 걸을 때 다리가 휘청거린다.  

엑스레이검사에서 후종인대골화증이 의심되면 CT 촬영을 통해 정확히 진단받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엑스레이검사에서 후종인대골화증이 의심되면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검사를 시행해 진단한다. 대전을지대병원 정형외과 석상윤 교수는 “인대가 자라는 속도는 발생연령, 발생부위 등에 따라 환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첫 진단 후에는 1년에 한 번 정도는 CT를 촬영해 골화증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후종인대골화증을 진단받았다고 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박윤관 교수는 “이 질환을 진단받은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5년간 경과를 지켜본 결과 약 5~10% 정도가 수술받고 나머지는 의사의 지도 아래 잘 관리하면서 수술받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치료시기를 놓쳐 많이 진행되면 신경이 취약해져 수술난이도가 커지고 회복이 일부 제한되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전문가의 지시에 따라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석상윤 교수는 “후종인대골화증은 이 자체가 위험하다기보다 자신의 병에 대해 모르고 있는 상황이 더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며 “의심증상이 있거나 비슷한 통증으로 인해 시행한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한 경우 척추전문가를 찾아 상담받는다면 보행장애나 마비 등의 발생위험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일상에서는 목과 머리 등에 외상을 입지 않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박윤관 교수는 “후종인대골화증환자는 척추신경관의 여백이 줄어 건강한 사람보다 외상에 취약하다”며 “실제로 목과 머리의 가벼운 충격으로도 30배 이상의 신경손상, 마비에 이를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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