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의 날] 눈물·콧물 쏙 빼는 두통도 있다?
[두통의 날] 눈물·콧물 쏙 빼는 두통도 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1.22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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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 군발두통, 뇌질환 등 원인 따라 증상 달라
편두통은 빛, 특정냄새 등 통증 유발요인이 있는 경우가 많은 만큼 자신이 언제 통증이 심한지 스스로 파악하고 이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두통은 일상 속에서 누구나 겪는 흔한 통증이지만 원인과 정도는 천차만별이다. 금방 가라앉는 두통이 있는가 하면 발작처럼 시작돼 오래 지속되는 두통도 있다. 생명을 위협하는 뇌질환의 전조증상으로 별안간 찾아오기도 한다. ‘두통의 날(1월 23일, 1주일에 2일 이상 두통이 있으면 3개월 안에 병원을 찾으라는 의미)’을 앞두고 우리가 잘 몰랐던 두통 종류에 대해 짚어봤다.

두통은 일차성 두통이차성 두통으로 나뉜다. 일차성 두통은 뇌질환, 외상 등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경우이다. 스트레스, 과로, 피로, 심리적문제 등으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긴장형두통이 대표적이다.

우리가 욱신욱신 쑤시거나 쿵쾅쿵쾅 울린다고 표현하는 편두통도 일차성 두통에 속한다. 다만 긴장형두통과 달리 오래 지속되며 두통 외 다른 곳의 증상도 동반해 치료가 필요하다.

편두통의 발생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갑자기 나타난 신체 내부 또는 외부환경 변화에 대해 통증을 매개하는 뇌신경과 뇌혈관이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여 통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여성환자가 남성보다 3배 이상 많은데 이는 생리주기에 따른 여성호르몬수치의 급격한 변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수면부족, 수면과다 등의 생활습관과 스트레스, 밝은조명, 향수 등도 편두통 유발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졌다. 

환자마다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꼭 그렇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전구기 ▲조짐기 ▲두통기 ▲회복기 4단계를 거친다. 

전구기는 편두통 발작 전 나태, 피로, 식욕부진, 변비, 설사 등이 발생하는 단계이며 조짐기는 두통 발생 전 한쪽 시야가 어두워지거나 반짝이는 빛 또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듯한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단계이다. 두통기는 욱신욱신하게 아픈 증상과 울렁거림, 구토, 안구통이 4~72시간 동안 나타나는 단계이며 회복기에는 기분 저하나 무기력감이 몰려온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이학영 교수는 “통증은 대개 머리 한쪽 부분에서 나타나지만 통증이 퍼지면서 머리 양측이 아플 수도 있으며 치료하지 않으면 4~72시간 이후 진정되기 때문에 길게는 2~3일 가까이 꼼짝 못하고 통증을 겪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편두통의 통증은 발작처럼 시작돼 통증이 시작될 때 빨리 약물을 복용해야 효과가 좋다”며 “단 약물을 너무 자주 복용하면 약물과용두통이 발생할 수 있어 전문가의 처방에 따라 복용할 것”을 권장했다.

두통 발작이 너무 심해 일상에 영향이 크다면 아예 통증 발생 전부터 시행하는 예방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이학영 교수는 “환자에게 맞는 약물을 2~3개월 이상 충분히 사용해보고 예방효과에 대해 평가한다”며 “보툴리눔톡신 역시 만성편두통의 예방목적으로 3개월에 한 번번씩 주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군발두통은 생소해 뒤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장기간 지속되면 우울증 등 정신건강문제도 부를 수 있어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군발두통은 생소하지만 매우 고통이 커 자살두통이라고까지 불린다. 아주 심한 통증이 일정 계절이나 일정시기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두통증후군이다. 역시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흡연, 음주, 스트레스 등이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편두통과 달리 남성에서 4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편두통과 구분하기 힘들어 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지만 군발두통은 나름의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안 아플 때와 자주 아플 때가 있으며 ▲특정 계절이나 시간에 오고 ▲시작하면 거의 매일, 대개 1시간 정도 아프며 이 패턴이 1~2달 동안 반복된다. 또 ▲통증이 매우 심하고 한쪽만 아프며 눈이 충혈되고 눈물, 콧물, 코막힘이 함께 발생한다. 특히 청장년 남성에게 흔히 발생하고 술을 마시면 아프다. ▲낮보다는 새벽(1~2시쯤)에 통증이 심해 수면을 방해하기도 한다. 

※ 국제두통학회에 따르면 군발두통은 ▲한쪽 눈 또는 관자놀이부위에 극심한 통증이 15~180분간 지속될 때 ▲두통과 함께 동측의 두개자율신경증상(결막충혈, 눈물, 콧물 등)과 안절부절하고 초조한 느낌이 동반될 때 ▲두통빈도가 이틀에 1번에서 하루 8번 정도로 잦을 때 진단한다.

군발두통은 산소치료가 필요하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조수진 교수는 “통증이 발생했을 때 100%의 고농동산소를 15분간 흡입하면 개선할 수 있다”며 “다만 장비 사용법이 간단하지 않고 안전사고 위험이 있어 전문가에게 주의사항을 안내받고 충분히 숙지한 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소치료와 더불어 주사치료를 통해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군발두통 발작기간이 시작될 때 100mg씩 연속 3회 피하주사로 300mg을 투여하며 군발두통이 지속되는 기간에는 월 1회 투여한다. 이는 군발두통환자에게 사용 가능한 치료제로 식약처 희귀의약품으로 승인됐다.

조수진 교수는 “군발두통은 새벽, 환절기 등 두통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군발기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며 “군발기에는 되도록 술을 마시지 말고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언가로 얻어맞은 것처럼 극심한 두통은 뇌질환의 전조증상일 수 있어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만성두통환자도 으레 겪는 통증이 아닌 새로운 두통이 갑자기 느껴졌다면 병원을 방문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평생 못 느껴본 심각한 두통이 갑자기 찾아오면 뇌질환의 전조증상일 수 있다. 뇌종양, 뇌졸중, 뇌동맥류, 뇌수막염 등이 대표적인 원인질환으로 꼽힌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조현지 교수는 “만성두통환자라도 과거에 경험한 적이 없는 새로운 두통이 갑자기 나타났거나 어린이, 중년암환자, 임신부 등에서 새롭게 두통이 발생했다면 반드시 뇌질환 발생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통이 수일 또는 수주에 걸쳐 점차 심해지거나 양상이 이전과 다르게 변화한 경우 ▲진통제를 복용해도 호전이 없는 경우 ▲구역·구토, 의식 소실이나 뇌전증 발작이 동반된 경우 ▲두통이 발생한 반대쪽 신체에 마비, 감각 저하 등이 나타난 경우 ▲50세 이후 처음으로 두통이 시작된 경우 ▲시력이 점점 떨어지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힘든 경우도 병원을 방문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조현지 교수는 “특히 갑작스레 머리를 무언가로 얻어맞은 것처럼 극심한 두통이 느껴지면 뇌혈관이 막히거나 손상돼 발생하는 뇌졸중(뇌경색, 뇌출혈)의 증상일 수 있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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