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봉석 교수의 전지적 비뇨기과 시점] 테스토스테론, 성 정체성에 얼마나 영향 줄까
[심봉석 교수의 전지적 비뇨기과 시점] 테스토스테론, 성 정체성에 얼마나 영향 줄까
  • 심봉석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1.2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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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석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심봉석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연말연시 쏟아지는 많은 뉴스로 관심에서 멀어지긴 했지만 아직도 전청조 사건에는 이해되지 않는 점들이 많다. 사기니 공범이니 하는 문제는 수사기관의 조사에서 밝혀지겠지만 맘대로 바뀌는 성별 등 대중이 궁금해할 만한 사항들을 비뇨의학적 관점에서 풀어보고자 한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가장 큰 의문점은 피해자들이 전청조의 성 정체성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었냐는 것이다. 전청조가 처음에는 남성이라고 주장했다가 나중에는 남성이 돼가는 과정으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주사를 맞고 있다고 고백했다고 한다. 하지만 처음 사진이 공개됐을 때부터 많은 사람의 반응은 ‘여성스럽다’라는 것이었다.

대여섯 살 무렵이 되면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들은 행동과 모습에서 차이를 보이기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이 남자아이를 남성스럽게 만들고 여자아이는 테스토스테론이 없어 여성스러움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춘기 전에는 남아, 여아 모두 혈중 테스토스테론이 낮은 상태여서 성호르몬의 직접적인 영향에 의해 차이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신생아 시기 성별 구분에 있어 테스토스테론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아에서는 나타나지 않지만 출생 직후 남자 신생아에서는 일시적으로 아주 잠깐 테스토스테론이 상승해 남자아이들의 뇌에 ‘남자다움’이란 특징을 심어준다. 이런 기억에 의해 테스토스테론 혈중 농도와는 상관없이 사춘기 전에도 남자아이들의 행동이 여자아이들과 차이가 나는 것이다.

사춘기가 되면 남아, 여아 모두 성호르몬 분비가 증가하면서 성별로 다른 신체적 특성이 나타난다. 남성은 고환에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증가해 목소리가 굵어지고 근육이 발달해 어깨가 넓어지며 수염이 나고 음경이 커진다. 여성은 난소로부터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두 종류의 여성호르몬 분비가 증가하면서 유선이 발달해 가슴이 커지고 피하지방이 축적돼 엉덩이가 커진다. 또 자궁 및 질의 성장으로 생리가 시작된다. 공통적으로는 모두 음모와 겨드랑이에 털이 나기 시작한다.

2차성징의 발현은 단순히 성호르몬뿐 아니라 유전인자, 영양상태, 건강상태, 환경 등의 요인에 따라 성장시기와 속도에 차이가 날 수 있다. 사춘기 이후 여성스러움과 남성다움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호르몬의 적절한 분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는 여성에게 남성호르몬을 투여한다고 해서 남성으로서의 성징을 보이지 않는다. 남성의 음경에 해당하는 음핵이 커지거나 체모, 목소리 변화 등 남성화가 뚜렷하게 나타나진 않는 것이다.

40대 이후 갱년기 남성에서 남성호르몬을 보충해주면 성기능의 개선과 함께 전반적인 컨디션이 향상된다. 기분이 좋아지고 의욕적이 되고 명랑해지고 정력적이고 운동능력이 향상되는 것 같은 다양한 효과를 보인다. 성기능은 일부분에 불과하고 신체 전반에 걸쳐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이 테스토스테론의 역할이지만 여성에서는 같은 효과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갱년기 남성들은 테스토스테론의 적절한 분비를 위해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 과로를 피하고 휴식을 충분히 취한다. 숙면은 성호르몬의 분비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만큼 하루 6시간 이상 외부 빛이나 소음이 받지 않는 침실에서 충분히 자야 한다. 가장 좋은 영양식은 단백질과 무기질이 풍부한 육류와 두부, 신선한 채소, 과일 등이다.

과음과 흡연은 고환에서 성호르몬 분비를 저하시켜 음주를 자제하고 금연해야 한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성선자극호르몬이 촉진돼 성호르몬 분비가 증가한다. 너무 무리하면 피로도가 쌓여 역효과가 나기 때문에 주 5회 하루 한 시간 정도로 운동하고 주 2회 정도는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오늘 내용에 이어 다음주 칼럼에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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