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의 주범, 알코올보다 ‘바이러스’? 궁금증 5가지
간암의 주범, 알코올보다 ‘바이러스’? 궁금증 5가지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1.30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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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은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원인질환이 명확해 얼마든지 예방과 조기발견이 가능하다. 특히 B형·C형간염은 주요 원인질환으로 진단 시 주기적인 검사로 간암을 예방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간암은 국내 암 발생순위로는 7위에 해당하지만 40~50대 남성에서의 암 사망률은 단연 1위이다. 가정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이유이다. 하지만 간암의 원인질환은 명확히 알려져 있어 예방은 물론 조기발견 기회도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간암의 날(2월 2일)’을 앞두고 관련 궁금증을 한데 모았다.

■간암의 원인은 술 때문?(X)

간암 하면 가장 먼저 술을 떠올리지만 B형·C형간염 등 바이러스성간염에 의한 만성간염과 그로 인한 합병증인 간경변증이 더 주효한 영향을 미친다. 2022년 간세포암종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간암의 원인은 B형간염이 1위, C형간염이 2위, 알코올이 3위이다. 이밖에 지방간이나 자가면역성간염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변증은 간암의 선행과정으로 여기에 들어서면 간암 발생률이 크게 높아진다. 실제 간암환자의 80%에서 간경변증이 선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남순우 교수는 “간이 바이러스나 음주 또는 독성물질 등에 의해 손상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간세포의 종양억제유전자는 힘을 잃는 반면 종양유발유전자는 다양한 경로로 활성화되면서 간암으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증상 느꼈을 땐 이미 늦은 것?(△)

간은 대표적인 침묵의 장기로 전체의 약 70~80%가 파괴돼도 위험신호가 애매한 경우가 많다. 간 자체에 신경세포가 매우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암이 커지면서 간을 둘러싼 피막을 침범한 후에야 불편한 증상을 느낀다. 물론 환자마다 상태는 다를 수 있지만 이상증상을 느꼈을 때는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이상증상으로는 복부팽만감, 황달이나 심한 피로감, 체중감소, 배에 물이 차는 복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간이식은 최후의 보루?(X)

가장 마지막 치료법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달리 간이식은 전이 없이 간에만 암이 있는, 즉 초기 간암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이다. 남순우 교수는 “다만 간암은 아주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쉽지 않고 대부분 초기 상태를 벗어난 이후에 발견되기 때문에 현재는 대퇴동맥을 통해 항암제와 색전물질을 주입하는 간동맥화학색전술을 가장 많이 시행한다”고 말했다.

종양이 간에만 국한돼 있거나 간의 주변까지만 침범했을 때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이승환 교수는 “수술은 간암을 확실하게 제거하는 좋은 방법이지만 간기능이 좋지 않으면 시행하기 어렵다”며 “간암 초기라고 해도 간경화로 인해 간기능이 떨어져 있으면 간이식만이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간암수술 후에는 무조건 쉬어야?(X)

수술 후유증으로 피로감이 들 수 있지만 평소대로 생활하면 된다. 과격한 운동은 피해야 하지만 걷거나 가벼운 신체활동도 할 수 있다. 영양분도 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승환 교수는 “단 수술로 떨어진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보양식을 과다섭취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며 “과잉섭취한 칼로리가 지방간을 만들 수 있어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과 약재 섭취는 금물이다. 간은 해독기능을 하는 화학공장으로 건강해진 간을 다시 해칠 수 있다. 약간의 술 역시 삼가야 한다.

■간암의 날 2월 2일인 이유 있다?(O)

건강한 생활습관과 더불어 1년에 2번, 2가지 검사를 받으면 간암을 예방하고 조기발견할 수 있어서다. 2가지 검사는 간 초음파검사와 혈액검사로 간암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은 좀 더 간격을 좁혀 받는 것이 좋다. 만 40세 이상 중 ▲B형간염바이러스 항원 양성 ▲C형간염바이러스 항체 양성 ▲B형‧C형간염바이러스에 의한 만성간질환자 ▲간경변증환자가 그 대상이다.

경희대병원 후마니타스암병원 김범수 교수는 “만성간질환 고위험군은 3개월 또는 6개월마다 주기적인 검사만이 답”이라며 “간암도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에 가깝게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위험군이 아니어도 40세가 넘으면 간암위험이 급격히 올라간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상이 없어도 검사받을 것을 권고한다. 40세 이상 간암 고위험군에 속하면 국가지원을 받을 수 있다. 단 개인에 따라 10% 본인부담금이 있어 건보공단 홈페이지에서 지원대상이 맞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고위험군이 아닌 경우 비용은 혈액검사 3만원, 초음파검사 3만~5만원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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