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부모님 건강 이상신호 파악할 적기
설 명절, 부모님 건강 이상신호 파악할 적기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2.0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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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질환, 50세 이상이면 연 1회 검사
치매, 규칙적 운동·식이조절·정기검진 꼭
난청, 우울증·치매 유발…조기발견 중요
우울증, 주변 교류·가족 간 관심 필요해
설 명절은 부모님의 건강 이상신호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설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온 가족이 두런두런 모여앉아 그동안의 소식을 전하며 새해 복을 나누는 때이다. 늘 그렇듯이 주요 화두는 건강. 이때 간단한 안부인사로 부모님 건강을 함께 체크해보자.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건강 이상신호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와 달리 빈뇨·지연뇨 등 배뇨장애를 겪고 있다면 전립선질환을 의심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전립선질환, 방치하면 방광·신장기능 악화로 이어져

중장년남성은 전립선암, 전립선비대증 등 전립선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평소와 달리 빈뇨·지연뇨 등 배뇨장애를 겪고 있다면 전립선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전립선암과 전립선비대증은 증상이 비슷해 정확한 검진은 필수다.

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전승현 교수는 “전립선질환을 방치하면 방광·신장기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전립선암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됐을 수 있어 배뇨가 불편하다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립선질환은 주로 60~70대에서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젊은층에서도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다”며 “50세 이상이라면 1년에 한 번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 검사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 국제전립선증상점수표(IPSS)

각각 증상마다 0~5점으로 총 35점이며 0~7점은 경증, 8~9점은 중등도, 20~35점은 심한 증상으로 간주한다.

1. 평소 소변을 볼 때 다 봤는데도 소변이 남아 있는 것 같다.

2. 평소 소변을 보고 난 후 2시간 이내에 다시 소변을 보는 경우가 있다.

3. 평소 소변을 볼 때 소변줄기가 끊어져 다시 힘줘 소변을 보는 경우가 있다.

4. 평소 소변을 참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5. 평소 소변줄기가 가늘거나 약하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있다.

6. 평소 소변을 볼 때 소변이 금방 나오지 않아서 아랫배에 힘을 줘야 하는 경우가 있다.

7. 평소 잠을 자다가 일어나서 소변을 보는 경우가 하룻밤에 몇 번이나 있습니까?

(없음 0점, 1번 1점, 2번 2점, 3번 3점, 4번 4점, 5번 5점)

중년여성은 요실금과 방광염, 야간빈뇨 등의 배뇨장애를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수면 중 자주 소변이 마려운 야간빈뇨는 나이 들수록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지만 스트레스, 면역력 저하, 호르몬 변화 등으로 인해 4050 여성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야간빈뇨는 원인에 따라 다뇨, 야간다뇨, 방광저장기능 이상으로 구분한다. 야간빈뇨가 의심되면 3일간 배뇨시간과 양을 기록한 후 요역동학검사, 혈장전해질, 삼투압을 측정해 진단한다.

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이선주 교수는 “하루 8회 이상 소변을 보거나 배뇨시간이 긴 경우, 소변이 새어나오는 등의 배뇨 이상은 폐경 이후 여성이 주로 겪는 질환”이라며 “야간빈뇨는 수면을 방해해 신체피로를 유발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어 삶의 질 유지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치매 초기에는 뇌세포손상이 비교적 적어 건망증과 오인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건망증 vs 치매, 특정 힌트 제시해 기억하는지 확인

치매는 나이 들수록 발생률이 올라간다. 발병원인 중 약 70%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초기에는 사소한 기억력 감퇴로 시작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사고력, 이해력, 계산능력 등 인지기능 문제로 이어진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박기정 교수는 “뇌세포손상이 비교적 적은 초기에는 건망증과 증상이 유사해 쉽게 지나치곤 한다”며 “가장 좋은 구분법은 특정 힌트를 제시해 기억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망증이라면 뇌에 각종 정보들이 입력된 상태에서 단서가 주어지면 다시 기억해낼 수 있다. 반면 치매는 정보입력이 되지 않아 지난 일들을 회상하는 데 한계가 있다. 물론 인지저하 상태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기억성 경도인지장애환자의 약 10~15%가 매년 알츠하이머병 치매로 발전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박기정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은 우울증, 유전적 요인 등이 위험요인으로 손꼽히고 있는 만큼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조절, 정기검진으로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망증과 치매 어떻게 구분하나요(도움말=한양대병원 신경과)

  건망증 치매
약속

힌트를 주면 생각난다.

아예 기억나지 않는다.

요리 조리과정 일부를 잊는다. 식사준비를 잊거나 어떻게 시작할지 어리둥절한다.
기억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다가 시간이 지나면 생각난다.

(사과 등 평소 알던 음식·물건 등을 보고) ‘이게 뭐지, 처음 보는 건데’라고 생각한다.

의미파악

문제없다. 상대방 말의 단어를 조합하지 못해 뜻을 모른다.
판단력 문제없다. 목욕가운을 입고 나가거다 더운 날 옷을 여러 겹 껴입고 외출한다.
성격변화 성격변화가 거의 없다. 감정조절을 못해 갑자기 난폭해진다. 사람을 기피하거나 의심을 많이 한다.
계산 실수로 틀릴 수는 있지만 계산을 어려워하지 않는다. 거스름돈을 주고받는 등 간단한 계산이 어렵다.
길찾기 한두 번 다닌 길을 잊는다. 늘 다니던 길을 잃을 때가 있다.
노인성 난청 치료는 가족들의 정서적 지지와 도움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노인성 난청, 한번에 이해 못하고 큰 목소리로 자꾸 되물어

노인성 난청은 나이 들면서 청력이 서서히 떨어지는 증상이다. 청력은 30대 후반부터 노화가 시작돼 65세가 되면 4명당 1명, 75세에는 3명당 1명, 85세는 2명당 1명, 95세가 되면 누구나 난청이 생긴다.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여승근 교수는 “대화 중 상대방의 말을 한번에 이해하지 못해 자꾸 되묻고 목소리가 커진다면 노인성 난청을 의심해야 한다”며 “난청을 방치하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생기고 뇌세포가 함께 퇴화해 우울증이나 치매를 유발할 수 있어 조기발견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노인성 난청이 발생하면 청력을 예전 상태로 회복할 수 없으며 노화에 따라 더 나빠진다. 따라서 조기에 보청기 착용으로 청각재활을 시행한다. 보청기는 병력 청취, 이학적 검사, 청력검사, 영상학적 검사로 점검한 뒤 나이, 귀 상태, 난청 정도와 생활습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단 보청기를 착용한다고 해서 곧바로 만족할 만큼 잘 들리지는 않는다. 보청기 소리에 적응하는 데 6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 인내심과 꾸준함을 갖고 조용한 곳에서 시작해 점점 시끄러운 환경으로 옮겨가며 서서히 착용시간을 늘리면 소리가 잘 들리게 된다.

여승근 교수는 “노인성 난청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정서적 지지도 중요하다”며 “보청기 적응기간에는 착용에 대한 확신과 용기를 북돋아주고 대화할 때는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큰 목소리로 또박또박 천천히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TIP. 보청기 처음 착용하면 이것만은 꼭!(도움말=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보청기를 처음 착용하면 귀에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본인의 목소리가 울리는 등 주변 소리들로 인해 혼란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올바르게 착용하면 문제를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1. 보청기 착용 초기에는 그동안 듣지 못했던 주변 소리들이 한꺼번에 들려 혼란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적응되면 나에게 중요한 소리만 점점 더 잘 들리게 된다. 단 최소 3개월은 연습이 필요하다.

2. 적응을 위해서는 하루 2시간 이상 보청기를 착용해 나에게 중요한 소리를 집중적으로 듣고 적응되면 점차 사용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

3. 처음에는 야외보다 조용한 거실에서 나에게 필요한 소리를 중심으로 주변소리에 익숙해져야 한다. 편해지면 외출 시에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4. 보청기 착용 후의 본인 목소리에 익숙해지기 위해 신문이나 책을 소리 내서 읽는 것이 좋다.

5. 바닥에 컵 놓는 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버스 지나가는 소리 등이 매우 크게 들려 불편할 수 있다. 이는 보청기 착용시간이 길어질수록 부드러워지며 다음 병원 방문 시 보청기 재조정으로 좋아질 수 있다.

6. 보청기 착용 시에는 가급적 시끄러운 장소에 오래 머물지 않는 것이 좋다. 보청기보다 소음이 더 큰 장소에서는 오히려 보청기가 청력을 보호하기도 한다.

7. 보청기의 관리 및 청소, 배터리 교환 등은 안내서를 참고하고 필요하다면 수리나 조정하면 된다.

평소와 달리 무기력하고 외출빈도가 낮아졌다면 노인성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노인성 우울증, 외출빈도 낮아지고 여기저기 아프다고 호소

노인들은 신체적 질병, 신경의학적인 변화, 줄어든 사회활동, 경제적 어려움, 사별, 인지기능 저하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우울증이 발생하기 쉽다. 2021년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70~79세의 우울장애 1년 유병률은 3.1%로 전 연령층 중 가장 높다.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선제영 교수는 “노인들은 정신적인 문제를 부정하거나 숨기기도 하고 ‘우울하다’고 표현하기보다 ‘몸이 아프다’ ‘소화가 안 된다’처럼 신체적인 증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 우울증을 알아채기 어렵다”며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체적 증상을 이전보다 많이 표현하거나 갑자기 무기력해져 외출빈도가 낮아지고 평소 하던 일도 하지 못한다면 노인성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인성 우울증은 치매의 위험요인이자 자살의 주요 원인인 심각한 질환이다. 다행히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일상생활 기능을 되찾고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치료와 함께 규칙적인 생활습관, 운동, 금주, 긍정적인 생각, 다양한 사람과의 교류, 가족과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은 노인 우울증 치료에 도움 된다.

선제영 교수는 “노인들은 이미 신체질환으로 다양한 약물을 복용하고 있어 약물치료 시 약물 간 상호작용을 고려해야 한다”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성인 복용량 반에서 시작해 점차 늘려가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거나 기피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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