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건강지수로 불필요한 MRI·조직검사 줄인다
전립선건강지수로 불필요한 MRI·조직검사 줄인다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2.0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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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이형철 교수팀, PSA(전립선특이항원) 회색지대 환자의 MRI 검사기준 제시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이상철 교수, 한양대구리병원 비뇨의학과 송병도 교수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이상철 교수, 한양대구리병원 비뇨의학과 송병도 교수

전 세계 남성발병률 2위, 암 사망원인 5위인 전립선암은 식생활 및 생활습관의 서구화로 인해 다른 암에 비해 발병증가율이 높은 편이다. 다행히 다른 장기로 전이되거나 합병증 없이 전립선암만 있으면 생존율이 100%에 가까운 암이기도 하다.

이는 ‘전립선 특이항원(PSA, Prostate Specific Antigen)’을 활용한 조기진단 덕분인데 일반적으로 PSA가 4ng/mL 이상이면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하지만 PSA 진단 회색지대로 불리는 4~10ng/mL의 범위에서는 조직검사를 시행해도 양성진단율이 22% 정도에 불과해 불필요한 조직검사율이 높다. 조직검사는 경직장 초음파를 활용해 전립선에 바늘을 찌르는 침습적 검사로 출혈, 통증, 감염 등 합병증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를 피하기 위해 조직검사 전 자기공명영상(MRI)를 시행하는데 회당 비용이 1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검사로 회색지대환자 모두에게 시행하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큰 실정이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이상철 교수팀(한양대구리병원 비뇨의학과 송병도 교수)은 PSA 수치가 4~10ng/mL인 환자에서 불필요한 MRI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표설정을 위해 전립선건강지수(PHI, Prostat Health Index)와 PSA 밀도(PSAD, PSA를 전립선 크기로 나눈 값)를 활용한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팀은 2019년 4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PHI 검사와 MRI 검사를 모두 받은 전립선암 회색지대(PSA 4~10ng/mL)환자 443명의 후향적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결과 PSA 회색지대환자에서 임상적으로 주요한 전립선암을 예측하기 위한 PHI와 PSAD의 최적 컷오프 값은 각각 39.6, 0.12ng/mL²임을 확인, 각각의 바이오마커가 상당한 비율(28.7%~31.8%)로 불필요한 MRI를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PHI 또는 PSAD를 단독 바이오마커로 활용하는 경우에는 전립선암의 진단을 놓칠 확률이 각각 13.6%, 14.8%에 달했다.

반면 PHI와 PSAD를 조합해 진단에 활용할 경우 MRI 사용은 최대 20.1% 줄이면서도 전립선암 진단누락은 6.2%에 그치는 것을 확인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이상철 교수는 “이번 연구는 PSA 수치가 회색지대에 포함되는 환자에서 불필요한 MRI 검사를 줄이기 위해 PHI를 바이오마커로 활용한 최초의 연구라는 데 의의가 있다”며 “PHI 외에도 다양한 혈청 및 소변검체를 기반으로 하는 전립선암 바이오마커 개발을 위해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한양대구리병원 비뇨의학과 송병도 교수는 “PHI가 회색지대환자를 대상으로 전립선암 진단정확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불필요한 MRI 검사를 줄이는 기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며 “PHI와 PSAD를 병용해 진단하면 불필요한 MRI 검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비뇨의학 학술지이자 SCIE인 ‘비뇨세계학술지(World Journal of Ur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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