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 괴롭히는 ‘과민성장증후군’, 치료효과 있는 유익균 찾았다
현대인 괴롭히는 ‘과민성장증후군’, 치료효과 있는 유익균 찾았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2.1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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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김나영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로즈부리아 파에시스 균주’ 치료효과 및 성차 규명
(왼쪽부터) 김나영 교수, 최수인 선임연구원, 남령희 연구원, 이동호 교수

과민성장증후군은 식후 복부통증과 불편감은 물론 시도때도 발생하는 설사 등으로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특별한 원인질환 없이 이러한 증상이 반복되다 보니 환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불편함을 감당해야 해 삶의 질 저하가 심각하다.

실제로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스트레스, 염증, 장-뇌 신경계 이상, 장내세균 등이 유병률과 증상 악화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발생기전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고 확실한 치료법도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의료진이 과민성장증후군을 치료하는 유익균을 발견하고 성별에 따른 효과를 규명, 과민성장증후군 치료에 청신호를 켰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소화기내과 김나영·이동호 교수 연구팀이 건강한 사람의 장에서 추출한 유익균을 이용해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김나영 교수팀은 건강한 장에서 추출한 유익균을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장에 이식하는 치료법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이에 적합한 균주를 찾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공여자에서 관찰되는 ‘로즈부리아 파에시스(Roseburia Faecis)’ 균주의 뛰어난 항염증효과를 확인하고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을 유발한 쥐 모델에 13일간 경구 투여해 장내 환경 및 배변변화를 관찰했다.

 과민성장증후군 유사 증상을 겪는 쥐(WAS, 가운데 막대)에 로즈부리아 파에시스 투여 시(WAS+R22-12-24, 오른쪽 막대) 과민성장증후군 증상을 악화시키는 비만세포의 수가 크게 감소하며 이러한 경향은 수컷(Male, 파란색) 쥐에서 두드러지는 결과를 보였다.

그 결과 로즈부리아 파에시스를 구강 투여하면 장내 점막과 점막하층에 분포, 스트레스 노출 시 그 수가 증가하며 복통 등 과민성장증후군의 중증도를 높이는 비만세포수가 크게 감소하고 설사증상이 개선됐다. 특히 이러한 효과는 수컷 쥐에서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분변의 세균총을 분석했을 때 필수아미노산의 흡수와 연관된 유전자 발현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며 무너진 항상성(생물이 최적의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회복되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이 역시 수컷 쥐에서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건강한 장에서 유래된 로즈부리아 파에시스 균주가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을 치료할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체내에 투여 시 유익한 효과가 있는 살아있는 미생물)로서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시사해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김나영 교수는 “특히 이번 연구를 통해 로즈부리아 파에시스 균주의 치료효과뿐 아니라 프로바이오틱스 선택에 있어 남녀 성차를 고려해야 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동물실험결과를 바탕으로 추후 인체 대상 임상시험연구를 진행해 현대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과민성장증후군 해결 실마리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최근 국제학술지 ‘암 예방 저널(Journal of Cancer Preventi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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