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한 소화기증상, 명절 뒤탈 아닌 ‘갑상선 이상’ 때문?
불쾌한 소화기증상, 명절 뒤탈 아닌 ‘갑상선 이상’ 때문?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2.1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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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기능저하증, 속 더부룩함·변비 증상
갑상선기능항진증, 장 활동 증가로 잦은 설사
갑상선 이상으로 호르몬분비에 문제가 생기면 다양한 신체증상이 나타난다. 소화기증상 역시 그중 하나로 소화기관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갑상선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명절 연휴 뒤 불쾌한 소화기증상이 과식한 자신을 가장 먼저 탓하게 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했을 때 평소에도 소화기증상이 잦고 극심한 피로감은 물론 계절과 상관없이 몸이 춥거나 덥게 느껴진다면 갑상선의 이상신호일 수 있다. 

갑상선은 신체 모든 대사과정을 촉진하는 중요한 내분비기관으로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해 신진대사를 돕는다. 따라서 갑상선에 문제가 생기면 피로감, 이상체온, 심장박동 변화 등 눈에 띄는 증상들이 나타난다. 특히 소화불량, 변비, 설사 등은 대표증상이지만 무심코 넘기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강남베드로병원 갑상선센터 김규형 원장은 “소화기증상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 중 사실은 갑상선기능 이상을 겪는 사례가 생각보다 많다”며 “병원에서 소화기에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는다면 ‘갑상선 이상’을 의심하고 진찰받아볼 것”을 권했다.

갑상선기능항진증과 저하증은 모두 갑상선 이상으로 발생하지만 증상에는 차이가 있어 정확히 알아두는 것이 좋다.

갑상선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대표질환은 갑상선기능저하증과 항진증이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호르몬이 잘 생성되지 않아 체내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해지는 것으로 기초대사량이 감소한다. 이에 ▲속이 더부룩하고 ▲변비가 생기는 것은 물론 ▲극심한 피로감 ▲체온저하 및 심한 추위 ▲피부 건조 ▲거친 머리카락과 탈모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호르몬이 과다분비돼 신진대사가 필요 이상으로 증가한다. 소화기증상으로는 장 운동이 증가해 설사나 대변을 자주 본다. 식욕은 늘지만 신진대사가 지나치게 활발해져 체중이 감소할 수 있다. ▲지나친 땀 분비 ▲피로감 증가 ▲맥박 빨라짐 ▲체온 증가 ▲가려움증 ▲안구돌출도 눈에 띄게 관찰된다.

특히 갑상선기능항진증은 폐경기 여성에서 발생위험이 높다. 심평원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갑상선기능항진증환자는 여성이 18만7672명으로 남성(7만8112명)보다 2.4배 많았는데 이 중 40~50대 여성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인천힘찬종합병원 내분비내과 김유미 과장은 “또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자가면역질환이 원인으로 가족력이 있거나 면역질환을 앓은 경험이 있으면 발병률이 높다”며 “이에 해당하면 건강검진 시 일반적인 혈액검사와 함께 갑상선기능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항진증은 티록신(T4), 트리요오드티로닌(T3) 호르몬 농도가 높고 갑상선자극호르몬(TSH)은 낮게 나타나며저하증은 이와 반대되는 양상을 보인다.

증상은 다르지만 갑상선기능항진증과 저하증은 대부분 약물로 치료한다. 김규형 원장은 “항진증은 항갑상선제를 통한 약물치료가 일반적이며 상태에 따라 갑상선절제수술이나 방사선요오드를 복용해 갑상선을 파괴하는 치료도 고려할 수 있다”며 “저하증은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하며 이후 추적관찰을 통해 상태를 확인하고 약의 복용량을 조절한다”고 말했다.

생활 속 관리도 중요하다. 김유미 과장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두근거림을 악화시키는 술과 커피는 자제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흡연은 갑상선기능항진증과 저하증은 물론 갑상선암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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