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장애는 소아청소년 질환? 신규환자 10명 중 4명은 ‘성인’
틱장애는 소아청소년 질환? 신규환자 10명 중 4명은 ‘성인’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2.1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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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홍순범 교수팀, 국내 틱장애 발생률 연령군별 분석결과 발표
(왼쪽부터) 정신건강의학과 홍순범 교수, 김수진 임상강사, 의생명연구원 의학연구협력센터 김미숙 교수

틱장애는 특별한 원인 없이 이상행동이나 소리를 빠르게 반복하는 신경발달장애로 눈 깜빡임, 코 찡긋거림, 헛기침 소리 등이 대표적으로 나타난다. 보통 아이들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최근 성인 틱장애 발생률이 급증해 성인 환자들에 대해서도 세심한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순범 교수(김수진 임상강사)와 의생명연구원 김미숙 연구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2003~2020년까지 틱장애의 연령군별 발생률 및 임상역학적 특성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특정 질병의 발생동향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유병률이 아닌 일정기간 새롭게 질병을 진단받은 환자를 뜻하는 발생률에 주목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틱장애 발생률을 분석한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구팀은 2003~2020년 틱장애로 새롭게 진단받은 23만5849명을 ▲소아청소년(0~19세) ▲성인(20세 이상)으로 구분해 연간 틱장애 발생률 및 발생건수를 비교했다.

2003~2020년 소아청소년 및 20~30대 성인 틱장애 발생률 변화

그 결과 전체인구 10만명당 틱장애 발생률은 2003년 17.5명에서 2020년 40명으로 2배 넘게 늘었다. 발생률 증가 폭은 전반적으로 소아청소년이 성인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15년부터 2020년까지는 달랐다. 성인의 증가 폭이 더 크게 나타난 것. 이 기간 소아청소년 틱장애 발생률은 1.5배 늘었으나 성인은 약 3배 증가했다. 특히 20~30대 성인 발생률이 5배 이상 가파르게 증가했다. 연간 발생건수 역시 2015년부터는 성인환자가 점차 증가해 2020년 전체 틱장애환자의 41.8%는 성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3~2020년 국내 틱장애 발생건수 변화 추이

나아가 연구팀은 두 연령군의 사회인구학적 및 임상적 특성을 비교 분석해 다양한 차이를 확인했다.

틱장애 진단 1년 전 정신과적 기거질환 발생률에서는 소아청소년환자 10명 중 2명 이상(약 26%)이 ADHD를 동반하고 있었으며 성인 환자는 10명 중 4명 이상(약 43%)이 우울증 또는 불안장애를 동반하고 있었다. 이뿐 아니라 성별, 약물종류, 약물 순응도 등에서 두 연령군은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특히 과거 사회적 낙인으로 여겨졌던 정신질환이 드라마 등을 통해 일반 대중에게 자주 노출되고 그에 따라 정신과 방문 및 신규진단건수가 늘어난 것이 한 가지 요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순범 교수는 “틱장애는 주로 소아정신과 영역에서 주목하는 질환이었으나 최근 신규 틱장애환자의 40% 이상은 성인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연령에 따라 틱장애의 특성 및 치료방법이 다를 수 있어 일반 정신과 영역에서 ‘성인 틱장애’에 대한 인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선 적극적인 틱장애 검사 및 치료방향을 수립하고 관련 교육이 확대될 수 있도록 사회적·제도적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Research, IF 11.3)’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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