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병리진단분야에도 디지털기술이 적극 도입되면서 이른바 ‘디지털병리’가 주목받고 있다. 환자의 조직이나 세포가 담긴 슬라이드를 디지털 영상으로 변환해 현미경이 아닌 고화질 모니터로 판독함으로써 업무효율성은 물론 진단의 정확성과 안전성을 높여 보다 질 높은 맞춤의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이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미비하고 초기 구축비용의 부담이 높아 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가운데 한국로슈진단이 GC녹십자의료재단에 디지털병리 스캐너(VENTANA DP 600) 장비 3대와 디지털병리 운영 소프트웨어(uPath enterprise Software)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양 기관은 이번 성과로 병리과가 없거나 디지털병리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은 의료기관에서도 GC녹십자의료재단에 의뢰 시 직간접적으로 디지털병리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로슈진단에 따르면 이번에 설치된 ‘VENTANA DP 600’ 스캐너는 240개의 슬라이드를 장착 후 스캔을 통해 판독이 가능한 디지털 이미지로 전환시키는 대용량 스캐너이다. 트레이 스캔방식을 통해 커버 슬립 봉입 직후에도 바로 스캔이 가능하며 스캐너에서 바로 ‘의료용 디지털 영상처리 및 통신(DICOM)’으로 표준화된 의료용 영상 및 관련 정보를 생성할 수 있다. 표준화된 파일은 타 제조사의 스캐너, 서버, 워크스테이션, 프린터 등 여러 장비의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과 통합해 표현·저장·전달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로슈진단 킷 탕 대표이사는 “로슈진단의 디지털병리시스템이 대형수탁전문기관인 GC녹십자의료재단에 도입됨으로써 보다 많은 환자에게 활용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한국로슈진단은 디지털병리 스캐너, 알고리즘,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디지털병리 솔루션을 제공해 디지털병리 시스템 구축 및 업무 효율화에 기여함은 물론 학계와의 협업을 통해 국내 디지털병리 시장의 생태계 형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GC녹십자의료재단 병리학본부 허주영 원장은 “이번 설치는 GC녹십자의료재단의 디지털병리 시스템 도입이라는 그 의미 이상”이라며 “디지털병리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은 의료기관에서도 GC녹십자의료재단으로 검체를 보내 디지털화된 병리 데이터를 활용 가능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이어 “병리과 업무 및 진단 효율을 높여 환자에 대한 최적의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