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고, 어렵고…삼중고 겪는 1형 당뇨환자
비싸고, 어렵고…삼중고 겪는 1형 당뇨환자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2.29 09:49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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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혈당측정기 연동 인슐린펌프
비싼 가격 탓 전체 환자 중 0.4%만 사용
의료진도 헷갈리는 세팅값 설정 등
환자들, 환우회 통해 기기사용법 숙지
당뇨관리 의료기기는 사용이 어렵고 가격도 비싸 현실적인 교육과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당뇨관리 의료기기는 사용이 어렵고 가격도 비싸 현실적인 교육과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혈당측정과 인슐린투여는 결코 쉽지 않은 데다 약간의 오차도 환자상태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췌도부전환자(1형 당뇨환자)는 연속혈당측정기 및 인슐린펌프, 인슐린펜 등의 사용이 필수적이다.

미국당뇨병학회의 ‘2024 ADA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자동인슐린주입장치(AID)는 1형 당뇨가 있는 소아청소년과 성인에게 반드시 제공돼야 한다. 단 기기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에 한해서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를 사용하는 1형 당뇨환자는 전체의 0.4%(5만7000명 중 241명)에 불과하다. 워낙 고가인데다 요양비로 분류돼 병원 밖에서 관리되기 때문이다. 환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기기 및 소모품 비용을 스스로 부담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병원에서 교육받기 어렵다는 것. 인슐린펌프는 4등급 의료기기(고도의 위해성을 가진 의료기기)인데도 병원 밖에서 직접 구하고 사용법도 스스로 알아내야 한다. 기기를 사용하려면 인슐린주입량과 속도 등 설정법을 명확히 숙지해야 하지만 병원에서는 책임소재 문제로 처방을 꺼린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재현 교수는 “현실적으로 투여되는 시간과 노력이 건강보험 인정을 받지 못해 환자들에게 충분히 교육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혈당관리 의료기기와 소모품 역시 요양급여를 통해 직접 처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기기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의료진도 있다. 결국 환자들은 환우회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역시 문제가 있다. 전자기기에 익숙한 젊은층은 큰 문제가 없지만 노인들은 1형 당뇨인지 2형인지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기는 물론 기기 사용에 필요한 앱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삼성서울병원 심강희 당뇨교육 전문간호사는 “젊은층은 앱이나 우회프로그램 사용도 익숙하지만 어르신의 경우 회원가입뿐 아니라 이메일주소를 만드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기기를 교육할 때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처음 세팅값을 설정하는 것이다. 또 추가로 인슐린을 주사해야 하는 경우 정확한 값을 입력하고 인슐린펌프나 펜으로 환자가 직접 주입해야 하는데 이 역시 변수이다.

주입타이밍도 중요하다. 환자들은 매끼니 먹은 음식과 양, 시간 등을 세세히 기록하는데 정해진 식사시간보다 빠르거나 늦게 먹으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1형 당뇨는 인슐린을 꼭 주입해야 하기 때문에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으로도 불리며 이때 사용하는 의료기기가 인슐린펌프이다. 인슐린펌프로 정상췌장과 비슷하게 인슐린을 주입하는 것이다.

당 수치를 측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의료기기는 연속혈당측정기이다. 연속혈당측정기는 5분 단위로 하루 288번 당수치를 측정한다. 혈액에서 스며나오는 당을 측정하기 때문에 혈액 자체를 측정하는 것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김재현 교수는 “1형 당뇨환자에게 인슐린펌프·연속혈당측정기 등이 보편화되고는 있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사용환경 및 정책적 지원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적극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TIP. 당뇨환자를 위한 주요 의료기기정보

■인슐린펌프

인슐린펌프는 지속적으로 체내에 인슐린을 주입하는 의료기기로 레저버에 인슐린을 넣어 펌프 안에 장착하고 튜브를 통해 주입한다. 인퓨전세트, 피부, 캐뉼라(끝이 뭉툭한 바늘)를 통해 피하에 주입한다.

■인슐린펜(펜형 인슐린주사기)

혈당이 목표범위에 도달할 수 있도록 용량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밥 먹기 15분 전 주사하고 당화혈색소는 6.5% 미만으로 유지해야 한다.

1. 주삿바늘 끼우기

2. 공기제거 후 한 방울 정도 잘 흘러나오는지 확인하기

3. 수직으로 살은 누르지 않고 버튼만 꾹 누른 채 10초 후 떼기, 피부가 딱딱해진 곳은 흡수율이 떨어진다. 또 살을 꾹 누르면 바늘이 피하지방이 아닌 근육까지 들어간다(근육주사). 이는 약효를 너무 빨리 나타나게 하고 통증도 있다.

4. 주사 맞은 부위 문지르지 않고 5초 정도 살짝 누르기

5. 여름에는 냉장고에 보관, 단 투여 15분쯤 전 꺼내놓기

6. 해외여행 시 반드시 기내에 휴대하기

■연속혈당측정기

1. 중앙값(평균값)을 100~140이 되게 한다.

2. 이보다 높으면 이틀 정도 지켜본 뒤 올린다.

3. 이보다 낮다면 용량을 즉시 내린다.

4. 아침 공복혈당은 100~140mg/dL로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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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영 2024-03-01 09:36:05
어려운건 배워서 익힐수 있지만 비싼건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분명 사용하면 관리가 되고 도움이 되는걸 알면서도 너무 고가의 제품이라 쉽게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설령 산다고해고 매월 들어가는 소모품 비용때문에 더더욱 경제적으로 힘들어집니다. 제도 개선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부탁드려요 2024-03-01 08:09:21
1형당뇨에 걸리면 부모가 어느정도 여유있는 집이여야지 1형당뇨 걸리기전의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집근처의 병원에 다니고 싶어도 소아과 또는 내과 선생님이 1형당뇨를 모르시고 저 멀리 KTX타고 서울에 있는 종합병원에 가야지 1형당뇨에 맞는 제대로된 치료와 처방을 받을 수 있어요.
정부에 부탁드려요.
1형당뇨인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 시스템을 갖쳐주세요.

우비소년 2024-03-01 00:34:53
맞습니다. 딱 기사 제목 그대로 입니다. 평생 질병 관리가 힘든 췌도부전증(1형당뇨) 은 의료기가가 고가라 경제적으로 많은 부담을 줍니다. 거기에 더해서 사용법도 너무 어렵고 요양비 신청 방법도 너무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어 놔서 공단 지점 담당자도 답변을 정확하게 해줄수 없다고 합니다. 환자들이 쉽게 접근할수 있도록 제도 변경해 주세요. 중증난치질환 지정과 적정한 의료수가 적용으로 병원에서 외면 받지 않도록 시급히 조정 바랍니다. 또한 환자의 대부분인 성인들 경제적으로 시스템적으로 너무 고통입니다.

무도 2024-03-01 00:33:50
좋은 의료기기가 있는데도 제대로된 교윸이 안되서 사용못하는 현실은 도대체 뭡니까? 참 답답하네요. 수십년을 손체혈로 관리하면 지내다가 실시간으로 확인되는 연속혈당측정기가 있어도 경제적인 부담, 어디서 구매하는지 어떻게 사용하는지 먼 홍보라든지 알아야 쓰지..
그리고 왜 중증난치질환 인정이 안되는지 너무 답답하네요. 췌장기능을 할수가 없는데
장애등록도 안되고.

이혜미 2024-02-29 21:54:51
1형당뇨진단받고 보니.. 모든 관리를 환자 스스로 해야합니다~
병원에서도 도움은 주시지만.. 처방전 받아서 관리하는 모든 기기들부터 소모품재료 모두 환자가 직접 사야되고 환급받으려면 결제영수증,거래명세서,처방전 다 챙겨서 내야하고..
환급받는 날짜가 있어서 계산잘해서 병원가야하고..ㅜㅜ
매일 매일 인슐린주사맞으면서 저혈당 고혈당 관리하기도 빠듯한데.. 이런 모든것들이 환우들을 더 힘들게하네요ㅜㅜ
진심 제도개선이 필요합니다~~
태안가족의 비극적인 일들이 남의 얘기가 아닙니다ㅜ
문제점이 너무 많습니다~~
환우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해결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