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비만은 성인 비만의 시작점”
“소아청소년 비만은 성인 비만의 시작점”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3.04 09: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아청소년 비만유병률 최근 10년간 2.5배↑
성인기 심혈관질환 등 합병증으로 사망위험↑
성장 고려한 식습관 형성해야…강요는 금물
국내 소아청소년의 비만유병률이 최근 10년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는 만큼 예방은 물론 조기 관리가 필수적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3월 4일은 세계비만연맹이 지정한 ‘세계 비만의 날’이다. 비만은 그 자체로도 위험하지만 전신에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켜 생명은 물론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비만을 치료가 필요한 만성 비전염성질환(NCDs, noncommunicable diseases)으로 규정했다.  

특히 최근 우리나라는 성인뿐 아니라 소아청소년 비만의 증가세가 뚜렷해져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의학적으로 보통 유아기에서 사춘기까지 나이 대에서 체중이 신장별 표준체중보다 20% 이상 많이 나가거나 같은 연령대에서 체질량지수(BMI)가 상위 5%인 경우를 말한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남아는 2012년 10.4%에서 2021년 25.9%로 약 2.5배 증가했으며 여아는 2012년 8.8%에서 2021년 12.3%로 약 1.4배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2021년 기준 10~12세 소아가 21.4%, 16~18세 청소년은 21.7%의 유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엇보다 소아청소년 비만이 위험한 것은 결국 성인 비만으로 이어져 평생의 건강을 해칠 수 있어서다.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또래와의 관계 형성에도 어려움을 겪어 마음도 크게 다칠 수 있다. 

대한비만학회 소아청소년위원회 홍용희 교수(순천향대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는 “소아청소년기 비만할수록 중년기에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및 심뇌혈관질환을 앓고 이로 인해 사망위험도 높아진다”며 “열등감, 우울증, 낮은 자존감, 부정적 자아관 등의 정서적 문제도 야기해 적극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소아청소년 비만 관리의 핵심은 성장을 고려해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하는 것이다. 식사를 극도로 제한하는 방법은 아이 성장을 방해하고 건강을 해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실제로 최근 국내 의료진의 연구에서도 비만한 청소년일수록 심장대사질환 위험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정부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허연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박혜순 교수 연구팀이 2016~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2~18세 청소년 중 2182명을 대상으로 ‘과체중 및 비만을 가진 한국 청소년의 심장대사 위험인자 군집의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 과체중 또는 비만 청소년은 1개 이상의 심장대사 위험인자를 갖고 있었고 저체중이거나 정상체중인 청소년보다 심장대사 위험인자를 보유할 가능성이 높았다. 

심장대사 위험인자는 ▲고혈압 ▲높은 저밀도 지질단백질 콜레스트롤 ▲낮은 저밀도 지질단백질 콜레스트롤 ▲높은 중성지방 ▲높은 공복혈당 ▲높은 간 수치 ▲고요산혈증으로 한정하고 연구 대상자 개인별 증상 개수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비만 청소년의 76.5%는 1개 이상의 심장대사 위험인자를 갖고 있었고 2개 이상은 49.8%, 3개 이상은 22.7%로 나타났다. 과체중 청소년은 심장대사 위험인자 1개 이상을 가진 비율이 60.5%, 2개 이상 24%, 3개 이상은 9.1%였다. 

또 비만 청소년이 저체중이나 정상체중 청소년에 비해 심장대사 위험인자를 갖고 있을 확률은 1개 이상 위험인자가 저체중·정상체중 청소년의 2.76배, 2개 이상은 3.75배, 3개 이상은 4.75배로 나타났다. 과체중 청소년의 경우 1개 요소에 대해 1.88배 높게 나타났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가정 환경의 영향도 많이 받는 만큼 가족이 다함께 건강한 생활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소아청소년 비만을 예방하려면 어릴 때부터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창 성장할 시기인 만큼 일방적인 식단 강요는 금물이라고 강조한다. 

365mc 천호점 조민영 대표원장은 “살이 찔까 봐 식단에서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하면 학업 능력 저하는 물론 건강한 성장에 방해가 된다”며 “장기간의 저열량 식사로 골격을 이루는 칼슘, 혈액을 구성하는 철분이 결핍되면서 체력이 저하돼 아이가 만성피로를 호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관리가 필요한 아이까지 방치해선 안 된다. 체질량지수 백분위수가 95 이상이거나 또래보다 체중이 20% 이상 더 나가면 건강 측면에서 관리가 필요하다. 핵심은 초등학생까지는 체중감량보다 유지에 주안점을 두고 규칙적인 식사와 간식 줄이기 등을 통해 더 비만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체중조절이 외모 개선이 아닌 건강을 위한 것이라는 점도 아이에게 반드시 이해시켜야 한다. 운동 역시 ‘해야 한다’고 강요하기보다는 ‘건강해지기 위해 같이 운동하자’고 긍정적인 말로 제안하고 가족이 다 함께 나서는 것이 좋다. 

조민영 대표원장은 “특히 부모가 체형 강박이 심하면 아이의 문제 해소에 앞서 자신의 문제도 함께 돌봐야 한다”며 “부모가 변하지 않으면 아이에게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TIP. 소아청소년 비만 예방·관리 이렇게!

1. 혹시 우리 아이도?

※아래와 같은 증상이 있다면 과체중, 비만을 의심하고 관리를 시작해야 함

- 같은 나이의 정상아보다 체중과 키가 더 크고 골연령이 증가돼 있음
- 여아의 경우 둔부, 남아는 몸통에 지방이 쌓여 팔, 다리에 축적되고 배가 튀어나옴
- 유선 부분에 지방이 축적되면 남아도 유방이 커짐 
- 배나 허벅지 부분 피부에 백색 또는 자색의 줄무늬(살 트임)가 나타남 
- 팔 뒷부분, 허벅지에 살이 두드러지며 손은 상대적으로 작고 가늠 
- 무릎 밖으로 굴곡된 외반슬(X자 다리)이 나타남

2. 성장기 비만 예방 식사법

- 아침 식사 거르지 않기 
- 탄수화물 50%, 단백질 20%, 지방 30%로 균형 잡힌 식단 구성하기 
- 식사시간은 최소 20분 정도 유지해 천천히 먹게 하기 
- 한꺼번에 폭식하지 않게 하고 제때 식사시간을 맞춰 조금씩 먹게 하기 
- 저녁 7시 이후에는 음식 먹지 않게 하기 
- 잡곡밥, 감자, 고구마, 통곡물, 과일, 채소 등 지방이 적고 섬유질이 많은 음식으로 식단 구성하기 
- 최소 5가지 이상의 채소, 과일 섭취하기 
- 고지방, 특히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 줄이기(하루 평균 섭취량 기준 30% 미만을 지방으로 섭취) 
- 고염도 음식 제한하고 싱겁게 먹기 
- 양질의 단백질 식품(고기, 생선, 두부, 달걀류) 적당량 섭취하기 
- 튀긴 음식 피하고 익혀야 한다면 굽거나 찌거나 삶는 형태로 조리하기 
- 군것질(과자, 초콜릿, 사탕, 젤리, 캐러멜 등), 패스트푸드, 가공식품, 음료수 섭취 금지하기
- 음료수 대신 물 마시는 습관 기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