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앱, 응급실 신속 진단·처치 돕는다
인공지능 앱, 응급실 신속 진단·처치 돕는다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3.05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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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김중희·조영진 교수팀, ‘ECG Buddy’ 개발
식약처 의료기기 인증 획득…지역응급의료 보완책으로 기대
(왼쪽부터) 응급의학과 김중희 교수, 순환기내과 조영진 교수 

심전도 검사결과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다양한 응급질환을 예측하는 AI애플리케이션이 임상현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응급의학과 김중희 교수와 순환기내과 조영진 교수 연구팀이 스마트폰으로 심전도 이미지를 분석해 부정맥, 응급상황, 심장기능 이상 등을 평가하는 의료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 ‘ECG Buddy’를 자체 개발하고 최근 식약처로부터 2등급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응급실에서 빠른 평가와 처치는 환자의 예후와 직결된다. 대표적으로 중장년층의 주요 사망원인인 심근경색 중 가장 심각한 유형인 ‘ST-분절 상승형 심근경색’은 10분 내로 질환 유무를 판정하고 시술을 결정해야 하고 폐부종환자는 호흡부전에 빠지기 전 이뇨제를, 고칼륨혈증은 심각한 부정맥이 오기 전 칼슘을 투여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응급질환을 정확히 진단하려면 심초음파, 혈액검사, 혈관조영술 등과 같은 정밀검사가 필요한데 실제 응급상황에서는 검사가 어렵거나 되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응급실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를 살피면서도 매 순간 정교한 진단과 신속한 치료 사이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하는 어려움에 놓이고 주치의의 숙련도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ECG Buddy 구동 예시화면. 스마트폰으로 심전도 이미지를 촬영하면 오른쪽처럼 분석결과를 출력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발된 ECG Buddy 앱은 스마트폰으로 12리드 심전도 파형 영역을 촬영하는 것만으로도 11가지 심장 리듬을 분류하는 과정을 보조하고 중증도 평가, 급성 심근경색 선별, 심장 기능 평가 및 고칼륨혈증 선별 등을 위해 개발된 10가지 디지털 바이오마커들을 출력해준다.

실제 임상결과에 따르면 이 앱의 정확도는 심근경색 진단이나 고칼륨혈증 평가에 있어서 숙련된 응급의학과 및 순환기내과 전문의가 직접 심전도를 분석하는 것보다 더 높다. 2023년 대한응급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해당 모델의 심기능 평가 성능의 우수성을 보고하는 임상연구가 발표되기도 했다.

그간 심전도를 분석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개발된 적은 있었으나 병원의 의무기록시스템과 인공지능을 연동하거나 새로운 심전도 측정장비를 구입해야 하는 등 현실적으로 쉽게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모델은 스마트폰에 앱만 설치하면 돼 적은 비용으로 아주 빠르게 현장에 보급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응급의료에서 숙련된 인력이나 예산 확보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안으로서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김중희 교수는 “촌각을 다투는 응급실에서 응급처치를 보다 빠르게 할 수 있게 판단을 도와주는 인공지능 솔루션으로 경험이 적은 의료진이나 심전도 분석에 익숙하지 않은 1차 의료기관을 비롯해 건강검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식약처 인증을 통해 의료취약지역의 응급의료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구팀이 개발한 심전도 분석 인공지능모델은 최근 ‘International Journal of Cardiology’ 등 여러 SCI급 학술지에 발표되며 주목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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